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청계천을 가보고 싶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25] 청계천을 가보고 싶다

0 개 2,476 코리아타임즈
  해가 바뀌고 나니까 마음도 바뀌나? 그럭저럭 잘 견디던 향수병이 갑자기 도지나보다. 고국이 그립다. 나 없는 사이 많이도 달라진 서울, 청계천이 다시 살아났단다. 그 조용히 흐르는 맑은 물줄기를 따라 마냥 걸어보고 싶다는 욕구며 마치 또다른 제 삼의 나라에 간 듯한 느낌으로 닥아서고 싶은 서울. 세계 사람들이 서울을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처럼 나도 이젠 이방인이 되어 그들을 공감하는 처지가 되었다.

  낮이면 하늘을 누렇게 휘덮으며 밤이면 별빛을 흐리게 하고 동틀 무렵이나 해질녘이면 고층빌딩에서 마치 죽은갈색의 바다처럼 보이는 오염 된 안개로 싸여있는 서울. 그 오염물질들은 여름이면 뜨거운 열기와 만나 피부를 따끔거리게 하는 짙은 스모그로 바뀐다. 그러나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이 약점들이라면? 한바탕 소나기가 퍼붓고 난 후의 선명하고 생동감있는 풍경들과 사계절이 있어 바뀌는 모습이 아름다워 권태기가 올 법한 칠 년을 잘 넘기고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영국인.

  옛날 서울보다는 홍콩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변해버린 서울이지만 따끈한 온돌방에 지친 몸을 뉘이며 본질적인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는 감각의 기쁨을 말한 미국인. 평범한 경험은 쉬 잊혀지지만 특이한 경험은 영원하다 라고.

  나를 네게 묶어두는 것은 무얼까? 그것은 사랑 아니면 다른 접착제일까? 무얼까? 기다려 가지마 하루만 좀 기다려 하고 말하게 하는 것은. 서울을 돌아보고 올림픽 공원에 도착했을 때 그러한 시상이 떠올랐다는 인도의 유학생, 아시아의 황금기에 등불을 든 자가 서울에 있으니 그 등불은 동방의 빛으로 다시 한 번 밝혀질 것으로 기다리고 있네. 이 은밀한 에덴. 이 푸른 멜로디 느낄 수 있는가? 세대를 걸쳐 볼 수 있게 자연이 만들어 놓은 것을….

  거리와 골목의 끝없는 미로속에서 색색의 야간 네온불빛이 깜박이고 윙윙대며 눈부신 복잡한 거리, 음식냄새가 흘러 넘치는 축제의 밤, 그러나 20년동안 한국은 경제대국으로 성공에 굶주린 호랑이를 등장했다고 쓴 캐나다인.

  한국 여성과 결혼해 세계 10대 문명도시인 서울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체험하는 이웃사랑 이야기의 중국인.

  지하철 2호선 개통도 되기 전에 압도적인 교통수단이었던 버스로 시내 곳곳을 누비며 관광을 했다는 일본인. 한약냄새가 풍기는 경동시장까지….

  그리고 신혼부부 기념사진 촬영장으로 바뀐 경복궁 덕수궁 비원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재미며 일요일 산책을 위해 아이스피켈까지 북극 탐험가의 복장으로 완전무장을 한 남녀를 보고 놀라웠다는 프랑스인.

  남산 타워에 가서 서울의 옛모습 사진을 보고 눈 깜짝할 사이에 꼭대기까지 올라가 진짜 오늘의 서울 모습을 보며 놀랍다는 호주인. 서울의 그 아름다운 궁들이 왜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지 안타깝단다.

  근대 서울을 보는 세계인들의 느낌은 그렇겠지만 반세기 저편의 서울모습은 서정시같은 정서가 아름답게 깔려 있었다. 미션베이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뚝섬 유원지에서 수영을 했다. 돛단배 유유히 넘나드는 한강,그 강가에서 고무신 벗어 들고 송사리도 건지고 계절따라 들어오는 싱싱한 고깃배를 반가움으로 맞던 나 어릴적 시절의 옛 서울, 내 추억은 그 때의 서울이 더욱 생생하다. 오직 한가지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것은 서강쪽으로 물드는 황혼만이 여전할 뿐…,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바뀌어 이제 또한번 탈바꿈을 한 서울의 모습, 시내 한복판 고층빌딩 사이를 누비고 젖줄같은 맑은물이 흐르고 있을 아름다운 청계천, 미라보 다리같이 진짜 수표교도 있을테지. 요즈음 외국인들은 어떤 시각으로 서울을 이야기할까?

