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에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2010년 11월에는...

0 개 3,057 NZ코리아포스트
수도 없이 바뀌고 반복되는 세월속에서. 내 인생에 십일월만큼 특별한 달은 또다시 없는 것 같다.

눈부시게 흰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행복하게 웃던 십일월 어느날의 화사한 신부. 정확히 반세기 저쪽의 옛 일이다. 바람 살랑거리고 떨어져 흣날리는 마른 낙엽조차 우리를 축복 해 주는 것 같아 멋졌다. 세상이 마치 우리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모두가 내 것같아 기뻤고 창공을 나르는 새 처럼 가볍게 날개가 달린 기분이기도 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우리만은 살아남을 것 같은 자신감. 결혼은 그렇게 들뜨면서 하는게 당연하리라. 기댈수 있는 반려자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에 무한한 축복을 받으면서...

하얀 눈이 펄펄내려 흰 세상을 만들때면 어김없이 그 때의 웨딩드레스 생각이 떠 오르곤해서 즐거웠다. 여기 이민와서 살면서 그 추억을 잃게 되어 아쉬운 것은. 계절의 꽃으로 하얗게 피어나는 눈세상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월이 아무리 변해가도 그 추억은 지울수 없는 깊은 각인으로 영원하기에....

기쁨이 있으면 슬픔도 있는것을. 슬픔 또한 그 십일월에 찾아왔다. 내 등받이이던 반쪽을 영원히 떠나보내고 비탄에 젖어 눈물짓던 시절. 바람에 구르는 낙엽도 슬펐다. 나락으로 한없이 추락하던 오십 안짝 여인의 비통함을 그 쓸쓸한 낙엽을 밟으며 눈물속에서 달랬고 가엾은 여인이 혼자우는 밤에 귀뚜라미가 같이 울며 벗을 해 주었다. 그가 쓰던 앉은뱅이 너른 책상위가 너무 허전해 실물크기의 종이학을 앉혀놓고 슬픔과 외로움을 달랬던 외기러기 시절. 창틈으로 기어드는 바람이 몹씨도 차거워 싫었다,

내가 처음으로 엄마가 되던 때도 십일월이었다. 허약한 체질에 난산의 고통으로 죽음 직전까지 갔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귀한 딸도 얻고 나도 살아나 감사했다.

가장을 잃고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댈 때. 그의 반짝이는 눈을 보면서 다시금 삶을 추스려야 했고, 또다른 희망의 가치를 일깨워 말동무가 되어준 아이. 지금은 그 딸 덕에 이렇게 좋은곳에 와서 행복한 노후를 맞고 있으니 출산 때 죽음 직전까지 갔었던 고통은 바로 오늘을 있게 하기 위한 밑거름이었을까? 행복은 언제나 고통이란 비싼 댓가를 치루어 내야만 오는 것 인가보다.

2010년 십일월. 나는 지금 너무나 바쁘다. 두번이나 갈아타야 할 버스 시간을 놓칠까봐 정신이 없다. 비록 주름진 노안이지만 정성드려 고웁게 화장도 해야하고 여성스럽게 깔끔한 옷 매무새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은 밖에서 마주치는 사람을 대할 때 최소한의 내 메너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쓸만한 다리 더 녹슬기전에 써먹는 것도 좋은 일이어서 걷는 것을 사양치않고 버스를 자주 이용하니 지금같은 경제난에 기름값 절약도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본다.

바쁘다고 긴장해서 서두르는 것은 삶에 얼마나 대단한 활기인지? 사람들속에 부대끼며 얼마간의 젊음을 훔쳐 흉내 내 보는 것도 즐거움을 더한다. 목적있는 삶은 아름답다던가, 나이 무게에 눌려 뒷짐지고 망서리던 일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시니어 중찬단의 멤버로서. 맞이하는 새로운 오늘은 진정으로 값진 삶이다. 오랫동안 가두어 두었던 목소리를 끌어내려니 여간 힘드는게 아니지만 모두들 열심이기에 그 힘에 나도 함께 이끌려간다. 문득 젊음을 닮아가고 있는 듯한 착각도 매끄러운 윤끼가 아니던가... 창단 공연을 앞두고 연습 또 연습. 몸도 마음도 지칠법한데 그와 정 반대로 모두가 뜨거운 열기에 취해 기뻐하고 있다.

“창밖을 보라 창밖을 보라 흰 눈이 내린다. 호호호호...”

문득 첫 눈이 펄펄 내리는 상상속에서 내 추억많은 십일월을 생각한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행복해 하던 싱그럽던 여인을, 그리고 반쪽을 떠나 보내고 절망했던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의 중반기 여인을...,

그러나 이젠 아주 생소한 남의 일처럼 모든것 다 져버리고 오늘의 충실한 삶만을 의미하고져 한다.

