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리(Sherry)와 포트(Porto)의 추억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쉐리(Sherry)와 포트(Porto)의 추억

0 개 2,026 피터 황

가정의 달, 5월이 간다.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경제위기로 붕괴되어 가는 가정, 그속에서 무한경쟁의 불안감으로 흔들리는 아버지의 대목에서 나는 나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겨울비가 내리는 저녁이면 우산을 들고 아버지가 탄 버스를 기다렸다. 달려들듯이 우산 속으로 들어온 아버지는 끝내 한 개의 우산으로 집까지 왔다. 작업복에서 나는 인쇄소의 기름냄새와 피로가 묻어나는 땀냄새. 수퍼맨이 지쳤다. 
 
어머니가 준비한 저녁상엔 굵은 파와 매운 고추를 잔뜩 넣은 얼큰한 동태찌게 그리고 과일주가 한잔 담겨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선 과일주를 따라주시며 건배를 하자셨다. 목을 타고 넘어가며 알싸하게 속이 화끈거리는 느낌. 어머니가 제철에 난 포도에 검은 설탕과 소주를 부어 숙성시켜 둔 포도주다. 그 때의 기억으로 나는 아직도 포도주는 달고 은근히 취하는 술로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난했지만 똘똘뭉쳐 살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런 존경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으로 살고있나 돌아보게된다.  
 
와인 중에도 포도가 술로 발효되어 갈 때나 발효 후에 알코올 함량이 75%정도되는 중성브랜디를 넣어 도수를 높인 포트와 쉐리가 있다. 강화와인(Fortified Wine)이라고 하고 16-20도로 도수가 소주만큼 높다. 이 방법으로 만들어진 와인은 단맛을 내기위해 인위적으로 설탕을 가미할 필요가 없다. 
 
청포도로 만들어지는 쉐리(Sherry)는 식사전에 식욕을 돋구기 위해 마시는 아페르티프(Apertif)용 와인으로 스페인의 남서부 안달루시아의 헤레스 프론테라가 고향이다. 그런데 수입을 해 가던 영국인들이 헤레스라는 지역명을 엉뚱하게 쉐리로 발음하면서 이 술의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95%가 팔로미노(Palomino)라는 포도품종으로 만든 화이트와인으로 만들어지는데, 크게 옅은 노란색의 가볍고 부드러운 피노(Fino)와 짙은 호박색으로 농도가 짙고 묵직한 느낌을 주는 올로로소(Oloroso)로 나누어진다. 
 
붉은 포도로 만들어지는 포트(Porto)는 남성적인 와인으로 식사가 끝난 후에 치즈나 케이크를 곁들이면서 마시는 디저트와인이다. 포루투칼의 지명으로 큰 항구도시 오포루투(Oporto)에서 유래되었지만 원산지는 중북부에 위치한 도우루(douro)지역이다. 18세기, 프랑스와인의 전면수입금지를 선언한 영국에 수출되던 와인들이 뜨거운 날씨 때문에 식초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브랜디를 섞어서 운반했던 것이 포트와인의 시초였다.
 
가격이 싸고 대중적인 포트는 루비(Ruby)포트로 2-3년간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뒤 병입해 출고된다. 타우니(Tawny)포트는 루비보다는 품질이 좋은 포도를 원료로 제조되며 오크통에서 4-5년간 숙성시킨 뒤 병입해 출고된다. 호박색 또는 엶은 갈색을 띤다. 오크통에서 6년 이상 저장한 것은 Aged Tawny, Old Tawny로 분류되는데 병의 라벨에 숙성시킨 기간(10년, 20년)과 병입날짜가 표기된다. 루비와 타우니 스타일의 포트는 병입 후 바로 마셔야 좋다. 
 
이에 비해 빈티지(Vintage)포트는 병 속에서 오래 숙성시켜 특유의 복합적인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고급포트다. 빈티지포트는 기상 조건등이 좋고 풍작이었던 해에 수확한 포도만으로 만들기 때문에 해당연도(Vintage)가 표기된다. 보통 2-3년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뒤 병입하고 그 이후 15년, 20년, 30년 또는 그 이상의 세월을 병 속에서 숙성시킨 후 출고한다. 그래서 침전물이 많이 형성되기 때문에 마실 때는 이를 조심스럽게 분리하는 디캔팅(Decanting)과정을 거쳐야한다.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중략)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한 시인의 글에 코끝이 찡해진다. 우리는 마신다 그리고 추억한다. 가을비의 축축함과 그리움의 눅눅함에 잘 칵테일된 아버지의 삶의 열정과 말없이 무한한 사랑을 마신다. 음식은 기억이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789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69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402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61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73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98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82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93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18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7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33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9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05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6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69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3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22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92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5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29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5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10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7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