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해석의 다양한 관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언어 해석의 다양한 관점

0 개 1,976 안진희
‘임마 이거 웃긴데이. 할머니랑 화상하는데 잘하다 갑자기 할머니 싫다고 계속 소리지르고.. 어머니 맘 상하시구로..’
 
이런… 간만에 혼자서 느긋하게 장이나 보고 오려고 부자를 떼놓고 마트에 댕겨왔더니 그새 부자 사이가 여엉 냉랭해져 있다. 할머닌 또 무슨 봉변이시누. 

할머니랑 화상 통화하면 늘 신이나서 이것도 보여드리고 저것도 보여드리고 온갖 재주를 선보이다 돌아서면 또 통화하겠다고 한참을 난리인 녀석인데 왜 뜬금없이 심통을 부렸을고..

이건 뭐 내가 백화점 쇼핑을 룰루랄라 댕겨온 것도 아니고 식구들 먹일 것 사러 마트 좀 여유롭게 다녀오겠다는데 그거 잠깐 갔다왔다고 이 난리가 나나.. 내가 죄인이네 내가 죄인이야… 괜히 혼자 또 맘 상해서 장 봐온 것들을 꾸역꾸역 챙겨 넣으며 속으로 궁시렁거리다 아들 기분이라도 풀어줘야겠다 싶어 물놀이를 제의했다.

‘아들, 첨벙 놀이 할래?’ ‘물놀이. 시요!’ 

옆에서 듣고 있던 아빠가 갑자기 ‘점마 저바라. 또 싫단다. 물놀이 좋아하면서 왠 승질이고!’라며 쏴 붙인다. 
 
잉? 이거 싫다고 한거 아닌데. ‘시요!’는 ‘해주세요.’라는 뜻인디? 그러고 보니 통화를 하면서 아들이 전화기를 손에 쥐면 화면을 건드려 끊어질까봐 전화기를 쥐어주지 않았더니 달라는 의미로 ‘할머니. 시요.’ 즉, ‘할머니 전화기 주세요.’라고 계속 말했던걸 잘못 알아 들었던 모양이다.
 
말이 짧은 우리 아들은 해주세요라는 4음절 단어를 한번에 소화하지 못하고 항상 시요라고 표현한다. 

하긴. 나도 종종 헤깔려서 아들이 ‘시요!’라고 하면 ‘해줘? 말아?’라고 되묻곤 한다. 하도 그랬더니 이제는 지가 원하는 게 아니면 아들은 ‘말구말구’라며 엄마의 언어를 응용한다. 
 
아들이 어느새 커서 조잘조잘 말이 늘어 대화가 되는 즐거움이 생기긴 했지만 거참 알아듣기 쉽지 않은 것도 태반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들도 어찌나 많은지.

처음 말이 늘기 시작할 때는 아저씨들만 보면 ‘아씨, 아씨’하고 소리를 질러 주변인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밖에 나가고 싶을 땐 ‘시발, 시발’하며 신발을 찾아대는데 참 듣기 민망하더라. 누구는 애가 ‘시발, 시발’ 하길래 어디서 그런 욕을 배워왔나 싶어서 엄청 혼을 냈다더라는… 그도 그럴 것이 그런 말들은 감정을 어찌나 잘 살려서 말하는지…
 
말이 늘기 시작하면서 아들은 새로운 표현들을 계속해서 익히려는 의지인지 ‘엄마. 지끔. 모해요?’라는 말을 달고 산다. 내가 ‘엄마 지금 뭐뭐해.’ 라고 알려주면 ‘엄마. 지끔. 뭐뭐 해요?’라고 꼭 다시 문장을 만들어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것도 내 발음하는 입 모양을 봐야 직성이 풀려서 다른 데라도 보고 얘기하면 꼭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자길 보도록 해서 말하게 한다. 여간 피곤한게 아니지만 말을 배우려는 의지가 가상해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이제 말이 좀 되니 말 잘하던 친구랑도 크게 몸싸움 할 일없이 인간답게 놀곤 한다. 

‘어. 바다다!’ ‘어디?’ ‘쩌어기’‘우와아~’ 처럼 경치를 보고 함께 느낌을 공유하기도 하고. 
 
‘손잡아.’ ‘손잡아 시러!’ ‘우엉~ 손잡아~’ 처럼 나름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기도 한다. 
 
새로운 언어들이 늘어나면서 종종 무슨 낱말 퀴즈를 맞추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들은 불분명한 발음으로 같은 단어를 계속 무한 반복하고 난 나대로 비슷한 발음의 단어들을 유추해서 이것 저것을 던져보다 겨우 하나 맞추면 환호성을 지르곤 한다. 그런데 왜 나만 즐거운 건지. 아들은 무덤덤한 것을.
 
아들. 언젠가 다양한 언어를 많이 많이 익히고 나면 정작 엄마랑 대화가 안 통한다고 엄마를 상대해 주지 않는 날이 오겠지? 그때가 되면 엄마랑 이렇게 울고 웃으며 함께 말을 배웠던 날들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 줄 수 있을까? 그때가 되면 아들이 엄마에게 새로운 단어들을 가르쳐줘야 할 지도 모르겠지? 엄만 짜증내지 않고 잘 배울게. 부디 언제까지나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될 수 있기를!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51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9 | 4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6 | 4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52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70 | 10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32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9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23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50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1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6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7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5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4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9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