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 천사들의 합창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29] 천사들의 합창

0 개 2,511 KoreaTimes
어제 비맞은 골프가방이 아직도 포켓마다 입을 벌리고 말려 달라고 보채고 있는데 오늘 아침도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 검고 짙은 구름이 해를 삼켜 버렸다.

반나절을 하릴없이 딩굴다가 덥다고 여름내 미루었던 수영장엘 가기로 했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계절을 감지해 벌써 움츠려 들려는 컨디션을 달래보고 싶었다. 마침 어느 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몰려 와 수영대회를 하는 모양으로 장내가 어수선했다. 인터 정도의 아주 어리지 않은 남녀학생들이었고 전체가 하는 시합이 아니라 대표팀들인 모양이었다. 귀에 익지 않은 딱총소리에 번번히 자즈러지게 놀래는 내가 웃읍다.

하루종일 집에 있어 봐야 사람소리 하나 들을 수 없는 고요 속에 길들여진 내 청각이 오늘 너무 놀래는 게 아닐까? 아마 막혔던 귓청이 청소가 되듯 후련하게 뚫린다는게 맞는 느낌일 것이다.
  
네 팀이 계영을 하는 참이었다. 제비처럼 날렵한 몸매로 물속에 뛰어드는 어린 선수들. 마치 바람에 날아든 한점 낙엽 같다. 아직 저학년인듯 아기같은 꼬마도 있지만 다 자란 숙녀처럼 미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여학생들도 있다. 제 팀이 잘한다고 팔짝 팔짝 뛰는 여학생 엉덩이가 제법 빵빵하고 다리도 쭉 뻗어 미끈하다. 공처럼 가볍게 뛰는 폼이 탄력이 있어 너무도 예뻤다. 아이들이 발을 구르며 내지르는 함성에 나도 모르게 활기가 솟는 것 같아(그래 바로 저거야) 하며 그들과 하나가 되는 일체감에 빠져 넋을 빼앗겼다. 일등으로 들어온 라인의 아이들이 서로 끌어안고 좋아하는 모습은 올림픽 경기가 무색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깔깔거리고 웃는 모습도, 팔짝 팔짝 뛰는 모습도, 서로 끌어안고 좋아하는 모습도, 목이 터져라 악을 쓰며 응원하는 모습, 그 어떤 것도 하나같이 신선하고 귀엽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운다 한들 미운 데가 있을까? 하늘을 날듯 세상이 온통 제것인양 마음껏 웃고 떠드는 아이들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나에게 저런 때는 아마 없었지) 6ㆍ25 동란의 아수라장 속에 내 사춘기는 묻혀 버렸고 충충하고 암울했던 기억만이 추억 저편에 머물러 있다.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사람은 활기차게 움직일 때가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현장에서 일할 때 뿜어내는 활력이야말로 남성미의 극치가 아날까. 눈 코 뜰새없이 바쁘게 자기 일에 몰두하는, 또는 어떤 집념으로 이지의 눈빛이 번뜩이는 그 순간이야말로 생생한 삶의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가족을 위해 맛있는 식탁을 마련코자 주방에서 서성이는 여자들의 바쁜 모습이야말로 그 어떤 화장으로 단장을 한 때보다 더 아름답게 돋보이는 것 또한 활력 때문이 아닐는지…. 그러나 외식문화가 범람하고 남자들처럼 바깥일에 동참하다보니 여성 특유의 매력 하나는 잃은 것같다. 시대의 흐름이 여성도 남성과 동질화 되어가고 있어 된장찌개 맛있게 끊이는 여성의 매력은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만 같아 안타깝다.

아이들이 바톤터치를 하려는 순간에 흥분과 긴장으로 팔다리를 마구 흔들며 초조해 하는 것도 짜릿한 감동으로 전해져 왔다. 같이 손뼉도 쳐주고 악도 쓰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게 그들과 달랐다. 내 몸은 스파풀 안에서 목만 길게 빼고 속으로만 흥분하는 처지가 아니던가. 사람은 마음으로 나이를 먹는 것은 아닌가 보다. 할머니라는, 어머니라는 여건들이 어른으로 성숙된 의식을 갖게 하는 모양이다.

