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의 작업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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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작업흐름

0 개 1,541 Lightcraft
사진가를 고용하여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사진가가 하는 일에 비해 비용이 왜 그렇게 비싼가 하고 생각하여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그러한 의문점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사진가의 전체적인 작업흐름 (Workflow 또는 워크플로우) 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작업의 시작은 작업 전 상담부터 시작하게 된다. 사실상 여기서 일차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어떠한 작업을 맡기게 되느냐에 따라 기초적인 상담 비용은 무료로 진행이 되게 된다. 작업 전 상담이므로 아직 클라이언트가 일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 아니므로 흔히 비용을 청구하지 않게 된다. 작업 전 상담 후 클라이언트가 일을 맡기기로 결정한 다음은 누구나가 익숙한 실제 촬영이다. 하지만 작업의 특성에 따라 사진가가 촬영 전 장비 대여 업체로부터 장비를 대여하게 되거나 촬영 장소를 대여하는 경우 이 시점에서 대여 비용과 교통 비용이 발생한다. 이 또한 계약서에 어떻게 명시되어 있느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촬영에서는 적게는 한 번 많게는 수십 번의 차량 이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류값과 이동 차량의 감가상각에 대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실제 촬영에서 발생하는 이동 비용도 촬영 분의 비용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이동한 거리를 모두 측정하고 거리당 유류값과 감가상각 비용을 계산하여 별도로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비용 청구에 대한 차이점이 발생하는 주 원인은 클라이언트가 업계와 무관하느냐 혹은 업계에 속하여 있느냐 이다. 실제 예를 들자면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결혼 사진의 경우 위에 언급한 그리고 후에 언급할 모든 비용이 하나의 계약 금액에 포함되어 있고 잡지 등에 실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잡지사나 광고 대행사와 일을 진행하는 경우 사소한 것 하나조차 모두 별도 비용으로 계산돼서 청구된다.

여기까지는 촬영이 끝나는 시점까지의 비용 발생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여기서 한 번 단을 나누는 이유는 클라이언트가 업계와 무관한 경우 촬영을 마치는 단계가 사진가가 일을 끝내는 시점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촬영은 전체 작업의 절반 정도만 차지하기 때문이고 지금부터는 그 이후의 작업에 대하여 설명하기 위함이다.

촬영을 마친 후 처음으로 하는 일은 메모리카드에서 컴퓨터로 파일을 전송하는 일이다. 파일 전송을 마친 후에는 동일한 파일들을 만약의 사고 상황을 대비하여 또 다른 장소에 전송을 한 번 더 하게 된다. 모든 비용을 세분화시켜 청구하는 작업의 경우 File Handling Fee라는 명목으로 별도의 비용이 추가된다. 두 번의 파일 전송을 마친 후에는 촬영 분의 모든 파일을 소프트웨어로 불러들여 사진가 고유의 작업흐름 규칙에 따라 파일 이름을 변경하게 된다. 파일 이름 변경 작업이 끝나고 나면 이번에는 모든 사진에 등급을 매기는 차례가 온다. 만약 천 장의 사진이 있다면 한 장씩 보고 넘겨가며 천 장을 등급을 매겨야 한다. 그리고 사진가 고유의 작업흐름 규칙에 따라 실제 쓰이게 될 등급의 사진들을 따로 분리하여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위에서 말하는 파일들은 모두 RAW 파일을 일컫는데 이는 Adobe Photoshop등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는 후처리 작업을 할 수 없다. 카메라에서 만들어내는 JPEG 파일과 비교를 하자면 후처리 작업이 전혀 되지 않은 RAW 파일은 상당히 볼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RAW 파일을 보기 좋은 사진으로 재탄생 시키기 위해 Adobe Photoshop 등의 소프트웨어에서 파일 당 적게는 대여섯 개의 설정을 변경해야 하며 많게는 십 수개 또는 수십 개의 설정을 바꿔야 한다. 수많은 사진을 이렇게 한 장씩 별도로 작업을 하고 나면 거의 마지막 단계인 파일 추출이다. 필요에 따라 흔히 JPEG 또는 TIFF 파일로 추출되는데 전체 파일의 개수와 컴퓨터의 성능에 따라 수분에서 몇 시간 걸리는 작업이다. 컴퓨터의 안정성을 위하여 이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 해당 컴퓨터에서 다른 별도의 작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추출된 파일이 모두 컴퓨터에 저장되고 나면 클라이언트에게 파일 전달을 위하여 DVD 등 이동식 저장매체에 파일을 전송하게 된다. 지금까지 설명한 부분에서는 두 가지 별도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후처리 (또는 후보정) 작업에 대한 시간당 비용이고 두 번째는 이동식 저장매체에 파일을 전송하는 비용이다.

아, 배송비도 별도이다.

지금까지 사진가를 고용함에 있어 어떠한 부분에서 어떠한 비용이 발생하는가를 간략하게나마 설명해 보았다. 사실 사람들에게 보통 보여지는 부분 외에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심지어는 필자의 가족들 조차 보여지는 부분에서 모든 일이 끝난다고 생각을 하고는 해 가끔 답답함이 없지않아 있었다. 어떻게 보면 필자도 이번 칼럼이 “돈”이라는 것에 너무 치중되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필자 외에 내외로 열심히 뛰고 있는 모든 사진가들을 위해 그들이 얼마나 보이는 곳에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고 있고 그리하여 어떻게 클라이언트가 지불하는 나름 크게 느껴질 비용이 발생하는지 한 번쯤 말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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