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해 개인기를 가르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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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해 개인기를 가르치나

0 개 1,837 안진희
‘자, 사진 찍자~ 아들, 브이~’

헉. 우리 아들보다 생일이 3주 늦은 친구인데 사진기를 들이대고 브이~ 하라니까 손바닥을 예쁘게 펴서 얼굴 옆에 가져다 댄다.

이런. 옆에 멀뚱한 표정으로 선 우리 아들. 체면이 말이 아니다.

사진 찍을 때 카메라를 냅다 뺏어가지만 않아도 감사한 것을, 17개월 난 아들에게‘브이’를 가르칠 수 있다는 건 생각도 안 해본 일이다. 쩝…

‘아들, 사랑해~ 해봐’

허걱. 우리 아들보다 생일이 한달 늦은 아가씨 아들이 ‘사랑해~’ 해보라니까 얼추 머리 위로 하트를 지어 보인다.

아직 팔이 짧아서 지 머리 긁기도 힘든 17개월짜리에게 ‘사랑해’하트 짓는 것을 가르친다는 건 상상도 안 해봤거늘..

그저 배꼽 인사하고, 손 흔들어 보이고, 뽀뽀 하는 3종 세트면 잘 가르친 거라 만족하고 있었건만 주변에 또래들은 훨씬 더 많고 다채로운 개인기를 선보이고 있지 않는가.

울컥하는 마음에 당장 아들에게 ‘아들, 사랑해~ 해봐 해봐’라며 재촉한다.

새로운 개인기가 늘어난 것이 마냥 즐겁고 신기한지 신랑은 심심하면 아들에게 ‘사랑해~’해보라며 부추긴다. 애 좀 보라면 언제나 아들의 개인기 열전을 감상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니.. 도대체 누가 누굴 보고 있는 건지..

허긴. 24시간 붙어있는 엄마 입장에선 무덤덤하고 당연해진 것들이 잠깐씩 보는 바쁜 아빠 입장에서는 전부 신기하게만 보일지도 모르겠다.

‘이거 봐라 이거. 이야~ 숟가락질을 우예 이리 잘하노.’ 숟가락으로 국물 떠 먹는 아들 모습에 아빠가 감탄한다.

숟가락으로 떠 먹기 시작한지 몇 달은 됐구만 또 뒷북이셔.

‘이거 봐라 이거. 지금 이거 아들 니가 연거가? 우어~.’ 로션 뚜껑을 돌려 여는 아들 모습에 아빠는 또 감탄이다.

뚜껑 열어서 찍어먹은 로션이 몇 통인데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엄마 눈이 비디오이고 엄마 귀가 녹음기여서 아이가 신기한 행동을 하거나 귀여운 행동을 했을 때, 새로운 말을 따라 했을 때 모두모두 기록해서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쭈글쭈글 핏덩이 같던 아들이 마냥 누워서 하늘만 보다가 처음 뒤집기를 선보였을 때 신랑과 다짐했었다. ‘이렇게 어릴 땐 뒤집기만 해도, 기어가기만 해도, 일어서기만 해도 마냥 대견하고 즐거운데 나중에 크면 공부 못한다고 구박하겠지? 우린 이 때를 기억하면서 그러지 말자. 작은 거에 기뻐하면서 즐겁게 키우자.’라고.
아아… 그런데 1년 여가 지난 지금. 끊임없이 새로운 개인기를 갈구하며 배꼽인사, 손 흔들기, 뽀뽀 기본 3종 세트에 만족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란.

9개월부터 걷기 시작해 얼마 되지 않아 뛰어 다녔고, 옹알옹알 옹알이도 일찍 시작해 지금은 제법 많은 단어들을 구사 해 주는 등 발달 상황이 빠른 아들 덕에 당연하게 여기는 게 하나 둘 많아지고, 자꾸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느새 어른스러워져서 엄마 손 꼬옥 잡고 얌전히 누운 채로 잠드는 아들을 바라보며 다짐 해 본다.

하나씩 하나씩 개인기를 가르치던 열정이 공부를 득달하는 치맛바람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작은 변화에도 관심가지고 즐거워하며 폭풍 칭찬을 해주던 열정이 식지 않기를.

내 아이가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던 그 의지를 잊지 않기를.

건강한 식습관과 고른 영양 섭취를 위해 매 끼니 갖가지 재료를 손질하던 정성이 변하지 않기를.

캥거루 허그를 실천한다며 자나깨나 앉아주던 그 사랑이 변하지 않기를.

아들아! 부디 밝고 건강한 호수 같은 사람으로 자라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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