어느덧 게임은 끝나고 돌아가는 시간이 되었나 보다. 선생님들이 철수하자마자 빗자루를 쓸어 낸 마당처럼 이층 응원석까지 순식간에 텅 비어 버렸다. 나란히 나란히 파랑줄 노랑줄로 되어 있는 빈 의자들만이 선명한 빛깔로 남아있다. 빨갛게 꽃잎처럼 팔랑거리던 유니폼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텅 빈 풀장안의 물은 아무도 건드린 흔적없이 호수같이 잔잔해 지극히 펑화로웠지만 내 귀엔 아직도 그들의 함성이 들리고 있다. 아직 세상에 때묻지 않은 청아하고 맑은 탄력있는 소리들이……. 오늘 저녁엔 정성스럽게 된장찌개나 끊이며 내 사라져 간 여성스러움을 찾아 볼까나.

Athletic Club

댓글 0 | 조회 1,824 | 2006.10.20
야외활동하기에 좋은 날씨인 Term 4와 Term 1에만 운영되는 체육 club이 있다기에 요즘 운동부족인 아들을 데리고 갔다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Fee가 엄… 더보기

여섯번째 상, 세번째 방학

댓글 0 | 조회 1,799 | 2006.09.27
Term 3가 끝나고 방학시작. 이제 2주간 하루종일 아들과 씨름해야 한다 수영장 한번 놀러가고 공원에 한번 가고 바닷가 한번 가고 친구생일파티 한번 가고 그러다… 더보기

9살 유학생의 기도

댓글 0 | 조회 1,616 | 2006.09.27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06년 7월 30일 학교에서 생활 잘 하게 해 주세요8월 1일 성경책 잘 읽고 똑똑하게 해 주세요 8월 2일 수영 잘… 더보기

조기유학 : 2년이 적당?

댓글 0 | 조회 2,344 | 2006.09.15
사례 1. A양과 B양은 자매간이다 언니는 초등학교 5학년, 동생은 3학년때 뉴질랜드로 왔다 2년동안 학교에 다녔고 집에서는 꼬박 2년간 개인영어과외도 받았다 언… 더보기

애물단지

댓글 0 | 조회 2,277 | 2006.09.09
3,200불에 차를 샀다 1995년식 일본 토요타였다 원래 매매가격은 3,300불이었다 당연히 아저씨 좀 깍아주세요 라는 말을 했는데 아저씨 왈, 싼 물건에도 한… 더보기

여왕의 서거

댓글 0 | 조회 1,746 | 2006.09.02
2006년 8월, 뉴질랜드 국내 뉴스 중 단연코 1위는 여왕의 죽음이다 영국여왕이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지만 뉴질랜드라는 나라에도 여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 더보기

좀도둑

댓글 0 | 조회 1,900 | 2006.08.27
어젯밤 앞집사는 키위여자가 찾아왔다 자기네 잔디밭에 세워둔 차의 바퀴 4개가 모조리 없어졌단다 허걱! 어둠속을 뚫고 보니 차는 있는데 바퀴가 휑하니 없다 뭔가 본… 더보기

다섯번째 상 - Math Superstar

댓글 0 | 조회 1,548 | 2006.08.18
아들이 상장을 쑥 내미는데 상 이름이 참 웃긴다 "Mathematics Superstar Certificate" 요즘 Superman 영화가 뜨더니 상 이름을 시… 더보기

Tooth-brush Day

댓글 0 | 조회 1,769 | 2006.08.09
8월 7일은 뉴질랜드에서 구강의 날인 모양이다 저녁 뉴스를 보니 어느 초등학교의 강당에 아이들을 모아 놓고 양치질의 중요성,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 더보기

해리포터의 결말은 죽음

댓글 0 | 조회 1,779 | 2006.08.08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편이 지금 집필중이다 작가 J.K.Rowling이 현재 7편을 쓰고 있는데 어떻게 끝을 맺을지 결정했다고 한다 2명의 캐릭터가 죽게 된다고.… 더보기

친절한 오클랜드사람들

댓글 0 | 조회 1,691 | 2006.07.31
가장 친절한 도시 순위 1위: 미국의 뉴욕 2위: 스위스의 쮜리히 3위: 캐나다의 토론토 4위: 독일의 베를린 7위: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15위: 영국의 런던, … 더보기

