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을 열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마음의 문을 열고

0 개 2,156 안진희
이걸 어쩌나..

눈물 나게 추운 이곳의 겨울을 걱정 없이 날 수 있게 해주던 온돌매트가 고장이 나고 말았다. 잘 쓰고 있던걸 옆 방으로 옮겨 깔았더니 켜는 순간 퍽 하고 나가버리는 게 아닌가. 어째 다른 집들은 변압기를 쓰더라니..

이불을 안 덮고 자는 아들은 그 덕에 추운지 자다가 자꾸 깨서 칭얼거린다. 나도 춥다고 잔뜩 웅크리고 잤더니 하루 종일 뼈마디가 어찌나 쑤신지.

처음 뉴질랜드에 왔던 해 겨울은 어떻게 그렇게도 춥던지. 아파트라 덜 춥다는데도 몸에는 늘 냉한 기운이 떠나지 않아 겨우내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었다. 전기세가 무서워 핀 수가 작은 걸로 장만한 코딱지 만한 전기 히터는 등짝을 바짝 대고 있어야 겨우 등판만 따뜻해졌고, 전기 장판은 비싸기만 한 것이 피를 말린다는 소문 탓에 당최 누워있어도 찜찜하기만 했다. 집 안에서 두꺼운 양말에 두꺼운 옷, 그것도 모자라 잠바까지 입고 있어야 하는 것도 적응이 되지 않아 어찌나 불편하던지.

그렇게 불우하게 겨울을 몇 해째 나다가 어느 분의 집에서 처음 가스 히터를 접했을 때의 느낌이란. 정말이지 신세계가 따로 없더라. 한국에서는 어디 동네 학원이나 가야 볼 법한 가스 히터가 어찌나 감사한 존재이던지. 좁은 집이라 잠깐만 켜놔도 공기 전체가 훈훈해지니 정말 세상 살만하더라.

그런데 그 가스 히터라는 게 냄새가 좀 나서 차마 잘 때는 키고 잘 수 없었는데 작년 겨울 어느 분의 집에서 온돌 매트라는걸 처음으로 경험하고는 눈이 번쩍 뜨이더라. 아. 이렇게 좋은걸 여태 나만 빼놓고 다들 쓰고 있었나? 시티 촌놈이 따로 없군. 나만 모르고 그렇게 춥게 살은겨.
이건 무슨 찜질방을 옮겨놓은 듯이 뜨끈함이 뼈 속까지 파고들고, 공기 건조해질 걱정을 하지 않고도 따뜻하게 아들을 재울 수 있으니 이렇게 감사한 아이템이 있나.

그러니 자꾸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사람도 사귀고 그래야 하는데 시티에 박혀서 젊은 애들끼리만 수군덕거리니 짬밥 되는 내가 제일 잘 나가는 줄 아는 수 밖에..

이곳의 인연이라는 게 만나서 마음 좀 열었다 싶으면 헤어지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니 남아있는 입장에서 늘 가슴 아프고.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먼저 이민 오신 어른 분들께서 ‘여기서는 한 두 가정하고만 친하게 지내면 된다’라고 하시던 말씀에 절실히 공감해 조용히 신랑과 둘이 놀며 살기로 다짐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를 놓고 그 아이를 삼대독자로 키우기로 생각하고 나니 그 생각이 달라지더라.

외딴 곳에서 형제가 없으면 친구라도 많이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에 이제는 발 벗고 나서서 여기저기 쫓아 다니고 있다. 그 덕에 아들은 또래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놀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나 또한 다른 엄마들과 어울리면서 많은걸 알아가고 있어 더욱 즐겁다.

내가 만드는 월남쌈이 제일 맛있는 줄 알았는데 친구 엄마가 만들어준 월남쌈을 먹어보니 여태까지 내가 만든 건 쌈도 아니더라. 김밥을 좋아해 자주 먹고 싶어도 신랑이 별로 안 좋아해 잘 못 해먹었는데 한 친구네 놀러 갔다 얻어먹은 김밥이 너무 맛있어 그대로 말아줬더니 신랑도 좋아라 한다. 신랑은 김밥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내가 싼 김밥을 별로 안 좋아했던 것이다. 나도 나름 잘 돌아다닌다 생각했었는데 어쩜 다들 나만 빼놓고 그렇게 좋은 곳들을 다녔는지 뒤 늦게 아들 데리고 여기저기 쫓아 다니기 바쁘다. 살림살이들도 어찌나 편하고 유용한 것들이 많던지 다들 편하게 쓰고 있었는데 나만 무식하게 고생하고 있었더라.

아들아, 너는 이별이 두려워 만남의 기회조차 가지지 않던 어리석은 엄마처럼 되지 않아주겠니? 마음의 문을 열었다 상처 받을까 두려워 아예 거리를 유지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 주겠니? 부디 사람들과 얽혀서 많은 걸 배우고 커나가는 그런 사람이 되어 주렴~!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93 | 17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5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10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1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1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4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0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