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올해에는....

0 개 1,995 안진희

‘거기거기~ 왼쪽에 거 아이패드 선에 꼽고, 오른쪽에 가서, 거 오른쪽 옆에 보면 제일 위에 버튼 있재, 그거 한 번, 두 번, 세 번 누르면 피씨라고 뜨니까 화면 나오면 니가 보고 싶은거 누르면 되자나. 니도 다 컸으니 이제 니가 좀 해봐 짜샤!’

설거지 하는 엄마 대신 쇼파에 누워있는 아빠에게 가서 큰 티비로 보고 싶다고 좀 틀어달라고 했더니 귀차니즘에 빠지신 아빠는 니가 좀 해보라며 주절주절 설명을 늘어놓는다.

‘이그.. 또, 틀어줘~ 틀어줘~ 틀어달라구우~ 삼단 짜증 나오겠구만…’ 하는 생각을 하며 냄비 닦는데 열중하고 있는데… 헉. 나온다. 진짜 시키는 대로 다 한거야??

정작 하라고 시킨 아빠도 놀란 모양이다. 어느새 이만큼 커서 하라는 대로 다 하게 됐을고…

설거지 하는데 자꾸 알짱거리는게 귀찮아서 ‘아빠 수건 없으니까 아빠거랑 니거랑 수건 두 개 챙기고 니 샴푸도 챙겨서 아빠한테 가서 같이 샤워하고 와!’라고 다다다다 퍼부었다.

아들이 귀찮은 요구를 하거나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면 찬찬히 타이르거나 조목조목 알려주기 보다는 짜증과 울분과 화를 동시에 실어서 혼내는 것도 아닌 혼자말도 아닌 말들을 다다다다 퍼붓는게 아빠랑 나의 공통점인 듯 하다. 사실 뭐 그렇게 퍼부어댈 땐 뭔가를 전달하려는 의도 보다는 그저 내 안의 답답함을 쏟아내서 ‘나 지금 짜증나거든!’ 이라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더 클 것 같다.

잉? 이놈 어디 갔지? 좀 퍼부었더니 심상했나…

좀 있자니 아들의 기특함에 감동한 아빠와 샤워로 깔끔 충만해진 아들이 함께 욕실에서 나온다. 아빠 수건 없으니까 아빠 것까지 가져왔다면서 수건을 들이 밀더라나…

꼬물꼬물 누워서 우유 먹고 똥 싸는거 밖에 할 줄 모르던 아들이 어느새 이만큼이나 커있다. 어느새 세 번째 새해를 맞이하고.. 올해는 유치원이라는 곳에서 나름 사회 생활도 시작할 예정이니.. 진짜 인간 다됐네… 돌아서면 또 어느새 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 있겠지..

아들이 부쩍부쩍 크는 것에 신기하고 재미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나도 그만큼 나이 먹고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서글퍼진다. 내 나이가 내일 모레면 사십이라니… 세계 7대 불가사의 보다도 더 믿을 수 없는 사실이다.

결혼 안 한 동생들이나 친구들로부터 아들이 나중에 뭐가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뭐… 하버드 대학 나와서 멋진 직업을 가지고 돈도 아주 많이 벌면서 사랑하는 사람 만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신임 받는 호수 같은 깊은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원대한 꿈은… 그냥 꿈이다.

현실에서는 그저 이담에 커서 우리한테 손이나 안 벌리고 지 앞가림이나 제대로 하는 사람으로 키우면 성공한 것 같다.

솔직히 낼 모레 사십을 바라보면서도 아직까지 13시간 바다 건너에 계시는 노모에게서 이런 저런 살림살이며 밑반찬에 김치까지 공수 받아 먹고 아쉬울 때는 아직도 손을 벌리는 불효를 자행하고 있는 엄마, 아빠를 닮지 않는 것만으로도 잘 키웠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들을 키우면서 ‘엄마도 나 키우면서 이랬겠구나’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된다. ‘딱 너 같은 아들, 딸 나아서 키워봐야 너도 알지.’라시던 어른들 말씀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애를 놓으면 어른이 된다더니 정말 아들 덕에 엄마인 내가 더 많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멀리 떨어져 있다는 핑계로 부모님께 효도는 커녕 안부도 자주 못 전하고 있으니 참… 아들한테도 면목이 없다. 올해는.. 아들보다 내가 더 분발해서 많이 커야할 것 같다.