김윤진

댓글 0 | 조회 1,793 | 2006.07.17
아이들을 재워놓고 Prime TV의 David Letterman쇼를 가끔 보곤 한다 며칠전에 별 생각없이 TV를 틀었더니 마침 guest를 소개하는데 마이클 더글… 더보기

Korean Missile Crisis

댓글 0 | 조회 1,681 | 2006.07.08
2006년 7월 6일자 뉴질랜드신문을 보니 제 1면에 대문짝만한 김정일의 사진이 보인다 서울에서 열린 북한의 미사일발사 규탄 집회에서 김정일의 사진을 불태운 모양… 더보기

캔디

댓글 0 | 조회 1,582 | 2006.06.29
내겐 참 착한 친구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캔디 어찌나 착한지 그 친구에게는 착하다는 수식어외에는 다른 것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다 갈색머리에 갈색눈의 백인으로 그녀… 더보기

[re] 오클랜드 굴욕 사건

댓글 0 | 조회 1,493 | 2006.06.26
>1. 수학문제 > >백의 자리의 숫자가 3인 세자리 수 중에서 347보다 작은 수는 몇개입니까? > >아들녀석이 써 놓은 답을 보니 … 더보기

오클랜드 굴욕 사건

댓글 0 | 조회 1,776 | 2006.06.23
1. 수학문제 백의 자리의 숫자가 3인 세자리 수 중에서 347보다 작은 수는 몇개입니까? 아들녀석이 써 놓은 답을 보니 47. "야, 다시 똑바로 해 봐"냅따 … 더보기

네번째 상 받다

댓글 0 | 조회 1,536 | 2006.06.19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오늘 assembly 했니?" "응,... 참, 근데, 나 상 받았다!" "진짜?와, 추카추카, 근데 무슨 상이야?" "음.… 더보기

몰리 후피 - 시즌 2

댓글 0 | 조회 2,393 | 2006.06.07
옛날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 많은 아이들을 기르는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다 쓰러져가는 방 두칸짜리 오두막에서, 쌀구경을 제대로 못해감자와 옥수수로 근… 더보기

Hairy Women은 용감해야 한다

댓글 0 | 조회 1,822 | 2006.05.31
뉴질랜드에 살면서 한국에 비해 편리한 점 중에 하나는 쉽게 wax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거다 예전 미국의 월마트에서 첨 왁스를 접하고 여자들도 이런 걸 꼭 해야하… 더보기

donation이 너무 많다

댓글 0 | 조회 1,495 | 2006.05.23
아들녀석이 집에 오더니 가방에서 웬 편지를 한 장 내민다 읽어보니 지난학기에 80불 donation을 안 냈으니 이제 100불을 납부하라는 내용이었다 1년에 80… 더보기

global citizen

댓글 0 | 조회 1,569 | 2006.05.10
아들은 이제 3학기째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어느날 부터인가, 내가 시킨 것도 아닌데, 집에서는 간단한 말이나 특히 감탄사등은 모두 영어로 하고 있다 동생이… 더보기

뉴질랜드 운전면허 시험

댓글 0 | 조회 2,312 | 2006.04.21
뉴질랜드에 온지 7개월째다 오프라 윈프리는 단 하루도 9.11 희생자들을 생각하지 않고 지난 날이 없다고 단언했지만, 나는 지난 6개월이상을 운전면허에 항상 가위… 더보기

111 전화해봐야 소용없다?

댓글 0 | 조회 1,852 | 2006.04.09
한국의 119처럼 뉴질랜드에서는 비상시에 111로 전화하면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111로 전화해봤자 너무 늦게 와서 소용없더라는 얘기를 여러번 들어왔다 사실 속으… 더보기

"나도 이렇게 하나님을 만났다"

댓글 0 | 조회 1,842 | 2006.04.03
나는 꽤 바쁘게 살아온 편이다. 항상 무엇인가 목적을 두고 그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해 왔었다. 사회적인 성취를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애를 쓴 적도 많았고 그 목표… 더보기

스펠링 대회

댓글 0 | 조회 2,062 | 2006.03.29
2주전쯤에 예고된 스펠링대회를 어제 치루었다 3학년인 아들에게는 총 50개의 예상단어가 주어졌다 단어들은 상당히 쉬운 편이었다 before, make, tak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