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0 개 1,996 안진희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나 싶어 마음이 짠하다. 한동안을 멍하니 있던 아들이 갑자기 나에게로 달려와 와락 안긴다. 아… 어쩌지… 뭐라고 위로해야 하나… 아들이 말한다. ‘엄마.. 방구 나왔다.’
 
헐… 괜히 또 나 혼자 소설 쓰고 있었다. 28개월. 아직은 이별이라는 게 뭔지 이해하지 못하는 나이인가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붙어 다니며 어디든 함께 가던 단짝 친구네가 한국으로 돌아갔다. 함께 시티에 산 덕분에 별다른 약속을 하지 않아도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한 친구였다. 거의 매일 만나다 보니 둘이 자연스레 단짝이 되어서 같이 노는걸 보면 무슨 사귀는 사이라도 되는 양 토닥토닥 싸우다가도 금방 돌아서서는 손을 꼭 잡고 먹을 것도 먹여주며 나름 로맨틱 풍경을 연출하곤 했다. 덕분에 요즘은 어딜 가나 ‘여자친구는 어쩌고 오늘은 왜 혼자 왔어?’라는 질문이 항상 쏟아진다. 
 
어딜 가자고 하면 아들은 습관처럼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친구도 같이 가냐고 묻는다. 그럴때마다 ‘친구는 한국 가서 한참 있어야 볼 수 있어.’라고 대답하지만 아들은 한국이 뭐 옆에 있는 마트쯤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한동안 같은 대답을 듣더니 이제는 ‘아.. 아직 안 왔어?’라고 한다. 좀 더 지나면 ‘한참’의 한참이 어떤 건지 설명해줘야 할 것 같다.
 
28개월 아들은 이별에 의연하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37살 엄마는 왠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7년을 꽉 채워 살아오는 동안 정말이지 한 해도 빠짐없이 친분을 유지하던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가는 이들은 왜들 그렇게들 겨울에 많이 가는지. 안 그래도 혹독한 뉴질랜드의 겨울이 더욱 우울하더라. 단짝 친구를 보냈던 첫 해 겨울은 정말이지 우울하다 못해 너무 많은 생각들로 한 달이 넘게 마냥 넋을 놓고 있었더랬다. 아들을 놓고 백일도 안되 오진으로 멀쩡한 맹장 떼내는 수술을 받은 후 애를 안기 힘들어 도움을 청한 것이 인연이 되어 왕래하고 지냈던 이모님도 결국 한국으로 떠나셨다. 의지할 어른들이 없는 곳에서 이모님으로 모시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던 분이 떠나신다니 참도 먹먹했더랬다. 

이곳은 기대보다 살기 힘든 나라, 생각보다 천국 같지 않은 나라이다. 늘 누군가가 새로이 오고 그 만큼들 또 떠나간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적응하고 친해지느라 일년의 절반이 가고, 친해진 사람을 보내고 마음을 정리하느라 일년의 절반이 간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이별이라는 게 익숙해지는 감정은 아닌가 보다. 

그나마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는 발전하고 있어 다행이다. 안 그래도 매일 나다녔는데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더 바쁘게 돌아다닌다. 집에라도 있는 시간엔 이곳 저곳 대청소가 이어진다. 샤워부스에 묵어있던 물때를 어찌나 박박 벗겨댔는지 뒷 골이 땡겨 일어날 수가 없을 지경이다. 덕분에 아들은 신이 났다. 하루 한번 콧구멍에 바깥 바람 넣는 것으로도 신나 했건만 틈만 나면 차에 유모차에 타고 나돌아 다니니 지루할 틈이 없다. 집에서도 엄마가 안 하던 청소한답시고 물장난을 연신 해대니 구경만 해도 재미날 지경이다. 

아들아. 너도 언젠가는 이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겠지?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이 곳에서 널 낳아 미안하구나. 이별은 힘들겠지만 그만큼 새로운 만남도 많으니 그것에 위안을 삼아보자꾸나. 이 다음에 커서 이별에 힘들어 하는 그날 엄마가 옆에서 큰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설레었던 첫 만남을 기억하고 이별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줄게. 약소옥~!
 

