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묵 사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메밀묵 사려∼∼

0 개 3,755 코리아포스트
동지가 지나 열흘쯤 되면 그 짧던 해도 노루꼬리만큼 길어진다고 했다. 엊그제 입춘도 지난 모양이니 낮이 제법 길어지고 계절은 벌써 봄으로 접어든 것 같다. 하지만 깊은 고요속에서 무딘 청각을 통해 목련꽃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그 교교한 밤. "메밀묵 사려~~"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반짝 정신이 들어 잠은 더 멀리 도망가고 환청속에서 헤매게 된다. "찹쌀떡~~" 겨울밤 아름다운 정취로 떠오르는 나 어렸을 적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따끈한 아름목자리 요밑에 발묻고 둘러앉아 매일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재미 있었을까? 그때는...

"시집살이 개집살이 앞 밭에는 당추심고 뒷밭에는 고추심어...." 엄마의 조용한 넋두리 노래가 시작되면
"고추 당추 맵다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나무잎이 푸르대야 시어머니보다 더 푸르랴
시누이 하나 뾰족새요 남편하나 미련새요....
우리는 깔깔거리며 합창을 해 버린다.

"시아버님 따뜻한 눈길하나 믿고 살았는데 왜 그리도 빨리 가 버렸는지 (외나무다리 어렵대야 시아버지같이 어려우랴) 이 대목에서 늘상 가사를 바꿔 만들어 부르시던 어머니였다. 할머니 시집살이 설움받던 어머니의 이야기가 아주 옛날 남의 이야기처럼 구수하고 재미있어서 철없이 깔깔거리고 좋아했던 시절. 힘든 세월 참을 "忍"자로 살아내고 자식들 요만큼 오순도순 길러 낸 것을 보람으로 우리들 앞에 서슴없이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어머니의 마음을 그때는 재미로만 들었지만 이젠 깊은 공감으로 그 고통을 마음 아퍼한다(어른이 되어서야 어른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이치를 어쩌리)

"이제 그만들 자거라" 밤이 이슥해서 일어서시는 엄마의 치마꼬리를 누군가가 잡고 늘어지면 엄마는 벌써 속으로 짐작하는게 있게 마련이다. "메밀묵 사려~~" 좁은 골목을 돌아나와 저쪽으로 사라지는 소리가 몇번 지나갔고 영낙없이 집앞에서 다시 외쳐대는 큰 소리에 동작빠른 오빠는 벌써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엉덩이가 들썩인다. 그 때마다 내 눈치를 살피던 어머니, 육남매 중 유달리 먹성이 신통찮은 내게 묻는 신호였기에 오빠는 내게 싸인을 보내며 어느새 대문을 박차고 나가 메밀묵 장수를 잡아둔다. 김장김치 송송 썰어 넣고 참기름 양념에 버무린 구수한 메밀묵을 먹던 신나는 그 밤들. 밤참에 찬 것 먹고 탈날세라 더운물 끓여 토렴해서 무쳐주시던 어머니의 따뜻한 정성을 이 밤 눈물을 흘리며 그리워하고 있는 늙은 딸자식. "찹쌀떡~~" "메밀묵 사려~~" 지금도 어디선가 들려 올 듯 하지만 창문을 스치는 풀잎들의 소란일 뿐 문득 출출해진 뱃속에 허기만 더할 뿐 입속엔 쓴 군침만 돈다.

땔랑땔랑 두부장수의 요령소리를 들으며 어렴풋이 잠이 깨는 아침도 많았다. "두부 사려어~~" "콩나물 사려어~~" 피난시절에 듣던 부산에서의 "재첩국 사-이-소~~"도 아침을 여는 그 시절의 정서가 아니었던가 싶다. 그런것도 없었다면 피난살이가 너무나 따분하고 고통스럽기만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낮의 엿장수 가위소리는 철거덕 철거덕 둔탁한 소리지만 개구쟁이들을 끌어내는 멋진 신호탄이었다. "떨어진 고무신짝. 빈병들... 아버지가 마시다가 남긴 술이 쬐금 들어 있으면 더 좋아요...." 철거덕 철거덕" 온갖 넉살로 고물을 줏어 섬기는 엿장수가락은 징그럽도록 재미가 있었다. 누군가가 아직 신을만한 어른 고무신을 들고 나갔을 때다." 으흠 이놈봐라 엿이 그렇게 먹고 싶더냐? 아버지 신는 신을 들고 나왔네" 한바탕 눈을 부라리고 너스레로 어르고 나더니 잔뜩 겁을 먹고 서있는 아이에게 철거덕 엿을 한동강 끊어 손에 쥐어 주고 고무신도 다시 들려주던 생각이 떠오른다. 엿장수에게도 그럴듯한 낭만이 있고 인심이란게 있었던 세월이었다.

