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화시대 (Ⅱ)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순화시대 (Ⅱ)

0 개 1,032 수선재
할머니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음에도 장례식장에 가보려 하지 않으신다. 생전에 정이 별로 없음이기도 하거니와 치매를 앓고 계셔서 경황이 없으시기도 하다.
 
할머니는 치매를 앓으시더니 애기처럼 되어 가신다.

“애미야 이리 와 봐라.”

할머니는 거의 매분마다 가족들을 부르신다. 가보면 주로 손을 잡아 달라거나 일으켜 세워달라거나 하는 것들을 부탁하신다. 별로 부탁하실 것이 없어도 부르신다. 불안하시고 외로우신가 보다.

어머니는 처음 시집 왔을 때 할머니가 그렇게도 무서우셨단다. 호되게 야단을 치셨다고 한다. 다른 식구들에게는 너그럽게 대하시다가도 며느리인 자신에게만 그리 호되게 대하실 때마다 참 많은 상처가 가슴 속에 점점이 박혀 홧병이 되었단다. 그러고도 20년간 따스한 눈길을 못 느끼셨단다. 너무나 사랑하던 아들을 며느리에게 빼앗긴 상실감을 어찌할 수가 없으셨나 보다.
그렇게 밉던 시어머니가 이제는 애기처럼 되어서 자신을 부를 때마다 어머니의 느낌도 남다를 것 같다. 가끔씩 어머니는 할머니께 이렇게 묻는다.

“어무이, 그때 나 혼냈는 거 기억나는교?”

할머니는 갑자기 어색하게 무표정해져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어머니는 가슴 속 얽힌 실타래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간다.

“다 내 업보다. 업보를 닦을 수 있는 기회니까 고마운 일 아니겠나.”

어찌 고맙기만 할텐가. 가슴을 치고 통곡한 세월이 어디 하루 이틀이겠는가. 원망하고 원망하다 가슴이 문드러져 이제는 그만하자 포기하자 했던 수 많은 세월이 뇌리를 스쳐가실 게다. 하지만 더 기억해 무엇하리. 모두 다 내 탓이다. 모두 다 내 업보다. 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지만 원인없는 결과가 있을손가. 모두 다 내 탓이다.

어머니는 그 동안 쌓인 울화를 삼키고 녹이고 울어내고 또 다시 삼키어 그 속에서 사랑을 증류해 내신다. 할머니의 마음도 사랑이었음을. 모두 다 사랑임을 알아내신다.

또 다시 할머니는 어머니를 부르신다.

“애미야 내 손 좀 잡아도고”

“어무이, 왜 진작 안 그러셨습니꺼.”

어머니는 따스한 눈길로 할머니를 바라본다. 할머니의 눈빛도 더 없이 자애롭다.

사람들은 때때로 깨닫는다. 모두 다 사랑임을.

사람들은 모두들 자신만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저마다 대처하는 방법은 다르다. 많은 이들은 마음의 상처만큼이나 다른 이들을 미워하고 자신을 미워하지만, 어떤 이들은 마음에 생긴 상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그 ‘상처’라는 마음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것은 사랑이 되고 감사가 되어 세상을 뒤덮는다.

그것이 세상을 덮는 힘은 상상 이상으로 대단해서 주변의 몇 명을 덮는가 싶더니 어느 새 도시를 덮고 나라를 덮으며 천하를 덮는다. 그리고 그 힘은 돌고 돌아 나에게로 오니 어느새 세상은 순화(純化) 되어간다.
오호라! 나는 이미 순화시대(純化時代)에 살고 있지 않은가!

지구에게 듣다 - Listen to the Earth

댓글 0 | 조회 1,580 | 2011.11.10
들어가기 전에 - Before entering 이세상의 모든 것들은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합니다. 우리는 삶에 너무 바빠 우리 인간을 제외한 다른 것들의 목소리를 … 더보기

소의 소망을 듣다 - Listen to the Wishes of the Cows

댓글 0 | 조회 1,366 | 2011.11.10
소들의 아픔과 소망이 무엇입니까? What are the pains and wishes of the cows? 아!(괴로운 느낌) 당신이 내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 더보기

견공의 원망을 듣다 - Listen to the Grudge of a Dog

댓글 0 | 조회 1,508 | 2011.11.10
어떠십니까? 우리에게 한이 맺히고 하실 말씀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How are you? It seems you have many pent-up pains yo… 더보기

바다에 대해 고래에게 듣다 - Listen to a Whale About the …

댓글 0 | 조회 1,669 | 2011.11.10
호주 남부에 고래님들이 집단으로 바닷가에 나와 죽는 이유는? What is the reason why whales lie dead in groups on the … 더보기

식물로부터 지구의 위기이야기를 듣다

댓글 0 | 조회 1,316 | 2011.11.10
Listen to the Story of Earth’s Crisis From Plants What are weeds? 잡초란 무엇입니까? Weeds a… 더보기