못난 초보 엄마는 오늘도 운다

댓글 0 | 조회 2,124 | 2011.11.09
“우엉.. 엄마도 죽겠다고… 너만 힘든거 아니라고… 나도 힘들어 죽을거 가터.. 엉엉…” 짜증에 겨워서… 더보기

정말 다 듣고 있었던거니

댓글 0 | 조회 1,863 | 2011.11.09
아… 며칠째 잠 못 이루고 뒤척거리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밤중 수유를 끊어야지 라고 결심한 뒤부터 이런 저런 걱정에 잠까지 설칠 지경이라니&hell… 더보기

세상에 모든 김여사님들을 존경합니다

댓글 0 | 조회 1,810 | 2011.11.09
‘헬로우~’ 왠 키위가 전화와서는 내 이름을 확인하더니 다짜고짜 지금 지갑에 신용카드가 있냐고 묻는다. ‘어.. 음.. 글쎄&he… 더보기

쿨하게~ 쿨하게~

댓글 0 | 조회 1,972 | 2011.11.09
“아~ 맛있는 밥이당. 냠냠 맛있게 먹자아~” 즐겁고 의욕 충만하게 시작되는 식사 시간이다. “야아~ 왜에~ 좀 먹어보자아~ 엄마… 더보기

누구를 위해 개인기를 가르치나

댓글 0 | 조회 1,843 | 2011.11.09
‘자, 사진 찍자~ 아들, 브이~’ 헉. 우리 아들보다 생일이 3주 늦은 친구인데 사진기를 들이대고 브이~ 하라니까 손바닥을 예쁘게 펴서 얼… 더보기

아들아 너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댓글 0 | 조회 2,142 | 2011.11.23
동글동글 큰 눈에 갸름한 얼굴. 뽀얀 피부에 우월한 기럭지. 월령에 비해 말도 잘하는데다 개월 수도 비슷한 여자 아이를 만났다. 카시트에 나란히 앉혀 놓으니 우리… 더보기

엄마라는 이름으로 에너지 업!

댓글 0 | 조회 2,034 | 2011.12.14
좋은 재료만 골라 정성껏 만든 밥을 삼시 세끼 대령하고, 매일 같이 재미난 곳에 가서 신나게 놀아주니 신선 놀음이 따로 없을 것 같은데 왜 짜증이 나는 건지 참 … 더보기

내 청춘을 돌려다오

댓글 0 | 조회 2,545 | 2011.12.23
20대 적 소시적에 그래도나 먹어줬네미모몸매 중간은가 대한민국 표준이라 따라다닌 남자들이 많잖아도 적진않네 때됐구나 신랑만나 인연인가 결혼하고 꿀맛같은 신혼시절 … 더보기

일상 탈출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1,900 | 2012.01.18
드디어 오늘이다. 애들 없이 엄마들끼리만 만나서 송년회를 하기로 약속한 바로 그날이다. 한 엄마가 하루 저녁만이라도 아이들 떼놓고 만나서 우아하게 칵테일도 마시고… 더보기

이상과 현실 사이

댓글 0 | 조회 1,653 | 2012.02.01
‘나도 가지고 놀고 싶은데..’ ‘그래? 그럼 자, 여기. 난 이제 다른걸 가지고 놀아야겠다.’ ‘고마워.&… 더보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댓글 0 | 조회 1,971 | 2012.02.14
‘퍽! 퍽!!’ ‘아아아아악~~’ 헉. 또 맞았다. 아들의 친구는 얌전하고 조용하던 아이였다. 예쁘장하게 생긴데다 개월… 더보기

제한시간 30분, 미션 임파서블

댓글 0 | 조회 1,820 | 2012.02.28
빰.빰.빠밤. 빰.빰.빠밤. 빠라밤. 빠라밤. 빠밤. 제한 시간 30분. 오늘의 미션은 설거지를 완료하라! 아들이 교육용 DVD에 집중할 수 있는 최대 시간 30… 더보기