  언제인가 촌티 물씬 풍기는 코질랜더로 그곳을 두리번거릴 바로 내 모습이 지금부터 웃습기만 하다.

[361] 바보가 되어가는 이야기 하나

댓글 0 | 조회 2,571 | 2007.07.23
"여기 우산 떨어졌는데요" 등 뒤에서 들려 오는 말에 흘낏 돌아보니 어떤 젊은이가 내 우산을 집어서 작은 돌담에 얌전히 걸쳐 놓고 간다.(어머나 큰일 날 뻔 했네… 더보기

[332] 9988ㆍ1234

댓글 0 | 조회 2,563 | 2006.05.08
적당히 잘쓰면 좋지만 잘못쓰면 남에게 혐오감을 주는게 향수(香水)라고 늘 생각해 왔다. “아우님 내가 향수를 좀 썼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너무 진한 향수냄새… 더보기

[326] 섣달 그믐날

댓글 0 | 조회 2,549 | 2006.02.13
어제까지만 해도 구름이 오가는 변덕날씨에 바람마져 사납더니……, 오늘은 미동도 하지 않는 엷은 레이스의 창문 커텐이 답답할 정도로 무덥다. 볕은 따가워도 그늘에만… 더보기

북유럽 여행기 (스웨덴)편

댓글 0 | 조회 2,547 | 2013.01.31
실야라인(silja line) 크루즈의 선상 뷔페식사 분위기가 더 없이 푸근하고 즐거워 피곤한 여정에 달콤한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낯선 음식을 맘껏 두루 맛보는… 더보기

Happy new year

댓글 0 | 조회 2,521 | 2012.01.31
2012년. 첫날 새 아침. 현관문을 열고 나서려는데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happy new year_” 언제나처… 더보기

[317] 솔잎 향기 그윽한 추석을 맞다

댓글 0 | 조회 2,519 | 2005.09.28
바람 몹씨 사납던 지난 주말, 추석을 이틀 앞둔 날이다. 그 바람 속에서 악전고투로 공을 날려야만 하는 막힌 데 없는 골프장. 거의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그럭… 더보기

[320] 그 비취에 가면.....

댓글 0 | 조회 2,515 | 2005.11.11
처음에 그 곳을 찾았을 땐 단순히 집에서 가깝다는 지리적인것 말고 달리 갈만한 그럴 듯한 곳을 찾지 못해서였는데 이제는 정이 들대로 들어서 헤어질 수 없는 친구처… 더보기

빨강 구두 아줌마

댓글 0 | 조회 2,514 | 2017.07.25
밖은 비 바람이 사납다. 오늘같은 날, 밖에 볼 일이 없으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어둠침침한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옷을 두둑히 입고 앉아 있는데 있을수록… 더보기

[322] 쌍둥이 아빠 고마워요

댓글 0 | 조회 2,510 | 2005.12.12
지치도록 피곤하게 운동하고 돌아와 막 현관문에 키를 꽂는 순간이다. 마치 내가 돌아왔음을 보고나 있듯이 안에서 요란스럽게 전화벨이 울려댄다. 누가 그리 때를 잘 … 더보기

마음이 부자이고 싶다

댓글 0 | 조회 2,499 | 2016.07.28
알람소리에 잠이 깼다. 이불속에서 오시시 한기가 느껴진다. 히터와 침대매트에 스윗치를 올리고 바른자세로 다시 눕는다. 몸이 따뜻해져오면서 살폿이 다시 잠이든다 달… 더보기

[329] 천사들의 합창

댓글 0 | 조회 2,499 | 2006.03.27
어제 비맞은 골프가방이 아직도 포켓마다 입을 벌리고 말려 달라고 보채고 있는데 오늘 아침도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 검고 짙은 구름이 해를 삼켜 버렸다. 반나절을 하… 더보기

[358] 서울내기 전원에 살다

댓글 0 | 조회 2,498 | 2007.06.13
숨가쁘게 달리던 차가 여주 "세종대왕 능" 부근에서 한숨 돌리듯 속도를 늦춘다. 엄청 조용하고 아늑했을 명당이련만 지금은 개발의 붐을 타고 근처까지 파헤쳐져 어수… 더보기

