차근차근, 우주적으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차근차근, 우주적으로

0 개 1,453 한얼
주말에 시간이 남아, 모처럼 브라우니를 만들기로 했다. 나는 아주 신이 났다.
 
계란과 버터는 미리 꺼내두어 냉기를 제거해 두고, 양철 그릇과 주방용 저울과 재료들을 꺼내어 줄줄이 늘어놓는다.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찾아가며 하는 것보단 전부 한꺼번에 준비해놓고 순서대로 차례차례 쓰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빵을 구울 때는 그런 간단한 것에조차 나름대로의 절차가 있고 규칙이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초콜릿을 녹이는 것이다. 당연히 중탕으로 해야 하기에, 혹시 마침 시기 적절하게 끓여 놓은 국은 없나 살펴보지만 아쉽게도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냄비에 물을 한 가득 붓고 불 위에 올렸다. 작은 초콜릿 칩들을 양철 그릇에 담고 조금씩 저으며 녹일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화상의 위험도 있지만, 자칫하다가 그릇이 쏠리거나 해서 물이 들어가면 그야말로 대참사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다 녹은 초콜릿은 적당히 식도록 그대로 내버려 두고, 그 사이에 섞기 쉽도록 가루 종류를 체에 쳐놓는다. 코코아 파우더 때문인지 흰 가루는 금세 거무튀튀한 색깔로 물든다. 알갱이들이 덩어리진 탓에 코코아는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으스러뜨려야 하고, 그래서 흔적이 남지 않는 밀가루와 달리 코코아를 만진 손은 갈색투성이가 된다 (가끔 이 사실을 까맣게 잊고 무심코 손을 옷에 문지르거나 하는데, 뒤처리가 정말 최악이다). 

체에 내린 가루는 잠시 놔두고, 가장 중요한 단계로 넘어 간다. 말랑말랑해진 버터를 잘라 그릇에 담은 후 적당히 녹이는 것이다. 

레시피에는 그저 이렇게 물컹물컹하기만 해도 된다고 쓰여 있지만, 직접 실험해 본 결과로는 어느 정도 물 같은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줄곧 이렇게 만들고 있다. 포인트는 버터를 전부 녹여버리지 않는 것이다. 적당히, 반 정도로, 버터가 자기가 녹아 만들어진 웅덩이에서 헤엄칠 정도가 될 때까지.

그 다음 흰 설탕을 조르륵 따라 넣고 거품기로 열심히 휘젓는다. 얼마 전까지는 이 대목에서 상당히 격렬한(?) 육체 노동을 해야 했지만, 자동 거품기를 선물 받은 후로는 아주 편하게 잘 쓰고 있다. 물론 그런다고 아주 마음을 놓을 순 없는 노릇이므로, 신중하게, 집중해서 해야 한다.

적당히 녹은 버터에 설탕을 섞은 혼합물을 열심히 젓다 보면, 설탕이 녹아 들면서 점점 버터가 하얘진다. 과학에는 문외한인지라 잘 모르지만, 아마도 일종의 화학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리라고 추측하고 있다. 설탕이 섞여 들어간 버터는 머랭처럼 점점 크림화되면서 부드러워지고, 휘젓기가 끝날 때쯤엔 아주 되직한 생크림 같아진다. 그것만 따로 크래커에 찍어먹고 싶을 만큼.

그런 욕구를 꾹 눌러 참고, 이제 초콜릿을 섞을 차례가 된다. 되도록이면 한 방울의 초콜릿도 낭비 없도록 주걱으로 샅샅이 훑어가며 버터 혼합물에 섞고, 천천히 젓는 것이다. 아직 남아 있는 열에 설탕이 완전히 녹아, 결과물은 꽤나 묽은 것이 된다. 곧 가루를 섞을 테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을 가루가 담긴 그릇으로 전부 부어 넣고 잘 섞는다. 마구잡이로 헤집으며 섞는 것이 아니라, 그릇을 잡고 면을 훑으면서 옆으로 주걱질을 하는 것이다 (밀가루는 절대로 함부로 뒤섞으면 안 된다. 반죽이 질겨지기 때문이다). 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쯤 되면 반죽은 완성되고, 나는 매우 지쳐 있다. 혼자서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믿거나 말거나, 꽤나 힘든 일이다.

이 브라우니 반죽을 굽기 위해 오븐으로 옮기고, 열을 조절한 후 설거지를 하며 기다린다. 그리고는 새삼 깨닫는 것이다. 요리란 그 자체만으로도 소우주적인 스케일이 담겨 있구나, 하고.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49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5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4 | 3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49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63 | 9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30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8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18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50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0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4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7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4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3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8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