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과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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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뷔통과 구찌

0 개 1,919 Lightcraft


본 작품은 필자가 몇 년 전에 어느 전시회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그 당시에 사진 장르 중 Deadpan이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끼던 때라 처음으로 시도를 해 보았다. Deadpan 장르의 사진은 한국어에서는 무표정한 사진이라고 불리우는데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감정이 배제된 사진이다. 감정을 사진에서 배제하기 위해 사진에 사람이나 동물 등을 전혀 넣지 않거나 인물 사진이라 하더라도 인물의 표정에서 아무 감정도 느낄 수 없도록 표정 없는 얼굴을 촬영한다. 그래서 Deadpan 장르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없는 어딘가 차가운 느낌들이 많이 들게 되어있다.
 
이러한 Deadpan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필자는 오클랜드 시내를 돌아다니며 여러곳의 장소를 물색하였는데 그 당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Louis Vuitton과 Gucci 브랜드의 Queen Street 매장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일단 매장 내부와 외부 모두 곡선을 배제한 직선만을 이용한 디자인과 무엇이라 표현하기 힘든 이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당시 Deadpan 장르의 느낌을 살리기 좋을 듯 하다고 판단을 하였다. 일단 그렇게 장소를 정한 후에 인간적인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늦은 밤이나 새벽처럼 사람들이 거리에 없는 시간대를 촬영 시간으로 정했다. 그 다음에는 어떠한 장비로 촬영을 해야하나 정해야 했는데 거의 대부분의 Deadpan 장르의 사진에서 이용되는 대형판 카메라를 이용하기로 했다. 대형판 카메라는 문자 그대로 대형 필름을 이용하는데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필름의 약 10배 정도의 면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상력이 아주 뛰어나고 최종 인화를 크기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얼마든지 크게 인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자는 최종 인화 크기를 약 1.8미터 정도로 생각을 해 놓았기 때문에 대형판 카메라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그리고 어느날….. 새벽 2시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출동했다. 그런데 하필 비오는 날을 골랐고 정말 추운 겨울날이어서 차 밖으로 나가고 싶지도 않았지만 더 미룰 수 없는 작업이었기에 일단 강행했다. 예상치 못한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필자가 가진 렌즈로는 Queen Street 차도 중간에서 촬영을 해야 했는데 새벽 2시임에도 은근히 차들이 한대씩 지나가서 고생을 좀 하였다. 만약 디지털 카메라였다면 고생을 전혀 하지 않았을텐데 대형판 카메라는 모든 기능이 수동이라서 카메라를 삼각대에 설치하고 모든 촬영 준비를 마치는 시간까지 대략 10분 이상이 소요되는터라 기껏 촬영 준비를 다 마치면 차가 한대 지나가서 카메라를 들고 도망가고 또 촬영 준비를 마치면 차가 한대 지나가서 도망가고 하는 일의 반복이었다. 또 대형판은 구도를 잡고 초점을 맞추기 위해 검은 천을 머리에 뒤집어 쓰고 작업을 해야 하는데 새벽에 검은 천을 뒤집어 쓰니 지나가는 차가 필자를 그냥 치고 지나갈까봐 은근히 마음을 졸이고 촬영했다. 그리고 대형판 카메라는 자동화된 카메라들처럼 자동 노출 계산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서 외장 노출계를 이용하여야 하는데 여러가지 광원을 가지고 있는 사진과 같은 피사체를 정확히 외장 노출계로 측정하려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게 많은 계산을 해야한다. 하지만 필자는 잔머리를 굴려서 DSLR에 비슷한 화각을 가진 렌즈를 달고 각기 다른 노출의 테스트 사진을 촬영하고 그 중에서 가장 노출이 잘 맞아 보이는 사진의 노출 정보를 기반으로 설정하고 촬영했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딱 한장의 사진만 촬영한 후에 (사실 필름이 한장에 약 $15이다…..) 철수했고 다행히 필자의 잔머리 덕에 정확하게 노출이 맞은 사진을 건졌다. 필름은 현상 후에 Drum Scan을 거쳐 필자가 원하는대로 현상소의 전문가가 색 보정과 약간의 구도 보정을 하여주었고 일주일 후에 가로 1.8미터 세로 1.1미터의 어마어마한 크기의 사진이 되어 필자의 품으로 들어왔다.
 
이 모든 작업을 마치기까지 고급 양식점에서 여자친구와 15~20번 정도 외식을 할만한 금액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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