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 예술처럼 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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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 예술처럼 늙고 싶다

0 개 2,865 KoreaTimes
  "이제 늙고 볼품없어 제대로 보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옷인들 신경 써서 입으면 뭘하나 츄리닝이나 걸치고 헐렁하게 살아야지"

  그 누구보다 자기 관리에 충실해서 한결같이 조촐하고 깔끔하게 멋쟁이던 친구의 자조에 깜짝 놀랜다. (그도 드디어 무너지기 시작하는건가?) 긍정할 수 밖에 없는 조용한 공감대에 헛 웃음이 묻어 나온다. 허지만 그러면 안 된다고 강한 부정으로 반론을 제기하며 그게 바로 나 자신을 타이르는 말임을 깨닫는다. 조금만 방심하면 게을러져서 옷 갈아 입는 것 조차 번거롭고 꾀가 나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자라고 화장을 하는 것도 겉치레를 정성으로 하는것도 결국은 나 자신의 만족이 우선이지 남을 의식하는 것은 차선의 문제가 아닌가. 그렇지만 남에게 혐오감을 주어서는 안 되는 것도 세상 살아가는 예의임이 틀림없기에 나이 먹을수록 더욱 깔끔하게 살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한 그루의 싱싱하던 나무가 푸른잎. 아름다운 꼿 다 떨구고 앙상하게 헐 벗은 겨울 나무가 되어 빈 벌판에 쓸쓸히 서 있는 게 황혼인생의 우리와 닮은꼴이다. 물끼 없이 버석한 얼굴에 그 어떤 의상인들 어울 일이 없지만 사람이라는 이름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상. 그 본분은 끝날 때까지 지키며 살아야 하는 것 또한 기정의 사실이다.

  버스로 두 정거장쯤. 걸어서도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친정집이 있었다. 그리 가까워도 딸이 자주 못 가게 되니 어머니가 오시는 편이었다. 먼 길 나드리 오시듯 언제나 깔끔한 차림에 핸드백까지 챙겨들고 나타나시는 어머니를 맞을 때마다 너무도 곱고 단정해서 가슴이 뿌듯했고 이웃들 보기에도 늘 자랑스러웠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모양도 많이 내더라. 너는 얼굴에 화장도 안하고 왜 그리 게을리 사니?" 노인이 그런 말씀으로 되는 대로 사는 딸을 일깨우곤 하셨다. (지금은 이대로가 아름다운 것 이구요 이 다음에 나이 먹으면 나도 어머니처럼 곱게 살아 보렵니다.) 혼자서 마음속으로 다짐했었다. 그러나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던가. 어느 날 불쑥 나타나신 어머니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집에서 입던 채로 였기에... "엄마 옷 뒀다가 뭐 하려고 그렇게 다니셔요?" 나도 모르게 왈칵 역정이 났었다. "얘 이제 옷 갈아 입는 것도 귀찮더라. 잠깐 오는 길인데 뭐 어떠니..." 무안을 당한 아이처럼 변명하시며 당황해 하던 어머니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때의 그 짜증은 무엇이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니 한 번도 어머니가 그토록 늙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내 어리석음이었다. 늘 그 자리에 그렇게 살아가시는 변하지 않는 분으로만 착각했는데 어머니가 그 때 많이 늙어 계심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도 정갈하고 당당하던 어머니의 자랑거리를 잃은 이웃들에 대한 내 알량한 자존심도 포함했으리라. 바로 그 자리에서 지금 생각해보니 잘 늙는다는 일도 참 어렵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고학력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만만치 않게 늘어나던 십여 년 전. 그와 동시에 가사 노동과 육아문제가 큰 잇슈로 심각했었다. 그 뒷받침을 친정어머니가 맡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힘들게 교육시킨 딸의 재능을 묻어 두기 아까워 그 일을 자청했을 어머니들이다. 그러나 집에서의 옷차림으로 딸의 하녀처럼 아기를 업고 시장을 따라다니는 그림은 아무래도 좋아 보이지가 않았다. 그 반대로 아기를 업은 젊은이와 깔끔한 어른과 함께 타면 교육을 제대로 한 어머니와 예의를 아는 사람 같아 미덥고 사랑스러웠다. 젊은이란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싱싱한 때가 아닌가. 나이 먹은 사람은 조금만 신경 쓰지 않으면 금방 추하게 변하게 마련이다. (늙어서 아름다움은 예술이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그래서 일 것이다.

  이제 이 해도 마지막 달 십이월이다. 또 한해가 가고 세월의 흐름은 빠르기만 하다. 자신을 돌아보는데 자꾸만 게을러지는 게 어쩔 수 없는 나이테 때문인가 보다 맑고 투명한 영혼으로 거듭나고파 책을 읽으며 마음과 머리를 다스리는 일에도. 그리고 옛날 같은 뽐새도 없으니 겉치레에도 재미가 없다. 츄리닝이나 걸치고 편하게 살자는 친구의 말이 웬지 달콤한 유혹으로 끌어당기지만 의식이 건전할 때까지 그럴 수는 없다고 부정하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결코 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도 젊은이들처럼 다시금 가슴 활짝 펴고 희망의 나래를 펴 보면 누가 뭐랠까? 강렬한 태양 빛은 그 누구라도 공유할 수 있는 자연의 선물임을 명심해야지.

  나는 오늘 옷 맵씨를 보며 옛날의 어머니 흉내를 내면서 딸의 집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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