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노르웨이)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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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여행기(노르웨이) 2편

1 2,013 오소영
그동안 가방 차지만 하던 두툼한 파카가 드디어 빛을 보는 날이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 되었다는 빙원의 한 자락에 섰을 때. 그 하염없이 펼쳐진 옥색의 빙하를 내려다보며 형용할 수 없는 감회. 평생 쌓였던 가슴속 응어리가 풀려 뻥 뚫리는 것 같은 시원함과 동시에 몸이 새털처럼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눈부시게 빛나는 따가운 햇볕때문인지. 빙판의 차가움은 위력을 잃고 그리 대단치 않았다. 내 맘대로라면 그 빙판위를 마냥 걸어보고 싶었지만 그것은 허황된 꿈일뿐...

빙원을 뒤로하고 내려가는 산길은 마치 확대형의 ‘대관령’을 닮은 엄청난 지그자그로 너무도 아슬아슬해서 손바닥에 땀이 났다. 11개의 긴 굽이로 돌아다보면 온 길이 바로 코 앞에 있는 형상이었다. 기사가 만일에 실수라도 한다면?. 간담이 서늘 해 지지만 아찔한 절벽길을 돌때마다 짜릿한 스릴을 맛보는 색다른 경험이 내겐 좋기만했다. 80여년의 긴 공사끝에 1936년에 만들어졌다니 그 옛날 얼마나 어려운 공사였는지 짐작이 갔다. 이름하여 ‘요정의 길’이라나.

남섬 ‘밀포드 사운드’에 갔을 때. 뉴질랜드 만큼 이 세상에서 자연의 혜택을 누리는 나라가 또 있을까? 이 나라 살면서 자부심마져 가졌었는데 그 꿈을 깨야했다. 피요르드가 시작되는 보석처럼 아름다운 작은도시 ‘게이랑에르’에 도착했을 때. 숙연해 지던 자연의 경외감은 내 기억속에 재워둔 그동안의 모든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도시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산들 사이로 깊숙히 들어와 만들어진 피요르드는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일까? 깎아지른 높은 절벽. 해발 1.500미터의 산맥들 사이에 끼어있는 16키로미터에 달하는 피요르드. 산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웅장함. 신부의 면사포같은 칠자매 폭포는 그 중에서도 뛰어나 보는 이 모두가 신음같은 탄성을 지른다. 짙은 불루의 물을 가르고 협곡을 유유히 빠져 흐르는 유람선. 그 자체도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더러는 가느다란 은색의 리본처럼 푸른산을 타고 흘러내리는 폭포. 폭포들. 내 부족한 필력으로는 더 이상 설명할 수가 없어 안타깝다. 북유럽 어딘가는 꼭 가봐야 한다고 여행 즐기던 어느분의 권고가 바로 여기를 지칭했구나 라고 깨닫기도 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대 자연의 풍광. 마법에 걸린 한자락 긴 꿈속에서 헤매는 것 같은 묘한 감동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세속에 찌든 때가 깨끗하게 씻겨나가는 맑은 느낌. 해탈의 문턱에 선 느낌이 이런걸까? 모태를 벗어난 아기처럼 순수 해 지는 마음. 이런게 바로 행복이구나. 이제 그 어떤 대 자연의 유혹에도 현옥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겼다. 

무려 1시간 30여분을 터널 속으로만 달렸다. 북유럽 최대의 빙하산 ‘요스테달’ 산을 관통하는 ‘피얼란드’ 터널은 24.5km의 험준한 산에 구멍을 뚫은 길로서 중간 중간에 차를 돌릴 수 있는 공간까지 완벽한 규모로 5년간의 공사끝에 이루어 낸 터널이었다. 1995년도에 시작했다는, 현대의 공법으로도 얼마나 어려운 공사였는지 짐작이 되었다. 산신이 노할법도 한데 자연에 대항하듯 모질게 일궈낸 인간승리일까? 차창밖으로 흔들리는 불빛속의 그림자를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플롬라인’의 로맨틱 열차를 탈 차례다. 피요르드 깊숙한 곳에 위치한 ‘플롬’에서 20km의 절벽길을 아슬아슬하게 오르며 계곡아래 절경을 한 눈으로 즐기는 열차 관광이었다. 스릴과 함께하는 낭만. 가까이서 대하는 웅장한 규모의 산들. 그 산들 사이로 마치 천둥치듯 굉음을 내며 떨어져 부서지는 사나운 폭포 밑에서 잠시 옷을 적셔보는 간이역에서의 경험. 1시간 정도의 코스였다. 산악 마지막 역에 내렸을 때. 기념품으로 ‘노르웨이’ 국기가 하트형 금속으로 엮인 열쇠고리를 하나 샀다. 이 날을 기억에서 영원히 지우지 않기 위해서..

‘오슬로’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도 몽유병 환자처럼 꿈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한자락 긴 꿈에서 현실로 돌아오기까지 적응이 쉽지 않았던 까닭은 왜일까? ‘노르웨이’는 그런 나라였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꼈던 첫 경험에서 이번에는 마음과 머리속에 접어 둔 그림들을 글로 쓰면서 또 한번의 긴-시간 멋진 관광을 했다. 이제 허전해서 어쩌지?  

다시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성급히 다가든다.
김두안
이모님 그간 안녕하십니까 저~영배입니다 무정한놈 이제야 글을씁니다 기고하신글 모두 잘읽었습니다왕성한 활동에 격려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아무쪼록 건강에 유의하시고 나날이 행복한 하루를 보내십시요 이곳 저희들은 잘지내고있습니다 어머님은 요즘 감정의 기복이 더심해지셔 걱정입니다 최선을다하고있으니 너무심려마십시요```그럼 또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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