아침 시작부터 밤까지 하루의 생활 풍경이 생생하게 묘사된 반세기 저쪽 우리네 삶이었다.

얼마전 한국에서 초청되어 온 "프리모 칸단테"의 공연 중에 한 획을 장식한 "메밀묵 사려~~"를 들으면서 잊혀졌던 옛날 생활 모습이 멋진 해학으로 돌아왔음에 너무나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두부장수, 엿장수 그리고 메밀묵 장수까지 그 현실감나는 익살을 음악 속에 생동감있게 담아 낸것을 보면서 쿵쾅쿵쾅 가슴 뛰는 흥분 속에 몸이 떨렸다.(여기가 지금 어디야?---)

폭우 쏟아지는 어두운 빗길, 불안으로 몇번이나 망서리다가 갔던 것인데 그런 멋진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더니 음악 속에 살아남은 "메밀묵 사려~~" 팔아도 팔아도 다 팔리지 않는 영원한
메밀묵 장수. 한국의 낭만이여.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외 여행 중 상해, 귀국 후 지원

댓글 0 | 조회 3,130 | 2009.04.28
해외에 나갔다가 상해를 당하게 되면, 여행 그 자체는 말할 것도 없이 황폐해지고, 귀국할 일 마저도 까마득하게 된다. 그러나 귀국하게 되면 ACC로부터 후속 치료… 더보기

사고 사망시 유가족 지원

댓글 0 | 조회 3,874 | 2009.04.15
누군가 사랑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게 되면 매우 슬픈 일이며, 유가족들은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는 … 더보기

심한 부상을 당한 분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댓글 0 | 조회 2,783 | 2009.03.24
심한 부상이란?매년 뉴질랜드에서 사고로 부상 당하는 사람들 중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해서 영구적인 장애를 남기게 되거나 신체 기능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ACC에… 더보기

사회적 재활 간병인, 육아 및 교통비 보조

댓글 0 | 조회 2,798 | 2009.03.10
다치게 되면 ACC에서는 종종 치료 및 주당 보상을 제공하지만, ACC는 이 이상의 다양한 도움을 제공한다.부상을 당하게 되어 자신을 돌볼 수도 없고, 혹은 자녀… 더보기

주당 보상 및 ACC 세금

댓글 0 | 조회 2,998 | 2009.02.25
신고된 소득을 기초로 지급되는 주당 보상ACC의 여러 가지 혜택 중에서 '주당 보상'은 일하면서 수입이 있는 사람이 부상을 당해 일을 할 수 없을 때 신고된 소득… 더보기

신체 및 직업 재활 지원

댓글 0 | 조회 2,642 | 2009.02.10
ACC는 부상당한 사람이 다시 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사고의 결과로 신체 부상을 당한 경우, 부상이 직장에서 일어났건, 집에서 일어났건, ACC는 가능한… 더보기

전문의 진료, 수술 및 여러 가지 치료 지원

댓글 0 | 조회 3,011 | 2009.01.29
ACC 접수-치료를 받게 되면 의료인이 해주게 된다. 다치게 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다. 더 나아지겠지 하고 기다리지 않… 더보기

ACC 대표전화 0800 101 996 이용 방법

댓글 0 | 조회 2,690 | 2009.01.13
0800 101 996 번호는 ACC의 모든 곳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이 번호로 전화하게 되면, 해밀턴이나 더니든 전화 본부에 상주하는 100여명의 전화 상담원(… 더보기

케이스 코디네이터, 케이스 메니저 진단서

댓글 0 | 조회 2,675 | 2008.12.23
3개월 내의 단기간의 부상을 담당하는 케이스 코디네이터사고를 당한 경우 사고보상공사(ACC)의 주된 연락자가 정해 지는데 이들이 케이스 코디네이터와 케이스 매니저… 더보기

ACC 접수 방법

댓글 0 | 조회 4,298 | 2008.12.10
ACC 접수: 의사, 물리 치료사, 카이로프락터, 치과 의사를 통해 다치게 되면 첫째로 할 일은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다. 좀 나아지겠지 하고 기다리다… 더보기

ACC(사고 보상 공사) 제도와 아시아 전략

댓글 0 | 조회 2,999 | 2008.12.10
ACC 역사4개월 전 청소일을 하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치면서 앞이 캄캄해진 김 선생님. 설마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보기

nouveau riche

댓글 0 | 조회 3,484 | 2010.12.07
오늘은 재미있는 표현을 다뤄보려하는데요, 봐도 봐도, 뜻은 커녕 읽은 법도 모르겠고, 아니, 이게 영어인지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조차 모르겠는 그런 말인 것 … 더보기

Like what?

