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빚은 소비뇽 블랑, 그 보라빛 향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바람이 빚은 소비뇽 블랑, 그 보라빛 향기

0 개 2,154 피터 황


‘싱그러운 아침 햇살이 풀잎에 맺힌 이슬 비출 때면 부스스 잠 깨인 얼굴로 해맑은 그대모습 보았어요. 푸르른 날에는 더욱더 사랑하는 마음 알았지만 햇살에 눈부신 이슬은 차라리 눈을 감고 말았어요.’ 불후의 명곡 최성수의 풀잎사랑이다. 그대는 풀잎이요 나는 이슬이라. 그대는 이슬이요 나는 햇살이라. 가사에 담긴 놀라운 감수성과 표현력에 탐복하며 세상사에 딱딱하게 굳어져가던 가슴이 어린아이의 그것처럼 말랑말랑해 진다.


여름 바닷가 잔디밭에 팔베개를 하고 드러누워 유난히 구름많은 나라의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싱싱한 풀잎의 향기가 콧속을 스며든다. 뉴질랜드가 선물하는 싱그러운 바람만큼이나 어지러울 정도의 상큼함에 마음을 홀딱 뺏기게되는 여름와인, 파릇파릇 생기발랄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그녀의 향기가 떠오른다.


뉴질랜드의 와인을 전세계에 알린 장본인이 소비뇽 블랑이다. 그러고보면 뉴질랜드의 정취와 많이 닮아 있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청량감과 신선한 신맛에 갓 베어낸 듯한 풀잎향기를 담고있다. 특히 말보로(Marlborough)지역의 소비뇽 블랑은 구조감이 뛰어나고 드라이한 풍미와 함께 우아하면서 톡톡튀는 라임과 오렌지향이 어우러져 깨끗하고 깔끔한 끝맛을 보여준다. 산뜻한 맛의 감귤류나 갈릭소스를 더한 해산물과 조개류, 흰살 생선과 놀랄만한 조화를 보여준다.


화이트와인 품종인 소비뇽 블랑의 전통적인 산지는 프랑스의 상세르(Sancerre)와 푸이이 퓌메(Pouilly-Fume)지역이다. 이 두 지역은 루아르(Loire)강을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고 강을 둘러싼 루아르계곡 또한 독하지 않은 프랑스 최고의 화이트와인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와인의 표준이라던 프랑스의 자존심이 호주, 미국, 칠레, 뉴질랜드 등 신세계 와인생산국가들에 의해서 무너져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프랑스와인의 수출량과 소비량이 줄고 있는 반면에 신흥와인생산국들은 무섭게 약진을 하고 있다. 특히 호주의 포도주 수출은 해마다 늘고 있으며 그 힘을 입어 뉴질랜드와인도 수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신흥와인시장인 북미, 북유럽, 아시아의 소비자들은 프랑스의 보르도 와인이 섬세한 맛으로 숙성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더구나 가볍고 과일향이 풍부해 마시기 쉽고 복잡하지 않은 신세계 국가들의 와인이 오히려 프랑스의 젊은 층을 공략하며 소비를 늘려가고 있어 프랑스 와인업계의 고민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현대인의 취향을 드라이(달지않음), 심플함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밝고 가벼우며 산뜻한 소비뇽 블랑의 모습을 닮았다. 무겁고 근엄하며 클래식한 품격을 따지는 와인이 있는 반면에,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발랄한 캐릭터를 위해 다른 품종에 비해 일찍 수확하고 저온에서 발효시킨다. 또한 섬나라 특유의 선선한 기후와 토양 덕택에 현대인의 감성에 맞는 신선하고 청량감있는 풍미로 세계최고라는 찬사를 받는다. 가끔 오크통에서 발효시킨 경우가 있긴하지만 엄숙한 묵직함이 좀 부담스럽다. 특히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열대과일향이 함께 담겨있어 알코올의 느낌도 덜하고 그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다이어트와인으로 불리며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기도하다.


바닷 바람에 의해 단련되며 거친 들판에 가녀린 몸을 맡기고도 단정한 자태와 향기를 뽐내는 풀꽃처럼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태평양의 거친 바람에 의해 태어나서 우리에게 그 미묘하고 신비스러운 향기를 전하며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의 추억 속에 자몽색치마를 나풀거리며 서있다. 그대는 이슬, 나는 풀잎. 그대는 풀잎 나는 햇살. 우리의 가슴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되새김질할 수록 가슴 뭉클하게 하는 불멸의 명곡처럼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501 | 1일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7 | 1일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70 | 1일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95 | 1일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8 | 1일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24 | 1일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2 | 1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1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7 | 1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86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7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4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3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5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2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29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803 | 6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72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9 | 2026.03.16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35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61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8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80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2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