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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어록

0 개 1,549 안진희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갈수록 웃을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툭툭 내뱉는 말들을 듣고 있자면 그 발상의 신기함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어느새 이렇게 커서 이런 말을 다하나 싶은 생각에 미소가 머금어지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식당엘 가서 밥을 먹는데 아들을 귀엽게 보신 주인 아주머니께서 옆에 있던 딸을 시켜서 아들에게 사탕을 하나 선물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에 아들에게 ‘이쁜 누나가 사탕을 줬네. 이쁜 누나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라고 했더니 아들 왈. ‘별로 안 이쁘구만.’(끙.. 벌써부터 뚜렷한 나름의 미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거니. 그래도 좀 이쁘다고 해주면 안 되겠니. 여자들에겐 때론 너무 솔직해서는 안 되는 거란다.)

볕이 좋길래 청소기를 좀 밀어 볼까 하고 폼을 잡고 있는데 아들 왈. ‘손님 오셔?’(으응… 너도 알고 있구나. 집에 누가 와야 겨우 청소한다는 사실을.. 민망하다. 늘 바빠서 그렇다면 이해해 줄 수 있겠니?)

유치원에서 픽업해 데려오는 길에 조용한 차 안에서 갑자기 뿌욱~ 하고 방구를 끼더니 아들 왈. ‘웁시~’ (흠.. 너 이제 키위 다 된 거니. 유치원 두 달 가더니 웁시~, 이엌.., 얌~ 같은 감탄사들은 기가 막히게 배워온다. 그래. 이렇게 시작해서 언젠가는 한국말보다 영어가 더 자연스러워지겠지? 부디 뼛속까지 키위가 되지는 말아다오. 넌 한국이 뿌리인 3대 독자니까 말야.)

아들이 뜬금없이 묻는다. ‘엄마는 여자야?’ ‘응’ ‘나는 남자야?’ ‘응’ 뭔가를 한참 생각한 아들 왈. ‘나도 크면 여자 될 거야.’(헉!! 제발 참아다오. 이 엄마가 비록 널 가지고 9달까지 딸 인줄 알고 태교를 해오긴 했지만 그래도 넌 3대 독자라구!!! 3대 독자가 순식간에 3대 독녀가 되면 어쩌란 말이냐.)

내가 잠시만 안보여도 찾아 다니며 나의 소재를 확인하는 아들은 내가 화장실에 갈 때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편안하게 똥을 눌 권리조차 박탈당했지만 그나마 변비에라도 걸리지 않은걸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 눈치 보고 상황 봐서 똥이라도 좀 눌라치면 아들은 어김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는 ‘엄마 뭐해?’(보면 몰라? 변기에 앉아서 똥 누지 그럼 몰래 뭐라도 먹을까봐?) ‘왜 똥 또 누냐.’(흠냐흠냐… 맨날 맨날 잘 눠야지 그럼 엄마가 변비에 걸려서 한 며칠씩 똥 못 눴으면 좋겠냐..) ‘음.. 근데 이 냄새는 뭐지.’(아 놔 진짜!!!!!!!!!!)

일이 바빠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몸이 피곤해지다 보면 이전에는 그냥 좋은 쪽으로 넘어갈 일도 꼭 험악한 분위기에서 소리 지르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내 컨디션이 안 좋으면 유난히 아들이 말을 안 듣는 것도 같고, 아들은 평소랑 다를 바 없는데 괜히 나 혼자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참 모를 일이다. 아무튼 그런 날이면 별거 아닌 일에 뚜껑이 활짝 열려서는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다 지르면서 아들을 몰아 세운다. 잘못한 일을 혼내는 걸로 시작했다가 울면 운다고 또 소리 지르고. 결국 내 화를 못 이겨서 우는 아들은 방에 남겨두고 씩씩거리면서 나와 버린다. 조금만 지나면 방안에 남겨진 아들의 울음 소리가 잦아든다. 울음을 그친 아들은 나에게로 조심히 다가와서 말한다. ‘엄마, 내가 울어서 미안해.’(짜식. 니가 더 어른이다. 엄마는 감정 조절도 못하는데 넌 벌써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 줄 줄도 알고 있으니. 부디 맨날 뚜껑 열리는 엄마를 용서해..)

우리는 모두 엄친아를 원한다

댓글 0 | 조회 1,395 | 2012.08.14
나에게 작은 소원이 있다면 우리 아들이 한 자리에 앉아서 밥에만 집중해 후딱 밥 한 그릇을 먹는 것이다. 우유 말고는 먹을 것에 크게 욕심이 없는 아들은 언제나 … 더보기

현재 아들어록

댓글 0 | 조회 1,550 | 2013.04.09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더보기

궁합이 중요해

댓글 2 | 조회 1,576 | 2012.07.11
설거지를 하다 말고 불현듯 치밀어 오르는 화를 못 이기고는 고무장갑을 벗어 던져버렸다. 며칠 전 놀러왔던 아들 친구네 엄마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올라 찬찬히 곱씹다… 더보기

언어 해석의 다양한 관점

댓글 0 | 조회 1,627 | 2012.06.26
‘임마 이거 웃긴데이. 할머니랑 화상하는데 잘하다 갑자기 할머니 싫다고 계속 소리지르고.. 어머니 맘 상하시구로..’ 이런… 간… 더보기

바라는게 있다면

댓글 0 | 조회 1,636 | 2013.03.26
웬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보인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이나 꿈에 나오시는 게 아닌가. 엄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너한테… 더보기

엄마 어디가

댓글 0 | 조회 1,648 | 2013.07.23
요즘 한국에서는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가 인기란다. 유명인 아빠들이 각자의 아들, 딸을 데리고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 오는 내용을… 더보기

이상과 현실 사이

댓글 0 | 조회 1,649 | 2012.02.01
‘나도 가지고 놀고 싶은데..’ ‘그래? 그럼 자, 여기. 난 이제 다른걸 가지고 놀아야겠다.’ ‘고마워.&… 더보기

장수만만세

댓글 0 | 조회 1,673 | 2013.02.13
죽다 살았다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며칠 전부터 상태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급기야 아침에 일어나는데 눈이 돌아가고 방이 빙글빙글 도는 게 막 토할 것 같더니 몸… 더보기

사회생활 하다보면....