배추와 두더지에게서 그들 생활이야기를 듣다

댓글 0 | 조회 1,537 | 2011.11.10
Listen to the Cabbage and the Moles About Their Lives Hello lovely cabbage! 사랑스러운 배추님! 안녕하… 더보기

뱀의 경고를 듣다

댓글 0 | 조회 1,455 | 2011.11.10
Listen to the Warning of a Snake I remember seeing a newspaper article recently that thous… 더보기

정 이 품 소나무의 고통을 듣다

댓글 0 | 조회 1,539 | 2011.11.10
Listen to the Pains of an Old Pine Tree in the Town of Boeun How are you? 안녕하신지요? This pla… 더보기

바람으로 부터 희망을 듣다

댓글 0 | 조회 2,068 | 2011.11.23
Listen to the Hope from the Wind Lately we saw extreme heat waves and drought in Russia, a… 더보기

인생에서 중요한 8가지

댓글 0 | 조회 1,788 | 2011.12.14
These are the things that one needs to know and practicein order to ensure a fruitful life… 더보기

"지구야! 미안해"

댓글 0 | 조회 1,432 | 2011.12.24
Your 7 Small Actions to Save the Earth 지구를 살리는 7가지 작은 실천 1.Give warm greetings to nature, … 더보기

늘 준비만 하는 사람

댓글 0 | 조회 1,277 | 2012.01.18
자신의 인생을 살지 않고 계속 준비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하고 어떤 목표를 향해서 매일 준비만 합니다. 목표가 이루어지는 상태가 될 … 더보기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해야 할 일

댓글 0 | 조회 1,451 | 2012.02.01
바르게 산다는 게 어떻게 사는 것인가? 우선은 걸리는 일이 없어야 됩니다. 걸리지 않는 기준은 법이나 도덕이 아니라 자기 양심입니다. What is living … 더보기

건망증 찬가

댓글 0 | 조회 1,194 | 2012.02.15
며칠 전 어느 분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무슨 일일까 하며 열어보니 “본인의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이 주위 분들에게 폐가 된다면 명상을 하러 오지 않겠… 더보기

대신 걱정하는 주머니

댓글 0 | 조회 1,316 | 2012.02.28
얼마 전에 조선일보에서 재미있는 만화를 봤습니다. “광수생각”이라는 만화인데, 광수가 평소에 늘 울상을 하고 있었나 봐요. 그런데 어느 날 … 더보기

마음이 맑아지는 비결

댓글 0 | 조회 1,052 | 2012.03.14
투명하게 맑은 물을 보면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흐린 물을 보면 언짢아집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이 있고 괜히 우중충하고 기분 나쁜 … 더보기

내가 없어야 - Get Rid of

댓글 0 | 조회 1,247 | 2012.03.28
드라마는 처음 5분이 중요합니다. 영화는 어두운 영화관에서 문닫아 놓고 불도 끄고 상영을 하니까 재미가 없어도 꼼짝없이 봐야 됩니다. 또 돈을 내고 들어가니까 밑… 더보기

오해가 생겼을 때

댓글 0 | 조회 1,399 | 2012.04.12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 언짢은 일이 생기면 풀어야 됩니다. 감정적인 문제를 계속 품고 있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말 한마디 한 걸 가지고 맺혀서 그 사람 생… 더보기

정약용과 정조의 대화

댓글 0 | 조회 1,260 | 2012.04.26
건강의 주안점은 마음의 평화입니다. 몸이 아프다는 건 내가 내 몸의 주인이 아닌 채 방치해 왔다는 것입니다. Health comes from peace of mi… 더보기

말이 많은 사람

댓글 0 | 조회 1,297 | 2012.05.08
말을 많이 하지 마십시오. 말이 많다는 건 할 말이 없다는 겁니다. Save your words. Talking too much means you have few… 더보기

그래도 달라지지 않는가

댓글 0 | 조회 1,177 | 2012.05.23
얼마 전 몇몇 회원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변함없이 여러 애환이 들어있더군요. A few days ago I received letters from some… 더보기

한 번에 한 가지만

댓글 0 | 조회 1,228 | 2012.06.13
무슨 문제가 있으면 24시간 사로잡혀서 무겁게 짓눌려 계십니다. 잘 때도 깊이 잠들지 못하고 편치가 않습니다. When a problem occurs, some … 더보기

순화시대 (Ⅰ)

댓글 0 | 조회 1,086 | 2012.06.27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입관합니다. 곡하세요.”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작위적이던 곡소리는 신음소리가 섞이더… 더보기

현재 순화시대 (Ⅱ)

댓글 0 | 조회 1,033 | 2012.07.11
할머니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음에도 장례식장에 가보려 하지 않으신다. 생전에 정이 별로 없음이기도 하거니와 치매를 앓고 계셔서 경황이 없으시기도 하다. 할머니는 … 더보기

비움 - Emptiness

댓글 0 | 조회 1,328 | 2012.07.25
감정적인 면이 아무리 복잡하다 해도 ‘희로애락애오욕’ 일곱가지 외에 별게 없습니다. 그 일곱가지를 가지고 그렇게 조화를 부리는 것 입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