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보다는 손수건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화살보다는 손수건을---

5 2,229 김영나
모름지기 좋은 정치란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모르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노자(老子)가 요(堯) 임금의 ‘무위(無爲)의 다스림’을 칭송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고, 21세기 논리로는 맞지 않는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배부르고 등 따습고 안락하면 그만이다. 어떤 정치가나 정당이 무슨 정책을 펴는지 왈가왈부하면서 온 국민이 정치에 신경을 곤두세운다면 절대로 좋은 정치라 할 수 없다. 일례로 한국 사람들은 최악의 정치 상황들을 거쳐서인지 두어 명만 모이면 정치 얘기다. 남자들은 아내들의 하소연은 귓등으로 흘리지만, 정치 얘기만 나오면 입에 거품을 물고 몇 시간이고 토론한다. 모두 정치가이며 정치평론가들이다. 정치가들이 함부로 쏜 화살에 맞았거나, 너무 힘을 주어 날린 정책 때문에 과녁이 찢어져서 그 상처가 알게 모르게 깊게 남아 있어서이리라. 
 
뉴질랜드 정부는 요즘 ‘복지 개혁’이라는 과녁에 연일 화살을 쏘아대고 있다. 학생 수당과 융자는 최장 200주까지만 가능하고, 수당 받는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무료 피임약을 제공하겠다고 한다. 은퇴 연금 나이를 현재 65세에서 67세로 올리느냐 마느냐도 연일 논쟁거리다.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나와 시위를 하고, 가난한 여성들은 애 낳는 일이 축복이 아니라 눈칫밥을 고봉으로 먹어야 함을 깨닫고 서러운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고 있다. 65세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많은 이들도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화살이 비껴갔다. 국민당은 힘들게 일한 세대에 대한 예후를 지켜서 은퇴 연금 수혜 연령을 높이지 않겠다는데---, 글쎄다. 
 
화살은 그치지 않았다. 정부는 2017년까지 12개월 이상 수당 받는 자들을 30%(23000명) 감축하겠다고 한다. 실업 - 병가 - 혼자사는 여성 - 홀부모 수당 수혜자들이 대상이다. 유아 교육율을 94.7%에서 98%로 끌어올리고 영유아 예방 접종률 높이겠다, 아동 폭력 피해 아동 수를 1천명선까지 줄이겠다라는 얘기도 나왔다(1천명은 0까지 감축되어도 좋겠다). 

활쏘기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화살을 날리는 것이 아니다. 과녁을 꿰뚫는 힘자랑은 더더욱 아니다. 진정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살리는 일이 무엇인지 호흡을 모으고 정신을 집중시켜서 과녁의 중심이 커다랗게 다가오면 가볍게 활 시위를 놓아주면 되는 것이다. 날아간 화살은 국민들이 진정 행복해지는 한 점에 꽂히고 국민들은 배 두드리면서 춤추며 즐거운 노래를 부르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정치가의 과녁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송(宋)나라 때 어느 고을의 현령이었던 정호라는 사람은 그의 집무실에 시민여상(視民如傷)이라는 사자성어를 걸어놓고 날마다 곱씹었다. 백성을 상처입은 사람으로 가엾게 여기며 어루만지고 보살펴주는 마음가짐을 말하는 것. 이는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도 말한 바 있으며 퇴계 이황도 정치가의 덕목으로 꼽았다. 언젠가 본인의 졸고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공자나 맹자도 백성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정치가의 기본 덕목이며, 그런 마음으로 정치를 한다면 정치는 손 안에 구슬을 굴리는 것처럼 쉽다고 말했다. ‘정치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던 고 김수환추기경의 말씀도 떠오른다. 아마 요 임금의 ‘무위의 다스림’은 그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손 안에서 구슬을 굴리 듯 하는 정치에 백성들이 무슨 스트레스를 받겠는가. 그런 시절에 백성들은 임금이 누군지도 몰랐다. 다만, 자신들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이에 대한 사모와 사랑으로 가슴 벅찬 나날을 보냈을 뿐. 그리고 그 임금들은 후대까지 전설처럼 남아 있다. 지금으로부터 4천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요순(堯舜) 임금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치 않은가. 
 
정치가들의 손에는 화살보다는 손수건이 곱게 준비되어야 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힘없고 약하고 가난한 서민들은 돌봐줘야 할 최우선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들과 함께 눈물을 나누고 상처를 위무하고 희망을 심어주는 이야말로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초인인 것이다. 

엊그제, 은행 앞이었다. 구걸하는 남자가 비에 젖은 채 누군가가 주고간 빵을 뜯어먹고 있었다. 찬비가 하루종일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물론 겨울이었다. 
 
syahn
활을 많이 쏘고 힘자랑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정치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네요. 한국에서도 현재 각 정당에서 대선 후보가 가닥이 잡힌 상태인데 각 후보들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ygna7
syahn님! 안녕하세요?
누수되는 정부 예산만 알뜰하게 관리해도 저소득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텐데요---중산층이 죽으면 나라가 망할 수밖에요. 건강하시고 열심히 뛰세요. 화이팅!!!
 
은하수별
'측은지심'을 마음에 품고 살지 못하는 리더들이 많은 사회에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흥' 이 없는 것 같아요. 복지가 강세이던 이 나라에 최근 이곳 저곳에서 홈이 파이고 있는데 가장 먼저 학생들이 거리로 나왔지만. 추임새를 내주는 어른들도 별로 없고.. 서민들이 힘들면 이주자, 이민자도 힘들기 마련인데,. 힘든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잇는 공간이  많으면 좋게네요
ygna7
은하수별님! '삶의 흥'이라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신명나는 일이 없으니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나봅니다. 저희 집에도 술병이 2열 종대로 길게 늘어섰네요.
고전은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인간 본성을 위무하면서 삶의 지침, 정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고귀한 말씀들이란 생각이 점점 더 강하게 드는 요즘입니다.
은하수별
그렇죠? 고전이 그립고 변방에서 내는 소리들에 더 마음이 가네요.. 술이 고픈데 술친구가 없는 곳에서 사는 탓에 애궂은 커피가 자꾸 들이킵니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76 | 4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198 | 4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161 | 4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375 | 4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488 | 4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21 | 4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42 | 4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37 | 5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4 | 5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5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098 | 5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0 | 5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5 | 5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89 | 9일전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8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6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39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92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63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16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15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7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3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