댓글 0 | 조회 2,949 | 2010.11.23
오늘은 이디엄이랄껀 없지만, 한국 사람들이 그 사용에 있어서 많은 실수를 범하는 부분을 짚으려 합니다. 우선, 오늘의 like what은 귀에 많이 익었을 꺼예요… 더보기

I have done / I am done

댓글 0 | 조회 10,244 | 2010.11.10
오늘 다루게 될 표현은 have에 동사의 완료형을 붙인 현재완료입니다. 현재완료라는 문법은 일반 과거와 그 해석이나 쓰임이 매우 비슷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표현… 더보기

Couldn’t be better

댓글 0 | 조회 3,375 | 2010.10.27
우선 조동사에 대해 조금 살펴 보면, 助 (도와줄 조)가 나타내듯, 문장 속에서 동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으로 Will (할것이다), Can (할수 … 더보기

It could have been worse

댓글 0 | 조회 3,841 | 2010.10.12
조금 길어 보이긴 하지만 매우 많이 쓰이는, 입에 익히기만하면 하면 아주 유용하게 쓰일수 있는 표현입니다.조금 줄여서 It could’ve been worse 라… 더보기

Word of mouth

댓글 0 | 조회 3,153 | 2010.09.29
오늘은 예문으로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A: 야, 너 그거 어디서 들었어? B: 그냥 들은 얘기야. 라고 할껀데.. A의 말은 어떻게라도 대충 영작할 수 있는 수준… 더보기

From scratch

댓글 0 | 조회 3,251 | 2010.09.15
이 말의 뜻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음..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나쁜 뜻일 것 같아..” 하곤 합니다. 사실, 저도 그랬었구요. 아마 Scrat… 더보기

Gone for the day

댓글 0 | 조회 3,570 | 2010.09.02
오늘은, 그 뜻을 표현하려면 뭐 다른 방법도 많긴 하지만, 아주 “영어스러운” 느낌을 내는 그런 표현 하나를 배워 보려고 합니다. 먼저 문제 하나를 내볼께요. 자… 더보기

오늘의 이디엄 : Through

댓글 0 | 조회 3,278 | 2010.08.11
오늘은 간단하고 쉽지만 아주 많~이 쓰이는 말인데요, 단어의 뜻이 딱 떨어지는 명사나 동사 혹은 형용사가 아닌, “전치사” 하나입니다. 전치사는 한국말에 없는 문… 더보기

Bug me

댓글 0 | 조회 3,035 | 2010.07.27
오늘도 재미있는 표현 하나 배워볼께요. Bug는 아주 많이 알고 계시는 명사, 뜻은 “벌레”입니다. 그런데 오늘 쓰임을 보니, me와 함께 쓰여 있어서 “벌레”라… 더보기

bits and pieces

댓글 0 | 조회 2,720 | 2010.07.14
먼저 몇번 읽어볼까요? 발음은, 비츠 앤드 피이시스, 빨리 읽어보겠습니다. “빗짼 피이시스” 몇번 소리내서 읽어보시면 금방 입에 붙는 것을 알수 있으실 꺼예요. … 더보기

You deserve it

댓글 0 | 조회 4,130 | 2010.06.23
예전에 다뤘었던 spoil이 좋은 뜻과 나쁜 뜻 둘 다에 쓸수 있었던 말이라면 오늘의 이디엄 또한 아주 좋거나 나쁜 뜻을 동시에 나타낼수 있으니 알고 있으면 편리… 더보기

Now and then

댓글 0 | 조회 3,048 | 2010.06.10
이 말은 정말 알 것도 같고 모를것도 같은데, 딱히 써보려하거나 문장안에 있으면 해석이 잘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매우 쉬운 단어의 구성이네요. 마치 어… 더보기

About to

댓글 0 | 조회 2,676 | 2010.05.26
이 표현을 보면 제가 약 10년전 영어를 공부했었던 시절이 떠오르곤합니다. 그 당시 저는 상황 상황이 되면, “어, 이말은 영어로 뭐라 할까..?” 하고 의아해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