그러고보니 나는 할 일이 남아서 이렇게 잘 살고 있구나 싶어 감사해진다.

2010년 십일월. 내 생애 말년에 또하나 멋진 이정표를 긋는다.

오늘도 예쁜 목소리를 만들고져 발길이 바쁘다. (너는 참 즐겁게 사는구나! 그래서 내가 신난다) 아군과 적군을 구분해서 공격한다는 내 몸속의 보디가드 똑똑한 세포. n k 세포가 오늘도 여전히 칭찬하며 나를 지켜주겠지,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우투카와’ 꽃잎 날리던 교정

댓글 0 | 조회 2,808 | 2011.08.24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난 일들 가운데 보람있었던 시간들을 추억하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여러가지 자기 하는 일에 성취감이 곧 보람이겠지만 무엇보다 순… 더보기

차 사랑 할아버지

댓글 0 | 조회 2,824 | 2011.07.26
‘허버트’ 노인이 또 차를 바꿨다. 방궤같이 앙징스럽고 예쁜 신 차다. 그는 언제나 같은 스타일의 차들만 타는 취향임이 틀림없다. 주인을 닮은듯한 아담한 모양이 … 더보기

그 남자의 6. 25

댓글 0 | 조회 3,262 | 2011.06.28
시니어클럽 ‘무지개’에 나오시는 분들 가운데 남자 세 분이 참전용사였음을 이번에 알게 되면서 그 타고나신 천운(天運)이 새삼스럽게 놀랍고 부러웠다. 6. 25가 … 더보기

오월의 그 열기처럼

댓글 0 | 조회 2,706 | 2011.05.25
뜨겁게 달아 오르던 ‘제11대 한인회장’ 후보 세 사람의 열기도 이제 가라 앉았다.그 분들을 지켜보며 진정으로 우리 교민을 대표 할 한 사람을 가리느라 설왕설래 … 더보기

나눔의 기쁨

댓글 0 | 조회 2,988 | 2011.04.28
큼직한 상자에 여러 옷가지들과. 먹을 것이 담긴 봉지들이며. 병들을 차곡차곡 담고. 귀퉁이 빈 공간에는. 치약이며. 비누. 작은 일용품들을 빈틈없이 채워간다. 일… 더보기

호평동에서 온 편지

댓글 0 | 조회 3,388 | 2011.03.23
어린 강아지풀과 노오란 민들레꽃이 얌전하게 말려져 진홍의 카드지 안에서 환하게 나를 반긴다.훌쩍 해를 넘긴 작년. 봄의 소식을 알리며 고국의 땅 한 모퉁이 호평동… 더보기

설 명절에 웬 송편을....

댓글 0 | 조회 3,394 | 2011.02.22
‘젊은이는 희망으로 살고 늙은이는 추억으로 산다던가’ 구정을 맞아 귀성길이 막힌다느니 원활하다느니 수만리 밖에서 나와 무관한 사정을 듣고 보며. 그러나 그 곳에 … 더보기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댓글 1 | 조회 3,594 | 2011.01.26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정확히 70년대의 아주 옛날 노래를 요즈음 새삼스럽게 웅얼거리는 입버릇이 된 것은 어쩐 일일까? 별로… 더보기

현재 2010년 11월에는...

댓글 0 | 조회 3,058 | 2010.12.22
수도 없이 바뀌고 반복되는 세월속에서. 내 인생에 십일월만큼 특별한 달은 또다시 없는 것 같다. 눈부시게 흰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행복하게 웃던 십일월 어느날… 더보기

띵호아! 사랑의 도시락

댓글 0 | 조회 4,061 | 2010.11.24
그들이 알고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중국인들은 대개 칙칙하고 깔끔스럽지가 않다고 생각 해 왔다. 그러기에 화사하고 밝은 인상의 남자를 분명 한국인이라고 단정짓고 “안… 더보기

감사합니다

댓글 0 | 조회 3,327 | 2010.10.28
“또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나이무게가 더해지면서 마치 죽음에서 깨어나듯 다시 시작되는 아침이 늘 새롭고 고마워 저절로 나오는 감사… 더보기

젊음이 흘리고 간 낭만을 줍다

댓글 0 | 조회 3,423 | 2010.09.29
감색 양복에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단추와 띠 장식이며. 거기에 검은차양에 흰 모자까지.... 그 날은 퀸스트리트 거리가. 그들의 멋진 정복의 물결로 그 어느 때 보… 더보기

고목에 피운 무지개꽃을 아시나요?