아들!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 테니 아들도 언제나 상대를 배려하고 어른들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인간적인 사람으로 자라주렴~

한땐 강남스타일

댓글 0 | 조회 2,572 | 2012.10.25
참 별일이네… 며칠 전 해먹은 쌈밥에서 신랑이 먹다 남긴 실파 한 줄기가 유난히 먹어보고 싶길래 한번 먹었었는데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난다. 뭔가 알싸… 더보기

내 청춘을 돌려다오

댓글 0 | 조회 2,540 | 2011.12.23
20대 적 소시적에 그래도나 먹어줬네미모몸매 중간은가 대한민국 표준이라 따라다닌 남자들이 많잖아도 적진않네 때됐구나 신랑만나 인연인가 결혼하고 꿀맛같은 신혼시절 … 더보기

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댓글 0 | 조회 2,382 | 2012.08.28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더보기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2,365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더보기

살다보면 알게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63 | 2012.09.26
참으로 오랜만에 세 식구가 함께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브런치를 시켜먹는데, 딸려 나온 소스를 맛보던 신랑이 대뜸 묻는다. ‘이거.. 사우전…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303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

살다보면 잊혀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2,203 | 2012.10.10
집에 들어와보니 식탁 위에 먹다 남은 요플레 하나가 놓여있다. 아들의 숟가락이 꽂혀 있는 걸로 봐서는 분명 아들이 먹다 남겨놓은 듯 한데.. 참 이상하다. 어제 … 더보기

곰 세마리에 대한 고찰

댓글 0 | 조회 2,181 | 2012.04.12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엄마 곰은… 날씬하다네… 어디서 관… 더보기

아들아 너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댓글 0 | 조회 2,136 | 2011.11.23
동글동글 큰 눈에 갸름한 얼굴. 뽀얀 피부에 우월한 기럭지. 월령에 비해 말도 잘하는데다 개월 수도 비슷한 여자 아이를 만났다. 카시트에 나란히 앉혀 놓으니 우리… 더보기

못난 초보 엄마는 오늘도 운다

댓글 0 | 조회 2,121 | 2011.11.09
“우엉.. 엄마도 죽겠다고… 너만 힘든거 아니라고… 나도 힘들어 죽을거 가터.. 엉엉…” 짜증에 겨워서… 더보기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2,112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더보기

엄마라는 이름으로 에너지 업!

댓글 0 | 조회 2,031 | 2011.12.14
좋은 재료만 골라 정성껏 만든 밥을 삼시 세끼 대령하고, 매일 같이 재미난 곳에 가서 신나게 놀아주니 신선 놀음이 따로 없을 것 같은데 왜 짜증이 나는 건지 참 … 더보기

정말 일부러 그러는걸까

댓글 0 | 조회 2,007 | 2012.04.24
‘엄마 일나! 엄마 일나!’ 밤새 코가 막혀서 뒤척였으면 좀 더 잘 법도 한데 어김없이 일어날 시간에 눈을 뜨고는 엄마도 일어나라고 재촉이다… 더보기

현재 올해에는....

댓글 0 | 조회 1,996 | 2013.01.16
‘거기거기~ 왼쪽에 거 아이패드 선에 꼽고, 오른쪽에 가서, 거 오른쪽 옆에 보면 제일 위에 버튼 있재, 그거 한 번, 두 번, 세 번 누르면 피씨라고… 더보기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991 | 2012.09.12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 더보기

너랑 나랑은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댓글 0 | 조회 1,989 | 2012.06.13
“크아~ 따뜨거워~” 뜨끈한 국물을 들이키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따뜨거워’란 말이 아직 짧은 아들이 &lsqu… 더보기

산 넘어 산이로구나

댓글 0 | 조회 1,971 | 2012.05.09
으아아아악! 아들놈이 달려오며 ‘똥, 똥’하고 외치길래 뭔가 싶어 돌아보니 헉… 왠 똥 덩어리 하나가 덩그러니 마루 위에 놓여져… 더보기

쿨하게~ 쿨하게~

댓글 0 | 조회 1,966 | 2011.11.09
“아~ 맛있는 밥이당. 냠냠 맛있게 먹자아~” 즐겁고 의욕 충만하게 시작되는 식사 시간이다. “야아~ 왜에~ 좀 먹어보자아~ 엄마… 더보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댓글 0 | 조회 1,963 | 2012.02.14
‘퍽! 퍽!!’ ‘아아아아악~~’ 헉. 또 맞았다. 아들의 친구는 얌전하고 조용하던 아이였다. 예쁘장하게 생긴데다 개월… 더보기

그 곳에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917 | 2012.11.28
찜 요리의 계절이 돌아 왔단다…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에 비법 양념과 정성을 더하니 손님들이 몰려드는 건 당연지사라나.. 매주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 더보기

인간은 진화한다

댓글 0 | 조회 1,900 | 2012.05.23
‘이거 봐 이거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엄청 무겁다 했어~’ 쇼핑몰에 놀러 간 김에 마트에서 체중계를 하나 꺼내 들고 아들의 몸무게를 … 더보기

일상 탈출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1,894 | 2012.01.18
드디어 오늘이다. 애들 없이 엄마들끼리만 만나서 송년회를 하기로 약속한 바로 그날이다. 한 엄마가 하루 저녁만이라도 아이들 떼놓고 만나서 우아하게 칵테일도 마시고… 더보기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889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이름, 엄마

댓글 1 | 조회 1,873 | 2012.11.14
쉬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 녀석이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다. “아들~ 뭐해? 쉬 다했어?” “아~” 쏴아~ &he… 더보기

정말 다 듣고 있었던거니

댓글 0 | 조회 1,861 | 2011.11.09
아… 며칠째 잠 못 이루고 뒤척거리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밤중 수유를 끊어야지 라고 결심한 뒤부터 이런 저런 걱정에 잠까지 설칠 지경이라니&hel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