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1] 모든 것의 고마움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41] 모든 것의 고마움을

0 개 2,822 KoreaTimes
  아침 잠에서 깨어나 커튼을 제치니 예사롭지 않은 바람소리가 귓청을 때린다. 아마 태풍의 소용돌이에 깊이 휘말렸나 보다.

  따뜻한 이불 속이 너무나 좋아 마냥 게으름을 떨며 누워 있는데 점점 바닥이 싸늘해져 오는게 아닌가.(스위치를 잘못 건드렸나?) 늘 하듯이 손짐작으로 눌러 다시 켰다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있는데 웬걸 더워지기는커녕 점점 더 차가워지고만 있다. 벌떡 일어나 다시 스위치를 두 어번 더 눌러 보았지만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ㅇㅇ매트값만 비싸더니 얼마나 썼다고 벌써 고장인가?) 작은 실망이 밀려오는데 혹시? 하는 마음에 스탠드 스위치를 눌러 봤다. 역시 반응이 없다. “정전이었구나”바람이 그리 요동을 치더니 전선까지 끊어 놓은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곧장 욕실로 뛰어들었다. 침침한게 답답해서 고양이 세수만 하고 돌아 나와 아침을 먹을 양으로 주방으로 나섰다. 보통 하던대로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아뿔사! 캄캄하다. 오븐 스위치도 돌려보고 전자레인지도 돌려 보지만 모두가 무반응이다.

  “너희들 모두가 휴가를 맞은 것이냐? 파업을 하겠다는 것이냐?”혼자 쓴 웃음을 흘리며 세상에! 되는게 아무 것도 없음에 새삼 놀랜다. 그러고 보니 전기 하나로 모든게 되게 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아연할 수 밖에…. 전화통을 들어 지금 내 집 사정이 이렇다고 수다라도 떨려고 했더니 그 또한 먹통이다. 갑자기 절벽에 서 있는 것 같은 아찔한 절망감에 정신을 다잡아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가스히터가 벌겋게 불끼를 보여줘 그 온기로 차가워지는 몸과 마음을 달랜다. 밖은 여전히 짐승의 포효같은 바람소리. 유리창을 때리는 무서운 빗줄기. 현관문을 열어 보니 벗어놓은 신들이 그득 물끼를 먹음고 초라하게 웅크려 있다. 신을 벗지 않고 살도록 지어진 집. 이 나라 문화의 이질감에 갑자기 내가 낯설음을 느낀다. 창가에 서 보니 마치 잠수함 속에 갇혀서 바다속 깊이 갈아 앉은 것같은 기분이다. 정전이라는 것의 대비조차 신경 써 본 일없이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고 살아온 것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휴대용 가스렌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찾아냈다. 그것이 집에서 이렇게 비상시에 사용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다. 비치나 야유회 때만 필요한 것이라고 깊숙이 두었던 것이다. 국을 덮이고 거기에 전자레인지가 녹여 줄 밥을 넣고 끊여서 대충 아침을 해결하니 그렇게 고마울 수가…….

  쇼핑몰 쪽에 나가서 공과금이나 낼까? 서두르다가 맥없이 주저앉아 버린다. 지금은 컴퓨터가 모든 일을 해내는 세상 아닌가. 인간이 기계의 노예가 되어버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에 또 놀랜다. 나른한 무력감 속에서 무섭게 고독을 느낀다. 밤이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스럽다. 온 세상이 어둠에 묻힌 것은 참을 수가 있지만 그 매몰찬 한기를 어찌 막아 낼 것인가. 내가 뉴질랜드에 처음 투어로 들어오던 날 호텔방에 비치된 히터를 사용할 줄 몰라 밤새 웅크리고 고생고생 잠을 못이루다 새벽에 욕조에 더운물 펑펑 틀어 놓고 언 몸을 녹였던 생각을 하면 웃음보다는 반 죽다 살아난 처연한 생각이 앞선다. 여름옷만 들고 오면 된다는 10월에 얼어 죽을 뻔 했던 이 나라의 밤 추위. 지금 생각해도 몸이 오싹해진다.

  비가 내려서일까? 사람들 나와서 이렇다 할 웅성거림도 없다. 너무나 조용한 게 또한 묘하게 기분을 자극한다. 내 집만 정전이 된 게 아닐까? 아쉬운대로 커피까지 만들어 속을 달래 놓았는데 영 심기가 편치 않았다. 마치 생활의 마비가 온양 멍해져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공연히 서성거리다가 전화통만 들었다 놓았다 정서불안에 깊이 빠졌다.

