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난골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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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난골에서 온 편지

9 2,909 NZ코리아포스트
옛날 옛적에, 여우가 캥캥 울어대는 골짜기(여우난골)에 사람들(여우난골 族)이 모여 살았습니다.

<얼굴에 별자국(곰보)이 솜솜났지만 재주가 좋아 하루에 베 한 필을 짜는 신리 고모, 과부가 되어 섧게 눈물 짤 때가 많은 큰 골 고모, 그녀의 딸 홍녀 아들 홍동이, 주정을 부리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오리덫)를 잘 놓은 삼촌, 늙은 홀아비 후처가 된 고모 등이 할아버지 할머니 방안에 모였습니다. 인절미, 송구떡, 두부, 도야지 비계를 배부르게 먹고 어른들은 밤이 깊어가도록 웃으며 도란거립니다. 아이들은 매나무 동산에서 쥐잡이, 숨굼막질(숨바꼭질), 가마타고 시집가고 말 타고 장가가는 놀이도 하다가, 어른들을 집적거리며 해찰을 부리기도 하지요.
이렇게 사기 등잔의 심지를 몇 번이나 돋구고 새벽닭이 울도록 놀다가 아랫목 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 잠이 듭니다. 아침이 되어 장지문 틈으로‘무이징게국(민물새우에 무를 넣고 끓이는 국)’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올 때까지--->

1930년대 활동했던 시인 백석(白石)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 그곳에 ‘여우난골’이라는 동리가 있었나봅니다. 위 < >안의 글은, 그의 시 ‘여우난골족’을 간략히, 사투리를 해석해서 써보았어요. 시는 ‘무이징게국’ 내음새가 코 속으로 파고들며 시원하고 달큰한 여운을 남기고 끝나는데요, 머릿속에선 또 다른 시가 이어집니다. 여자들이 들이닥쳐 엉덩이를 때리고, 엉기적 일어난 애들은 눈꼽을 쥐어 뜯으며, 왁자지껄 ‘무이징게국’을 즐기겠지요. 눈곱 한 덩이가 국에 빠진들 대수겠습니까? 곰방대 두드리는 소리, 명랑한 웃음이 하늘 높이 음표가 되어 천상의 하모니를 연주하는, 충분히 맛 있는 아침인걸요. 소설이나 드라마가 아닌, 시의 후일담을 그려보긴 처음입니다. 내가 ‘여우난골족’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그 뒤 얘기를 알겠어요?

나도 ‘여우난골족’이었다는 기쁨과, 그 족속의 향기로움을 잃어버렸다는 회한이 몰아쳤지요. 백석은 늘 그랬어요. 백석의 사랑담도 내 얘기인 듯 했어요. 집안이 몰락하여 기생으로 팔려간 여인 김영한과 백석은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했어요. 백석 집안에선 결혼을 반대했고 강제 결혼을 여러 차례(백석이 도망쳤으므로) 시켰답니다. 백석은 일본 유학 후 북에서, 자야(子夜; 백석이 지어준 김영한의 호 )는 서울에서 살게 되지요. 훗날 ‘자야’는 서울의 3대 요정 중 하나였던 ‘대원각’의 주인이 됩니다. 백석을 가슴에 품은 채 ‘자야’는 1999년 서방정토로 떠납니다. 그보다 2년 전, 법정 스님에게 시주했던 ‘대원각’ 터는 자야의 법명(길상화)을 따 ‘길상사’라는 도량으로, 진흙 속 연꽃처럼 피어납니다. ‘자야’의 유골은 ‘길상사’에 뿌려졌어요.

백석의 시는 1980년대 해금되었는데요, 질박한 우리말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일본에서 공부한 지식인의 겉멋이 조금도 없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지요. 생소하기 그지없는 평안도 사투리는, 큰 북처럼, 무뚝뚝하지만 진솔하게 가슴을 쳐댑니다. 백석의 시어(詩語)를 싹 틔운 토양은, 투박하지만 비옥한 우리 삶의 원형이라는 것, 그래서 우리는 그의 시어를 몰라도 그의 시가 낯설지 않습니다.

백석이 주로 시를 썼던 시기에서 어언 8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요. 살림살이 좀 나아졌나요? 우리는 점점 가난해지고, 불행해지고 욕심만 많아지고, 악의 씨만 많이 떨구고, 아이들은 덧없는 경쟁과 욕망의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지요.

