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 “여자”를 잃어가는 여성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31] “여자”를 잃어가는 여성들

0 개 3,889 KoreaTimes
“아이 좋아라” 병원에서 그리 환하게 웃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진료실 문을 나서며 밝게 웃고 나오는 친구. 마치 아이같은 모습에 밖에서 기다리던 나를 의아스럽게 만들었다.

당뇨 합병증 때문에 육개월마다 정기검안을 받는데 사실 병원이라는게 갈 때부터 기분 좋은 발걸음은 아니기에 “이상없음”을 확인받을 때처럼 기쁜일은 없을 것같다. 검사 때 눈에 넣는 약 때문에 한동안 침침하고 불편해서 손수 운전하기 어려워 기사로 따라간 나와 통역사 아줌마, 세 사람 모두가 기분이 좋아 발걸음이 가볍다. 아침 일찌기 나선 길이라 조반도 거르고 허둥지둥 왔으니 슬며시 시장끼가 도는데 이심 저심이랄까.

“아랫층에 내려가서 무얼 좀 먹고 가십시다.” 친구말에 “아 그러세요. 오늘 제가 한턱 쏠께요.”선뜻 통역사 아줌마가 나선다. 일에 쫓겨 늘 바쁘게 뛰어다니는 직업인인 그녀가 오늘은 시간여유가 있고 하니 좀 쉬어 가겠다는 뜻이리라.

“요즘 젊은 애들은 한턱 쓸 때 쏜다고들 하던데 제가 쏠께요.”
의기투합이 잘되고 있는 조짐이다.
이 나라나 저 나라나 큰 병원 삽이나 카페는 땅집고 헤엄치기로 돈을 버는 황금자리가 아니던가. 줄을 서서 오다를 해야했다. 아직 이른 오전임에도 그들은 주문받기에 바뻤다.

케잌 한조각 커피 한 잔에 여자끼린 벌써 수다판이 벌어진다. 여자들은 함께하는 자리만 있으면 남자들 성토하는 재미로 사는지……, 아내는 바뻐서 뛰는데 별로 하는 일 없는 남편은 집에서 너무 한가해 어쩔 줄을 모른단다. 그렇다고 선뜻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게으름을 떨어 미워서 차라리 이렇게 나와 안보니 다행이란다. 무엇 때문에 좋은 직장 버리고 남의 나라에 이민와서 보잘것없는 남편으로 전락해가고 있는지 후회로 가슴을 치고 있을지도 모를 그 남편. 집안에만 있지 말고 부지런히 골프라도 가라는데 그것마저 게으르다나. 그리고 보니 문득 자주 골프장에서 만나게 되는 젊은이들이 떠올랐다. 물론 저녁시간에 청소업을 한다던지 특별히 낮시간이 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더러는 그 집 남편처럼 시간을 죽이려고 골프채를 휘두르는 시람들도 있을 법 했다. 작은 공에 별난세상 울분을 실어 힘껏 쳐 날려 보내는 것은 아닐는지…. 여자들은 이 나라에 오면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여자가 우대받는 나라에서 그 맛에 길들여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허다못해 노인들까지 식사후 커피정도는 남자들이 손수 타다 바쳐(?)야 하는 걸로. 절대로 그리 못할 것같던 분들까지 알아서 척척이다. 이 나라 문화에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며 살아가는 작은 변화 어쩔 수가 없는 일이 잖은가.

이민이라고 식솔들 끌고 왔는데 살아갈 방법을 못찾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남편을 혼자 보내 놓고 아이들과 기러기 가족으로 살아도 여기가 좋다고 남는다. 말 그대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역시 안가겠다고 선언해 눈물을 먹음고 혼자만 돌아서는 그 젊은이의 쳐진 어깨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또 가끔씩 가족을 만나러 오는 남편이 반갑기만 한게 아니라 손님 같아서 생활의 리듬이 깨어져 귀찮아지고 빨리 돌아갔으면 한다는 솔직한 아내도 보았다. 부부는 늘 함께 있어야 하거늘‘큰일 났구나'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말이 통하고 기분이 좀 맞는 사람이라고 많은 말을 나누다 보니 나도 참 수다스런 속물임을 알아 실소가 절로 나왔다. 세상을 조금 많이 살았다고 이젠 겸손도 사양하고 인격은 어디 버렸는지 갑자기 자신이 경멸스러워졌다. 이제 막 늙어 가고 있음이야.

“스트레스? 이렇게 뜻맞는 분과 수다 좀 떨고 나면 금방 괜찮아지잖아요."

