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고 끓여주세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지지고 볶고 끓여주세요!

1 2,997 김영나
그보다 더 시끄러울 수는 없었다. 한국에 머무는 두어 달 동안 나는 왁자지껄한 소음의 소용돌이 속에 내던져졌다. 
 
3월, 핵안보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 몇날 며칠 한국이 지구촌 핵문제의 중심이라도 된 듯 요란했다. 

4월, 조선족 모씨가 20대 여성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온 나라가 울분으로 웅웅거렸다. 총선을 앞두고는 각 당들이 쇄신을 앞세우며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왈가왈부했다.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후에는 확성기 선거 유세가 온 동네에 왕왕거렸다. 곧 이어 임기 말년을 맞은 대통령 측근들이 속속 구속되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12월에 있을 대선 얘기로 시중은 점쟁이가 복채를 마구 흔들어 대 듯이 어지럽고 긴장되고 음흉했고 소란스러웠다. 뒤이어 미국 광우병 걸린 소가 음메 비명을 지르며 들이닥쳤다.
 
뉴질랜드에 돌아왔다. 이보다 더 조용할 수는 없다. 화단 구석에서 거미가 조용히 집을 짓고, 한국 가기 전 담가놓은 야채 효소들은 뽀글뽀글 발효되고 있었다. 선정적이지 않고 쇼킹하지 않은 뉴스는 싱겁게 느껴질 정도. 존 뱅크스의 도네이션 스캔들, 뉴질랜드 자원 매각 반대 평화 행진, 국민 61%가 국영 기업 매각 반대, 존 키 지지도가 63.9%, 이메일 소통으로 우편물이 줄어 우편 배달부의 감축을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들이 최근 뉴스다. 렌트비가 너무 오르고 있다는 뉴스는 한쪽에서 피식 피어오르다가 푸념처럼 사그라질 뿐이다.

한국은 한 마디로 아수라판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아수라라는 귀신은 팔이 여섯 개다. 그래서인지 한국은 깜짝 놀랄 일들을 해내곤 한다. 지하철이 9호선까지 뚫리고 자동차, 건설, 조선, 가전 제품 분야는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스티브 잡스 사망 후 한국의 스마트 폰은 애플을 따라잡고 있다. 인천 공항이 ‘세계공항 서비스평가’에서 7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나쁜 일, 좋은 일 세계 1위가 너무 많은 한국이다.
 
얼핏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혼란스럽고 무질서가 판치고 부정부패도 심하고 언제라도 전쟁이 날 듯한 한국은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뭔가를 해낸다. 한편, 아무 불만도 문제도 없이 태평성대를 누리는 듯한 뉴질랜드는 맨날 그 밥에 그 나물이다.  
 
한국에서 나는 Oliv tv를 즐겨봤다. 요리 전문 채널이다. 야구선수 박찬호의 아내 박리혜의 내 가족을 위한 건강하고 맛있는 내조밥상, 이와사키 유카의 자연을 통째로 먹는 웰빙 식단 Macrobiotic Food, 가수 알렉스의 로맨틱 레시피 등을 즐겨봤는데 정말이지 맛있는 TV였다.  

요리는 먼저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먹으면서 3가지 감각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라 알고 있지만, TV 요리는 다르다. 눈과 청각을 쫑긋 세우고 촉각도 예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가령 오징어 요리라고 치자. TV 안에서 요리하는 이가 ‘살이 탱탱한 오징어를 골랐어요’, 하면서 살을 눌러보면 나도 함께 그 느낌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냄새 맡지 못하고 먹지 못하는 대신 눈으로 귀로 충분히 맛봐야 한다. 그래서 맛있는 요리 TV는 생생한 화질과 특수 오디오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Olive tv가 그랬다. 달궈진 후라이팬에 식재료가 들어갔을 때 촤악 차르르, 찌개나 국이 끓을 때는 보글보글, 뭔가를 썰 때 또각또각 삭삭삭 탁탁탁, 믹서는 회오리치며 휘이잉, 식재료들의 영혼이 승천하는 듯 흰 나비처럼 피어오르는 수증기 등 귀와 눈이 즐겁고 바쁘다.

밭에서 갓 캐온 야채나 선홍색 피 빛깔의 날고기, 반짝이는 비늘의 생선들이 지지고 볶고 굽고 끓이는 동안 맛있는 요리로 변해갔다. 처음엔 무질서한 재료들의 혼합에 불과하지만 맛있는 소리와 함께 익어가면서 접시에 담길 때는 아름답고도 멋진 창조물이다. 그 때 눈과 귀가 맛보는 요리의 감흥은 남다르다. 삶도 이러해야 할진저!!!
 
어차피 인간은 동물의 한 갈래일 뿐이다. 게다가 머리마저 좋으니 어찌 혼란스럽지 않겠는가. 그러니 우리가 바래야 하는 것은 카오스의 바다에서도 익사하지 않는 창조성이다. 흙투성이 야채, 피 흘리는 고기, 지느러미 세운 생선을 적절하게 손질하고 카오스의 냄비 속에 넣어서 치열하게 불을 지펴서 멋진 요리를 탄생시키는 것처럼. 문득문득 솟구치는 창조적 작업이 아수라장 카오스 속에서도 인류를 지탱해온 힘이 아닐까?     

한국은 가스 불을 조금만 줄이고 뉴질랜드는 가스 불을 조금 올렸으면 좋겠다. 
 
AB
선율을 타고 미끌어지 듯 내려 갔는데 그만 중요한 끝 한줄이 나를 때렸다.

이런사람 저런사람이 있기에 (골치가 아플때도 많지만) 우리들의 조화로운 뜰이 있을 수 있으며, 피콜로 같은 예리한 금속성의 고음이 있는가 하면 콘트라베이스 같은 바닥에 깔리는 저음도 있어 소위 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출 되는바 어찌 이런 특성들을 배제하고 아무런 의미없는 세상을 동경하려 하는지?

나와 생김새나 성격이 꼭 같은사람들로 만 찬 세상, 비올라만 3-40개 있는 오케스트라…… 지옥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천사와 악마가 공존한다는 이탤리가 동경스럽다.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482 | 2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268 | 3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56 | 4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166 | 4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26 | 4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472 | 4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22 | 4일전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18 | 4일전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60 | 4일전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45 | 5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481 | 5일전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293 | 5일전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141 | 5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92 | 5일전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09 | 5일전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31 | 5일전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99 | 5일전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296 | 7일전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70 | 9일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50 | 9일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8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31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20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423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