현재 [325] 청계천을 가보고 싶다

댓글 0 | 조회 2,477 | 2006.01.31
해가 바뀌고 나니까 마음도 바뀌나? 그럭저럭 잘 견디던 향수병이 갑자기 도지나보다. 고국이 그립다. 나 없는 사이 많이도 달라진 서울, 청계천이 다시 살아났단다.… 더보기

[313] 바람이 흘리고 간 티끌이겠지…

댓글 0 | 조회 2,473 | 2005.09.28
친정 어머니가 아마 지금의 내 나이때쯤이라고 생각된다. 어느 날인가, 우리집엘 오셨는데 핸드백 안에서 불쑥 사진 한 장을 꺼내 내게 건네셨다. 모서리가 닳고 색도… 더보기

반갑잖은 손님이 저기 또 오시네

댓글 0 | 조회 2,459 | 2015.12.22
집 앞 길가에 나가서 빨간 신호등을 마냥 켜 둘까? 현관문을 지킬까? 아니면 방 문이라도 잠가 버리면 그 손님은 오지 않을는지?....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세월… 더보기

[294] 베티의 웃음소리

댓글 0 | 조회 2,452 | 2005.09.28
무슨 꽃일까? 부스럼 앓는 나무처럼 꺼칠한 고목나무에서 바람결에 떨어져 내린 손톱같이 가느다란 꽃잎이 온통 바닥에 하얗다. 소복하게 차를 뒤덮은 어느날 아침 긴 … 더보기

그날, 버니(Burnie)에서

댓글 0 | 조회 2,449 | 2012.03.28
크루즈 중에 배에서 내리는 날은 언제나 바쁘다. ‘타스마니아’는 ‘오스트레일리아’ 땅이긴 하지만 육지 밑으로 외떨어진 … 더보기

미나리, 미나리 강회

댓글 1 | 조회 2,432 | 2012.09.25
지겹도록 비가 내려 지루하기만 하던 한 겨울. 그래도 그 비 덕분일까? 통통하게 살이 오른 원 줄기에 마냥 나긋하게 자란 미나리를 만나니 반갑다. 그 것을 보는 … 더보기

[328] 잘못된 친절

댓글 0 | 조회 2,428 | 2006.03.14
“아뿔사 그랬었구나”밤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벌떡 일어났다. 갑자기 옆의 누군가에게 망신이라도 당한 듯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바보 못난이… 더보기

‘세익스피어 파크’에서

댓글 0 | 조회 2,413 | 2015.04.30
이민 보따리를 풀고 한참 지나서 처음 나드리 가 본 곳이 ‘쉑스피어 팍’이었다. 벌써 십년도 더 지났지만 처음 느낀 인상 때문인지 갈 때마다 기분이 좋다. 내가 … 더보기

꽁트 한마당(공선생의 하루)

댓글 0 | 조회 2,399 | 2014.03.26
베란다에 들어오는 햇볕이 눈이 시리도록 밝고 화창한 날이었다. 할 일 없는 ‘공명수’씨는 흔들 의자에 기대앉아 가볍게 눈을 감았다. “공선생님은 아직도 젊으셔요 … 더보기

부녀 별곡 (父女 別曲)

댓글 0 | 조회 2,359 | 2016.03.24
이제 여기 여름도 한국처럼 덥다고 느끼며 무더위 속에서 한 여름을 보냈다.뙤약볕에 불화로처럼 달아오른 어느 일요일 오후. 서늘한 바람 그늘이 그리워 고목으로 울창… 더보기

행복의 유람선, 크루즈 여행

댓글 0 | 조회 2,339 | 2019.04.23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머리속에 지워지지 않는 TV 영상이 하나있다.‘사랑의 유람선’...그 시간을 맞추려고 저녁시간을 서둘러야 했다. 물 묻은 손을 털고 TV … 더보기

그러시면 안돼죠

댓글 0 | 조회 2,330 | 2012.04.26
“엄마, 이모한테 전화 좀 드려보세요.” 언제나 장난끼 넘치는 응석조로 전화 해 오던 한국의 딸아이 목소리가 오늘은 영 아니었다. (무슨일이… 더보기

살다보니 이런일이...

댓글 0 | 조회 2,282 | 2022.01.26
온종일 정신없이 일을 해 냈으니 몸이 젖은 솜뭉치처럼 무거웠다. 오랫동안 쓰지않던 근육들이 놀랐는지 뻐근하고 아팠다.여름날 긴 긴 하루가 번개처럼 지나갔다.긴장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