중년여성의 항변에 공감하면서 나는 그 시대에 그렇게 못해 가슴속에 잔뜩 병을 키우며 살았는지도 모른다. 요즘 여자들은 현명하고 지혜로워 자기 좋은대로 고집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이니 얼마나 좋은가. 이 나라에 이민와서 사는 여자들은 더욱 더 그 특혜를 누리고 살지 않나 싶다. 이민은 결국 여자들만을 위해서 온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여성 참정권이 그 어느 나라보다 먼저 뿌리내린 나라, 뉴질랜드는 현재도 여성파워가 이끌어 가는 나라이기도 하질 않은가.

“두 분 여자들 대단하구만”옆에서 듣고만 있던 친구분 오래간만에 한 말씀 하신다. 젊은 사람 같았으면 그런 말 듣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분도 나이드셨으니 옆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여자들은 저렇게 사는구나 하고 웃기만 했을까 아니면 나는 어떤 남편으로 살았나 반성이라도 하면서 살아온 긴 인생여정 뒤돌아보기라도 하셨는지….

시간이 꽤나 흘러 운전기사는 수다만 실컷 떨고 운전은 그 분이 하셔도 되게 되었다. 마음놓고 가슴 속을 비우고 돌아서 가는 중년여인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산다는 게 다 그렇고 그런 거지 뭐.

우먼 파워니 여성상위시대니 하는 말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내가 살고 있지만 나는 단연코 고개를 흔들고 싶다. 여성은 남성과 다르게 치마를 입는 특권을 가졌다. 그렇듯 그 다름의 매력을 영원히 잃지 말아야 여자로서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게 아닐는지…….

<렌즈 속의 뉴질랜드> 뉴질랜드 여름 비치 풍경

댓글 0 | 조회 3,877 | 2009.12.19
지구 북반구인 한국의 12월은 겨울인데 남반구에 위치한 뉴질랜드는 여름입니다. 여름 어느 날, 오클랜드 노스쇼어 시티의 타카푸나와 밀포드 비치에서는 해변을 즐기는… 더보기

세상을 보는 시각

댓글 0 | 조회 2,687 | 2011.09.28
21세기 미래의 변화가 가져 올 극적인 성장의 한 축이 디지털 테크놀러지라면 또 하나의 축은 DNA혁명으로 표현되는 생물공학이다. 물리학은 전자, 전기 등 자연 … 더보기

어느 유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2,528 | 2011.08.24
유학생을 만났다. 그녀는 큰 키에 긴다리 가름한 얼굴에 잘 정돈된 말씨 그리고 갈색 긴머리를 한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소녀시대였다.그녀에게 별 기대감 없이 상… 더보기

금 같은 사람을 만드는 칭찬

댓글 0 | 조회 3,358 | 2011.08.10
성경 잠언 27장 21절 말씀에 “도가니로 은을 풀무로 금을 칭찬으로 사람을 시련하느니라(만드느니라)”는 말씀이 있다. 도가니로 은을, 풀무로 금을 만든다면 그 … 더보기

에덴의 삶을 위하여

댓글 0 | 조회 2,752 | 2011.07.26
일본의 물 전문가인 마사루 이모토 박사는 분명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성경이 수천년동안 가르킨 내용을 확증시켜 주고 있어서 흥미롭기만하다. 그는 … 더보기

의지할 곳이 없을 때

댓글 0 | 조회 3,354 | 2011.07.13
오랜 경제적인 어려움이 생기면서 참으로 어둡고 침울한 소리를 종종 듣게된다. 무엇을 어찌 풀어야 할 지 모르는 문제를 눈앞에 놓고 있는 이들의 문제를 어떻게 풀 … 더보기

행복한 습관

댓글 0 | 조회 2,904 | 2011.06.29
늘상 있었던 것처럼 화요일 중보기도회를 은혜롭게 마치고 준비해 온 점심식사를 마친 후 작년에 익은 감이 하도 탐스러워 원도 없이 많이 사가지고 오던 기억에 봉고차… 더보기

자신을 사랑하라

댓글 0 | 조회 2,784 | 2011.06.15
리아는 이민 나온지 25년된 이집트 여자다. 그녀는 매우 지적으로 존경 받을만하며, 학문의 스킬이 얼마나 잘되어 있는지 타인의 부러움을 살만한 인재다.그녀의 유학… 더보기

말하는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댓글 0 | 조회 5,409 | 2011.05.25
자아상을 높이는데 우리의 입술만한 도구가 없다. 말은 씨앗과 같다. 말에는 창조의 힘이 있다. 이사야는 우리가 자기말의 열매를 먹는다고 했다. 말한 그대로 열매를… 더보기

거지가 버린 옷

댓글 0 | 조회 2,969 | 2011.04.27
2000년 전의 여리고 근처에 자리잡고 앉아있던 거지 바디메오에게 겉옷은 세가지 이유로 중요했다. 첫째는 밤의 한기를 막기 위해 필요했고, 둘째 돌아갈 집이 없으… 더보기

복(福) 이란 무엇일까?