  바람에 비까지 사나우니 고치는데 시간께나 걸릴텐데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나. 이러다가 해가 다 가고 이대로 밤이 온다면?……, 나는 미친 듯 문을 박차고 빗속을 나가 옆집으로 달려갔다. “All power cut”세 시간을 기다리라고 태평스럽게 말한다. “오케이”나만 혼자 당하지 않았다는 공감의식에 그나마 위안을 받는다. 인간은 우스운 속성을 가지고 사는 동물임을 실감하면서 그 때서야 무서운 고독을 떨치고 얌전히 기다림을 갖는 사람으로 돌아갔다. 새삼스럽게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작은 물건 하나하나까지 깊이 고마움을 느끼면서……, 이제부터 전기가 없어도 되는 게 뭐가 있는지 생각해봐야겠다.

이젠 내 자식 때리지도 못한다

댓글 0 | 조회 1,738 | 2007.03.19
3월내내 저녁 6시 뉴스시간에 거의 빠짐없이 나온 기사를 꼽으라면 단연 'Anti-smacking Bill'이다 부모의 자녀체벌을 법적으로 금지시키자는 논의인데,… 더보기

Korean New Zealanders

댓글 0 | 조회 2,071 | 2007.03.06
요즘 뉴질랜드에는 한국인이 관련된 사건사고가 많은 것 같다 뉴스, 신문등에 Korean이라는 단어가 곧잘 들리고 보인다 가장 최근뉴스로는 어제(3월 5일) 사망한… 더보기

학교 숙제

댓글 0 | 조회 1,980 | 2007.02.19
Year 4가 되더니 학교숙제가 확 달라졌다 그전까지는 거의 노는 분위기였는데 이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려는건지 숙제양이 많아서 놀랐다 더구나 학기시작한지 … 더보기

유치원 첫 날

댓글 0 | 조회 1,802 | 2007.02.08
유치원 개원날이 다 똑같은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곳만 2월 7일에 시작했고 어느 곳은 2월 1일에 시작한 곳도 있고 2월 12일에 시작하는 곳도 많다 어… 더보기

유치원 보내기

댓글 0 | 조회 1,801 | 2007.02.02
이제 다음주(2월 7일)면 방학도 끝나고 개학이다 학교의 개학일에 맞추어 유치원도 시작되는데 지금도 어디 보낼까 고민중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이곳 저곳 둘… 더보기

여행 후

댓글 0 | 조회 2,094 | 2007.01.10
여행을 하다보면 몸이 피곤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나중에는 귀찮아지고 어서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곧잘 든다 하지만 여행을 끝내고 집에 오면 낯선 여행지… 더보기

여행

댓글 0 | 조회 1,777 | 2007.01.10
베이 오브 아일랜드에 다녀왔다 배타고 고래구경하는 상상을 하고 갔었는데, 고래는 커녕 이곳 바다에 흔하다는 도미꼬리도 못 봤다 여러가지의 크루즈가 있었는데 선택을… 더보기

최우수상

댓글 0 | 조회 2,235 | 2006.12.10
"Certificate of Merit" "for having a fantastic year in Room 1" 매년 Term 4가 끝날 때가 되면 1년을 '정리… 더보기

연말연시

댓글 0 | 조회 1,712 | 2006.12.05
이제 2006년도 서서히 마무리 되어 가는 모양이다. 달력도 달랑 한 장 남았고 여기저기서 크리스마스 산타 퍼레이드, 콘서트, 파티 한다고 들뜬 분위기다. 한국은… 더보기

한글 교육

댓글 0 | 조회 2,014 | 2006.11.28
외국에 살면서 아이들에게 한국어공부를 시킨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영어공부 따라잡기도 바쁜데, 한글까지 공부할 시간이 없는 듯하고, 꼭 한글을 다… 더보기

일곱번째 상

댓글 0 | 조회 1,820 | 2006.11.21
아들이 받아 온 상장을 보니 이렇게 씌여있다; “JY is making great use of his common sense when working through… 더보기