댓글 0 | 조회 3,440 | 2010.08.25
“푸 -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고국의 향수를 물씬 자아내는 멋드러진 화음에 찐한 감동과 함께 온몸으로 짜릿한 전율이 온다. 곱고 화사한 한… 더보기

고국의 가을 속으로 달리다(Ⅲ)

댓글 0 | 조회 3,541 | 2010.07.28
조(鳥)도를 구경하고 다시 ‘진도’로 돌아왔을 때. ‘진도’의 자랑꺼리로 너무도 유명한 토속주 ‘홍주’를 한병 샀다. 조선시대 ‘지초주(芝草酒)’라 하여 최고 진… 더보기

고국의 가을 속으로 달리다(Ⅱ)

댓글 0 | 조회 3,009 | 2010.06.22
진도대교 앞. 자그마한 모텔에 여장을 풀었다. 목포, 강진, 두륜산을 거쳐 숨가쁘게 달려온 하루였다. 예향의 도시답게 밤바람에 실려 온 묵향이 창 틈으로 스며드는… 더보기

고국의 가을 속으로 달리다(Ⅰ)

댓글 1 | 조회 3,374 | 2010.05.25
낙엽 구르는 바람 소리에 잠을 잃은밤, 고국은 지금 꽃 잔치로 한창 법석을 떠는 계절이잖은가, 하지만 이 밤. 나는 지난 가을 그 곳에서 보낸 시간들 속에서 특별… 더보기

여기는 지금 해 질 무렵의 오클랜드 시티

댓글 0 | 조회 3,638 | 2010.04.27
무공해 초록 나라에 사는 내가 부러워 배 아파 죽겠다는 친구, 당신에게 또 충격을 드려 미안합니다. 주체할 수 없는 이 감동을 혼자 하기엔 가슴이 터질 것 같아 … 더보기

부자(富子)가 싫다는 사람도 있네

댓글 0 | 조회 3,498 | 2010.03.23
"돈은 역 효과를 낳는다. 행복이 오는 것을 막는다." 부(富)가 불행의 근원이라며 억만장자 전 재산을 기부한 사람이 있다. 마흔 일곱 살의 오스트리아 남자, 죽… 더보기

마음밭에 심기운 꽃

댓글 0 | 조회 3,047 | 2010.02.23
산자와 죽은자가 함께 동거한다는 부산의 어느 언덕바지, 일제 강점기 때 묘소였던 자리라던가, 그런 그대로 옹기 종기 집들이 생기고 동네가 되었다. 작은 뜰 한 귀… 더보기

빛 바랜 도화지에 행복 그리기

댓글 0 | 조회 3,551 | 2010.01.27
새 카렌다를 바꿔 걸었으니 어김없이 나이 하나를 더 먹은게 틀림없다.음식은 먹으면 줄어 드는게 이치에 맞는데 떡국을 먹으면 보태지는게 나이가 아닌가. 나이는 숫자… 더보기

실수야 떠나라

댓글 0 | 조회 3,349 | 2009.12.22
12월 마지막 달, 싫어도 또 하나 나이를 보태야 한다. 세월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게 두렵다. 이제 기억력도 전같지 않은데 곧잘 건망증까지, 몇년전에 … 더보기

“A”시에서

댓글 0 | 조회 3,673 | 2009.11.25
내가 살던 A시가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였던가 새삼 놀랜다. 시 중심부인 중앙동에서 바라 보이는 시청 양옆 너른 보도엔 중년에 이른 나무들이 갈색 고운 빛으로 질서… 더보기

서울 일기

댓글 0 | 조회 3,264 | 2009.10.27
9월 00일"여보시요 안녕하슈?" "누구?" 어_엉 내가 먼저 하려던 참인데 ...어쩌구.." 그녀 특유의 멘트가 길다. "긴 얘긴 만나서 하자구 이여자야" "어… 더보기

딸이 좋아

댓글 0 | 조회 3,543 | 2009.09.22
딸하나, 또하나! 이 딸딸이 엄마를 한없이 부러워하는 고국의 친구들. 딸 덕에 자연 좋은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내가 배 아프게 부럽단다. 허기사 내 힘으로는 죽었… 더보기

메밀묵 사려∼∼

댓글 0 | 조회 3,741 | 2009.08.25
동지가 지나 열흘쯤 되면 그 짧던 해도 노루꼬리만큼 길어진다고 했다. 엊그제 입춘도 지난 모양이니 낮이 제법 길어지고 계절은 벌써 봄으로 접어든 것 같다. 하지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