댓글 0 | 조회 1,686 | 2013.05.15
‘엄마, 제이임스가 막 이러케 때리더라.’ 잉? 이건 또 뭔 소리래..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으로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더보기

소박함에 감사하기

댓글 0 | 조회 1,687 | 2013.05.28
으하하. 우리도 드디어 한국에 간다. 비행기 표 값은 나중에 내도 된다고 하길래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몇 달 남았으니 열심히 벌면 모이겠지… 다른 … 더보기

오늘도 나는 반성합니다

댓글 0 | 조회 1,690 | 2013.08.13
노래도 부르고 이리저리 구르기도 하고 한마디로 생 난리를 치더니 어느새 조용하다. 드디어 잠이 들었다. 잠든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괜시리 미안해진다. 아까 괜히 소… 더보기

아빠는 관대하다

댓글 0 | 조회 1,701 | 2013.07.09
‘엄마, 아~~’ 아들은 아빠랑 치카를 하고 나면 나름 잘 했다는 표시로 항상 내 앞에 와서 입을 한껏 벌리고는 보여주어야 직성이 풀린다. … 더보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1,704 | 2013.02.27
드디어 아들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세 돌 생일부터 보내려면 지금 예약해도 안 늦겠나 싶었는데 마침 홀리데이라 빠진 아이들 덕에 빈 자리가 있어서 바로… 더보기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댓글 0 | 조회 1,735 | 2013.04.23
이것 참 큰일이다. 내일은 아들이 부활절 연휴 전에 마지막으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라 선생님들께 드릴 브라우니를 굽고 있는데 30분이면 맛있게 굽히던 게 왜 1시간… 더보기

You Win!

댓글 0 | 조회 1,746 | 2012.12.12
아들은 실컷 놀고 버티다 낮잠도 아닌 밤잠도 아닌 잠을 느즈막히 자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9시 반이 넘는 시간에 깨서는 새벽 1시가 넘어서는데도 잘 생각을 하지 않… 더보기

평화협정은 이대로 깨어지는가

댓글 0 | 조회 1,749 | 2012.12.21
“위험해. 하지마. 하지 말랬지. 안 들려! 하지 말라구!!!!” 요즘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다. 겁이 많은, 아니, 좋게 말해서 조심… 더보기

아빠와 엄마의 차이

댓글 0 | 조회 1,767 | 2012.07.25
등을 맞댄 채 자고 있는데 아빠는 애가 뒤척여도 꿈쩍을 안한다. 뒤척이다 깨서 울어대도 어지간히 울지 않고는 쿨쿨 잘만 잔다. 정말 안 들리는 건지 듣고도 안 일… 더보기

된장녀. 아니, 된장발음

댓글 0 | 조회 1,778 | 2013.06.12
“오늘은 뭐 먹었어?” 아들을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인 질문을 했더니 “음…. 쿠뢰커랑..” 헐&… 더보기

뉴질랜드 사는 죄

댓글 0 | 조회 1,782 | 2012.03.14
휴우.. 아들과 약속이라도 한 듯이 둘이 함께 일주일을 넘겨가며 앓던 몸살이 이제야 슬슬 떨어져가는 듯 하다. 두 달 동안 어학연수를 와있던 꼬마 손님에게서 해방… 더보기

마음의 문을 열고

댓글 0 | 조회 1,807 | 2012.03.28
이걸 어쩌나.. 눈물 나게 추운 이곳의 겨울을 걱정 없이 날 수 있게 해주던 온돌매트가 고장이 나고 말았다. 잘 쓰고 있던걸 옆 방으로 옮겨 깔았더니 켜는 순간 … 더보기

세상에 모든 김여사님들을 존경합니다

댓글 0 | 조회 1,807 | 2011.11.09
‘헬로우~’ 왠 키위가 전화와서는 내 이름을 확인하더니 다짜고짜 지금 지갑에 신용카드가 있냐고 묻는다. ‘어.. 음.. 글쎄&he… 더보기

제한시간 30분, 미션 임파서블

댓글 0 | 조회 1,814 | 2012.02.28
빰.빰.빠밤. 빰.빰.빠밤. 빠라밤. 빠라밤. 빠밤. 제한 시간 30분. 오늘의 미션은 설거지를 완료하라! 아들이 교육용 DVD에 집중할 수 있는 최대 시간 30… 더보기

누구를 위해 개인기를 가르치나

댓글 0 | 조회 1,837 | 2011.11.09
‘자, 사진 찍자~ 아들, 브이~’ 헉. 우리 아들보다 생일이 3주 늦은 친구인데 사진기를 들이대고 브이~ 하라니까 손바닥을 예쁘게 펴서 얼… 더보기

정말 다 듣고 있었던거니

댓글 0 | 조회 1,862 | 2011.11.09
아… 며칠째 잠 못 이루고 뒤척거리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밤중 수유를 끊어야지 라고 결심한 뒤부터 이런 저런 걱정에 잠까지 설칠 지경이라니&hell…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이름, 엄마

댓글 1 | 조회 1,875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다. “아들~ 뭐해? 쉬 다했어?” “아~” 쏴아~ &h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