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1만여일, 살아갈 2만여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살아온 1만여일, 살아갈 2만여일

1 3,891 NZ코리아포스트
세계 지도 속 한국은 풍만한 가슴에 붙어 있는 젖꼭지만하다. 그나마 온전하면 다행인데 반쪽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손바닥만한 땅을 난 잘 알지 못한다. 몇 년 전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고 가슴이 먹먹해졌었다. 영화의 배경은 청송의 ‘주산지’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대로 작품인 곳, 아스라히 영혼이 풀려 물가 버드나무와 휘감기는 곳, 세상을 잊는 곳, 나를 찾을 수 있는 곳---왜 가보지 못했을까?

일본이 야금야금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불안하고 애닯은 섬 독도도 실물을 본 적이 없다. 독도는 서기 512년 (신라 지증왕 13년) 울릉도와 독도로 이루어진 우산국이 신라에 병합될 때부터 한국의 영토였다. 독도가 단지 돌덩이인가? 어업권이나 독도 아래 묻혀진 엄청난 자원도 소중하지만, 국토의 막내 독도를 잃는 것은 정신대 할머니들이 유린 당한 것처럼 정신과 자존심을 잃는 것이다. 독도가 무엇이던가? 우리 선조들이 목숨처럼 지켜 온 산천이다.

순천만의 ‘한을 품은 듯한 여인처럼 지독한 안개의 늪(김승옥의 '무진기행')’에도 빠져 보지 못했다.‘자정 넘으면 낯설움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면서 싸륵싸륵 눈이 쌓이는 시골역의 난롯가에서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한줌의 톱밥을,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는(곽재구의 '사평역에서'), 시골역도 그냥 지나쳐갔다.

금강산이나 백두산, 아버지 고향인 두만강변은 말해 무엇하랴.

조국에 대한 낯선 기분은 유쾌하지 않다. 자기를 낳아 준 엄마인데 서먹서먹한 기분이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1만여일도 더 살았다. 그때 왜 나는 어질고도 애닯고 아름다운 조국의 산하에 내 발자국을 남기고 볼을 부비고 뜨거운 가슴으로 품지 못했을까, 실없이 살았음을 탄식한다.
 
그런데 엊그제, 나의 자책감을 상쇄시켜줄 반가운 이들을 뉴질랜드에서 만났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발도장을 찍고 온 두 청년이었다. YGK(Young of Great Korea) 단원인 박운종(뉴질랜드 프로젝트 디렉터)과 박정주(뉴질랜드 프로젝트 저널리스트)다. YGK는 단장 한대승씨가 ‘청년이 바로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05년 창단한 비영리단체다.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의 시대에 공동체 의식과 조국애를 함양해서 사회 각 분야의 리더를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부터 <청년의 한걸음이 대한민국의 도약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뉴질랜드, 중국, 룩셈부르크, 두바이 등에 YGK 단원이 파견되어 민간 외교를 펼치고 있습니다.”

박운종씨는 젊은이들이 한 번쯤 꼭 해 봐야 할 일로 ‘YGK 국토대장정’을 꼽았다.

<살아온 10000여일에 비해 턱없이 초라한 시간, 살아갈 20000여일 동안 영원히 간직될 시간, 거짓없는 나를 만나는 시간>이 바로 땅의 속살을 밟는 '국토대장정'이라는 것.

국토대장정은 남북 통일을 기원하는 고성 출발 루트를 비롯 동해, 포항, 울산, 부산, 진해, 여수, 고흥, 해남 등 일반 루트 10개와 독도, 제주도에서 출발하는 특별 루트 2개로 진행된다. 일반루트는 24박25일, 특별 루트는 4일 먼저 출발, 28박 29일 동안 걷고 또 걷게 된다. 마지막 날,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아, 나는 여기도 가본 적이 없다)에 집결해서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조국의 통일을 염원한다.

국토대장정 프로젝트는 준비 기간만 7개월이 걸린다. 의료, 통역, 물류 등 2백여명의 분야별 스텝이 지자체, 보건소, 소방서 등 1200여 군데에 공문을 띄우는 일부터 시작한다. 비용 충당을 위해 만든 자체 브랜드 ‘Triple Win’에서 캠핑 장비를 판매하는 것도 대원들의 몫. 철저한 준비로 지금까지 ‘YGK 국토대장정’은 평판이 좋다. 참여를 원하면 www.ygk.kr에서 지원서를 다운 받을 수 있다.

“대장정 중에 농촌 봉사 활동을 합니다. 요즘 농촌에는 동남아에서 이주 해 오신 분들이 많은데요, 소외되기 쉬운 그분들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열정이 담긴 청년 박운종씨의 말을 듣고 있노라니 은근 부러워진다. ‘70,80 국토 대장정’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꼭 해보고 싶다고 말하고 우리는 웃었다.

YGK는 지난 4월 한인의 날 행사 때 국토 대장정 사진 50여점을 전시, 많은 호응을 받았다. 5월에는 AUCKLAND, AUT, MASSY 3개 대학의 두루제에도 참가할 계획.

“문화 행사와 스포츠 등 공통 관심사를 통해 공감대를 이끌어 낼 계획입니다. 뉴질랜드 현지인들과 트레킹도 함께 하고, 6.25 참전 용사들과도 만나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한국의 비극을 느끼면서 통일의 당위성을 함께 외치는 거지요.”

섬은 많지만 독도에 가면 지켜야겠다는 절실함으로 가슴이 뜨거워진다는 박정주씨.

땅에도 피가 흐르고 맥박이 뛴다. 젊은이들의 국토대장정은 피가 돌지 않아 파리한 국토의 방방곡곡에 핏줄을 놓아 땅이 살아 퍼드득 용솟음치는 그런 것이 아닐까.

나는 가끔 고구려 시대의 지도를 들여다본다. 이스트가 잘 활성화되어 제대로 부풀어 오른 빵처럼 소담스런 영토다. 간도와 그 위쪽의 만주, 동쪽의 연해주, 서해안 옆까지 치렁치렁 흘러내린 국경선을 보면 가슴이 아리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2만여일, 그 이상의 나날들을 세계 도처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기기를 소망한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쌔엠
애국자, 영나님..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78 | 13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3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0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9 | 10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0 | 10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9 | 10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0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4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3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68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2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7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26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8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4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6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3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