기념일

댓글 0 | 조회 1,987 | 2006.11.07
11월초의 한국은 꽤나 추운 날씨일텐데, 이곳은 벌써 여름인가싶다. 낮에는 썬크림을 꼭 챙겨야 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점점 휴가 분위기도 느껴진다. 앞집의 … 더보기

정말 쥐는 싫다

댓글 0 | 조회 2,232 | 2006.10.27
씽크대 캐비넷의 문을 열었더니 작은 생쥐 한 마리가 툭 튀어나온다 나는 기겁을 하고 비명을 질렀다 짙은 회색의 그 놈은 쪼르르 다용도실안으로 도망친다 덩치로 봐서… 더보기

Athletic Club

댓글 0 | 조회 1,825 | 2006.10.20
야외활동하기에 좋은 날씨인 Term 4와 Term 1에만 운영되는 체육 club이 있다기에 요즘 운동부족인 아들을 데리고 갔다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Fee가 엄… 더보기

여섯번째 상, 세번째 방학

댓글 0 | 조회 1,799 | 2006.09.27
Term 3가 끝나고 방학시작. 이제 2주간 하루종일 아들과 씨름해야 한다 수영장 한번 놀러가고 공원에 한번 가고 바닷가 한번 가고 친구생일파티 한번 가고 그러다… 더보기

9살 유학생의 기도

댓글 0 | 조회 1,617 | 2006.09.27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06년 7월 30일 학교에서 생활 잘 하게 해 주세요8월 1일 성경책 잘 읽고 똑똑하게 해 주세요 8월 2일 수영 잘… 더보기

조기유학 : 2년이 적당?

댓글 0 | 조회 2,344 | 2006.09.15
사례 1. A양과 B양은 자매간이다 언니는 초등학교 5학년, 동생은 3학년때 뉴질랜드로 왔다 2년동안 학교에 다녔고 집에서는 꼬박 2년간 개인영어과외도 받았다 언… 더보기

애물단지

댓글 0 | 조회 2,277 | 2006.09.09
3,200불에 차를 샀다 1995년식 일본 토요타였다 원래 매매가격은 3,300불이었다 당연히 아저씨 좀 깍아주세요 라는 말을 했는데 아저씨 왈, 싼 물건에도 한… 더보기

여왕의 서거

댓글 0 | 조회 1,746 | 2006.09.02
2006년 8월, 뉴질랜드 국내 뉴스 중 단연코 1위는 여왕의 죽음이다 영국여왕이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지만 뉴질랜드라는 나라에도 여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 더보기

좀도둑

댓글 0 | 조회 1,901 | 2006.08.27
어젯밤 앞집사는 키위여자가 찾아왔다 자기네 잔디밭에 세워둔 차의 바퀴 4개가 모조리 없어졌단다 허걱! 어둠속을 뚫고 보니 차는 있는데 바퀴가 휑하니 없다 뭔가 본… 더보기

다섯번째 상 - Math Superstar

댓글 0 | 조회 1,548 | 2006.08.18
아들이 상장을 쑥 내미는데 상 이름이 참 웃긴다 "Mathematics Superstar Certificate" 요즘 Superman 영화가 뜨더니 상 이름을 시… 더보기

Tooth-brush Day

댓글 0 | 조회 1,772 | 2006.08.09
8월 7일은 뉴질랜드에서 구강의 날인 모양이다 저녁 뉴스를 보니 어느 초등학교의 강당에 아이들을 모아 놓고 양치질의 중요성,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 더보기

해리포터의 결말은 죽음

댓글 0 | 조회 1,781 | 2006.08.08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편이 지금 집필중이다 작가 J.K.Rowling이 현재 7편을 쓰고 있는데 어떻게 끝을 맺을지 결정했다고 한다 2명의 캐릭터가 죽게 된다고.… 더보기

친절한 오클랜드사람들

댓글 0 | 조회 1,694 | 2006.07.31
가장 친절한 도시 순위 1위: 미국의 뉴욕 2위: 스위스의 쮜리히 3위: 캐나다의 토론토 4위: 독일의 베를린 7위: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15위: 영국의 런던, … 더보기

김윤진

댓글 0 | 조회 1,795 | 2006.07.17
아이들을 재워놓고 Prime TV의 David Letterman쇼를 가끔 보곤 한다 며칠전에 별 생각없이 TV를 틀었더니 마침 guest를 소개하는데 마이클 더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