뉴질랜드 사는 죄

댓글 0 | 조회 1,789 | 2012.03.14
휴우.. 아들과 약속이라도 한 듯이 둘이 함께 일주일을 넘겨가며 앓던 몸살이 이제야 슬슬 떨어져가는 듯 하다. 두 달 동안 어학연수를 와있던 꼬마 손님에게서 해방… 더보기

마음의 문을 열고

댓글 0 | 조회 1,814 | 2012.03.28
이걸 어쩌나.. 눈물 나게 추운 이곳의 겨울을 걱정 없이 날 수 있게 해주던 온돌매트가 고장이 나고 말았다. 잘 쓰고 있던걸 옆 방으로 옮겨 깔았더니 켜는 순간 … 더보기

곰 세마리에 대한 고찰

댓글 0 | 조회 2,184 | 2012.04.12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엄마 곰은… 날씬하다네… 어디서 관… 더보기

정말 일부러 그러는걸까

댓글 0 | 조회 2,012 | 2012.04.24
‘엄마 일나! 엄마 일나!’ 밤새 코가 막혀서 뒤척였으면 좀 더 잘 법도 한데 어김없이 일어날 시간에 눈을 뜨고는 엄마도 일어나라고 재촉이다… 더보기

산 넘어 산이로구나

댓글 0 | 조회 1,977 | 2012.05.09
으아아아악! 아들놈이 달려오며 ‘똥, 똥’하고 외치길래 뭔가 싶어 돌아보니 헉… 왠 똥 덩어리 하나가 덩그러니 마루 위에 놓여져… 더보기

인간은 진화한다

댓글 0 | 조회 1,903 | 2012.05.23
‘이거 봐 이거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엄청 무겁다 했어~’ 쇼핑몰에 놀러 간 김에 마트에서 체중계를 하나 꺼내 들고 아들의 몸무게를 … 더보기

너랑 나랑은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댓글 0 | 조회 1,995 | 2012.06.13
“크아~ 따뜨거워~” 뜨끈한 국물을 들이키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따뜨거워’란 말이 아직 짧은 아들이 &lsqu… 더보기

언어 해석의 다양한 관점

댓글 0 | 조회 1,634 | 2012.06.26
‘임마 이거 웃긴데이. 할머니랑 화상하는데 잘하다 갑자기 할머니 싫다고 계속 소리지르고.. 어머니 맘 상하시구로..’ 이런… 간… 더보기

궁합이 중요해

댓글 2 | 조회 1,579 | 2012.07.11
설거지를 하다 말고 불현듯 치밀어 오르는 화를 못 이기고는 고무장갑을 벗어 던져버렸다. 며칠 전 놀러왔던 아들 친구네 엄마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올라 찬찬히 곱씹다… 더보기

아빠와 엄마의 차이

댓글 0 | 조회 1,769 | 2012.07.25
등을 맞댄 채 자고 있는데 아빠는 애가 뒤척여도 꿈쩍을 안한다. 뒤척이다 깨서 울어대도 어지간히 울지 않고는 쿨쿨 잘만 잔다. 정말 안 들리는 건지 듣고도 안 일… 더보기

우리는 모두 엄친아를 원한다

댓글 0 | 조회 1,400 | 2012.08.14
나에게 작은 소원이 있다면 우리 아들이 한 자리에 앉아서 밥에만 집중해 후딱 밥 한 그릇을 먹는 것이다. 우유 말고는 먹을 것에 크게 욕심이 없는 아들은 언제나 … 더보기

완벽한 엄마 권하는 사회

댓글 0 | 조회 2,386 | 2012.08.28
쭉 뻗은 키에 늘씬한 다리를 자랑하며 돌쯤 되어 보이는 아들을 옆구리에 척하니 걸쳐 안은 모습이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 것 같다. 똑같이 쫄바지를 입고 어그… 더보기

현재 남겨지는 것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997 | 2012.09.12
다른 아이들 틈에서 함께 신나게 운동하던 아들이 문득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저 어린 것이 프로그램에 같이 오던 단짝 친구가 없어져서 빈자리를 느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