‘여우난골’은 우리의 고향입니다. 그 골짜기와 사람들이 그리워요. 어려운 일은 품앗이로, 경사가 생기면 온 동네 사람들이 잔치를 벌였지요. 헐뜯고 시기하고 다투고, 갈등을 일으키는 일은 없었지요. 남이야 죽든말든 자기 배만 불리겠다고 욕심을 부리고, 자연을 거스르고 망가뜨리는 일도 없었지요. 삶의 원형을 변형시키거나 깨부수지 않고 보름달처럼 둥글게 다독거리면서 사는 순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 속에서 내가 숨쉬고 있었어요! 나는 그때, 나비가 하얀 고치를 찢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경이롭게 바라보았고, 봉숭아를 짓찧어 손톱에 올리고 아주까리 잎으로 동여맨 저려오는 손가락을 밤새워 견디고, 암탉이 울고간 덤불을 뒤져서 달걀을 찾고, 할머니와 마실을 가서 동치미와 찐 고구마를 먹고 달빛을 밟으며 돌아오곤 했지요.

‘여우난골’에서는 여우가 우는 밤에, 잠 없는 노친네들이 일어나 팥을 깔고 방뇨를 해서 마을의 흉사를 막았답니다. 나도 온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편지를 쓰겠어요. 때가 묻고 더러워진 우리네 삶이 순진무구해지고, 타오르는 욕망의 불이 잦아들어 화기애애해지고, 이해타산없이 지고지순한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우리가 사는 이곳이 ‘여우난골’이고 우리가 그 ‘족속’임을 잊지 않기를 ------.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yooye841
정말 반갑습니다. 정말 잘 오셨어요. 지난번 종편을 쓰신다고 하셔서 굉장히 섭섭했었는데, 요즘 시절도 하 수상한데 다시 영나님의 글을  보게 되어 기쁘기 그지 없네요. 감사합니다. 모쪼록 오래오래 써주세요.
김영나
yooye841님!  저도 무척 반갑습니다.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수상한 시절 잘 넘기시구요, 건강에도 유념하세요.
왕하지
닭장문을 열어놓으면 암탉 한마리가 허둥지둥 어디론가 달려가곤 했지요.

한번 몰래 따라가보니 덤불속에 알을 수북히 낳아 놓았더군요.

어머니가 고구마를 캐달라하셔 한 바구니를 캐다 드렸더니

매일 밤마다 고구마를 쪄서 동치미랑 먹으라 하십니다.

아니, 그렇다면 왕가레이 우리 집이 여우난골?

저도 밤에는 바깥 숲속에 가서 방뇨를 해서 흉사를 막는답니다. ㅎㅎ

그저 욕심없고 순박했던 고향이야기를 짊어지고 오셔서 감사합니다.
yooye841
세상사에 시달리다보면 아니 휘둘리다보면 과연 그런 시절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모두 가슴 한가운데는 즐거웠던 유년시절들이 있을텐데요. 그래도 뉴질랜드는 한국에서 보다는 그런 세상풍파에 시달릴 일이 좀 적어 다행이라 위안 삼고 있습니다. 세상일 마음먹기 달렸다는데, 평상심 유지가 어렵군요.
김영나
하지님 사시는 곳이 여우난골이지요.

4대가 함께 사시잖아요.손자를 위해서 손수 만드신 그네,미끄럼틀은 정말 멋졌어요.

저도 그네에 앉아서 흔들흔들해봤는데요, 세상 시름이 다 잊혀지더군요.

알을 품고 있는 암탉의 모습도 감동적이었어요. 어찌 그보다 더 비장하고도 의연할 수가 있겠는지요?

가끔 , 그날의 그 풍경들이 떠오르면 가슴이 푸근해지고 입가에 웃음이 돌지요.
김영나
yooye841님!

많은 생각을 했었어요. 21세기에 여우난골족을 얘기한다는 것이 너무 구태의연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우리가 찾아야 하고 돌아가야 할 곳은 여우난골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날 풀리면 언제 한 번 왕하지님 댁에 가보도록 하죠. 하지님 댁은 情과 따뜻한 배려가 넘치는 여우난골이랍니다.할머님이 계셔서 더 따뜻하고 든든한 느낌이지요.
yooye841
네. 꼭 연락주세요. yooye841@yahoo.co.kr, ph 021 107 7895. 왕하지님댁이 왕가레이에 있는것 맞지요?
sjk620
영나씨의 칼럼이 다시 실리는걸 보니 무지 반갑네요.

한국에 기거한지 일년이 다되어 가는데...아련하게 뉴질 생활이 그립기도 하구요.

앞으로도 훈훈한글  많이 기대할게요.
김영나
먼 곳에서 벗이 찾아주니 이 아니 기쁠소냐!

sjk620님! 잘 지내고 계시죠?

따뜻한 글을 쓰기 위해 제 마음부터 뎁히고 있는데 잘 안되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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