댓글 2 | 조회 2,499 | 2011.04.13
하나님은 자신이 결정하신 뜻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시다. 예수께서 언급하신 여덟 가지 복은 모두가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복이다. 물질적, 세상적으로 명예를 갖게… 더보기

화평케하는 자의 복

댓글 0 | 조회 2,959 | 2011.03.22
늘 만나고 싶은 사람은 ‘you’ 메세지를 많이 쓰는 사람보다 ‘I’ 메세지를 많이 쓰는 사람이라는 말이있다. ‘너는 이러저러 하다’라는 말은 듣게되면 평가 받는… 더보기

마음이 청결한 자의 복

댓글 0 | 조회 2,827 | 2011.03.09
스티븐 릉구라는 아프리카 흑인 선교사가 쓴 에는 그의 재미있는 경험담이 소개되어 있다. 선교사는 흑인 빈민촌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백인 동네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 더보기

긍휼히 여기는자의 복

댓글 0 | 조회 2,762 | 2011.02.23
예수께서 ‘긍휼히 여기는자’가 복이 있다고 하셨다. 왜냐하면 ‘저희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긍휼이란 어떤 감정이나 느낌이 아니다. 긍휼에 해당하는… 더보기

의에 주리고 목마른자의 복

댓글 0 | 조회 2,769 | 2011.02.09
우리가 살아 있다는 진정한 증거가 무엇인가? 예전에는 심장이 뛰고 있으면 살아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뇌가 살아있는가 죽어있는가를 생사의 분기점으로 삼는다. 그… 더보기

온유한자의 복

댓글 0 | 조회 3,607 | 2011.01.25
자기 사랑은 자기가 갖고 있다는 말이있다. 예수의 설교에서도 ‘온유한자가 복이 있다’고 하셨다. 우리는 흔히 온유라는 말을 오해하고 그릇 표현한다. 예를 들어 결… 더보기

복 있는 사람은

댓글 0 | 조회 2,906 | 2011.01.14
새해가 되면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는 말은 ‘복’ 받고 살라는 것이다.예수의 체계적인 첫 설교가 복이였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겠는가? 복이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하기…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3,099 | 2010.12.22
사랑의 종류 중 첫째는 에로스로 이는 남녀간의 사랑입니다. 둘째는 필리아입니다. 이것은 친구간의 사랑입니다. 우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형제애라고 말할 수도 … 더보기

모델

댓글 0 | 조회 3,069 | 2010.12.08
1923년 9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에 걸쳐 일본 관동지방에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 사흘간의 지진으로 죽거나 부상당한 사람이 무려 3백4십만 명이었습니다. … 더보기

역전의 힘

댓글 0 | 조회 2,789 | 2010.11.24
시골 산골짝에 내 할머니를 엄마삼아 살던시절이 있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가 한창피고 벌거숭이 산을 이쁘게 장식하는 유일한 꽃이니 힘든줄 모… 더보기

감사

댓글 0 | 조회 2,969 | 2010.11.10
커다란 단상위에 밑에는 볏단을 깔고 배추와무우 누런호박 그리고 감,사과 등의 채소와 과일들을 조화있게 차려놓느라 분주했던 주일학교 가을철 행사가 있었다. 샌디애고… 더보기

너 때문이야!

댓글 0 | 조회 3,161 | 2010.10.28
“똥 싼놈이 성낸다”라는 말이있다. 인간의 역사와 기원을 찾아올라가 보면 성경에서 많은 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인간의 마음속의 행복과 불행이 나누어진 기록을 찾… 더보기

가정의 힘

댓글 0 | 조회 2,513 | 2010.10.12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가고 싶어 하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집일 것이다. 세상 어디에도 집만한 곳은 없기 때문이다. 집이란 물론 건물 이상을 의미하지만 집에 … 더보기

마지막 날에

댓글 0 | 조회 2,632 | 2010.09.29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인 장폴 샤르트르(J.P Sartre, 1905~1980)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는 무신론적 실존주의 철학… 더보기

나만의 관계로

댓글 0 | 조회 3,076 | 2010.09.15
“하나님이 어디있어요? 보여주면 내가 예수님 믿지.” 무엇이든 무모하리만치 용기가 있고 맹목적이기도한 학생시절에 전도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가 했던 말이다. 그리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