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지킬 박사와 하이드

1 3,049 NZ 코리아포스트
인품 좋고 점잖은 신사의 나라 영국이 과거 아프리카 등 식민지에서 자행했던 일들은 악마의 짓이었다. '지킬 박사'가 약을 먹고 '하이드'로 변해 온갖 추악한 일을 저지른 것처럼. 스코틀랜드처녀는 시집 가기 전 잉글랜드 남자와 하룻밤을 지내야만 한다는 (영화 '브레이브 허트') 빌어먹을 법도 있었다.

Racism(인종차별)은 천사를 가장한 악마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존재 해 왔다.

호주는 1910-1970년대까지 원주민 애보리진의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격리시켰다. 명목은 교육과 문화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 실상 아이들은 백인 가정에서 하녀 노릇을 하거나 성적 학대에 시달려야 했다. 애보리진의 실화를 담고 있는 필립 노이스 감독의 'Rabbit Proof Fence'는 인종 차별의 악마성을 잘 담아내고 있다. 14세의 몰리가 여동생, 사촌과 백인 집에서 탈출해서 부모를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은 120마일, 1920Km다. 9주 동안이나 걸어야 했던 소녀들의 이정표가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토끼 울타리였다. 토끼의 이동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호주 대륙에는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몰리는 잡히지 않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면서 걷고 걸어 마침내 부모와 해후하지만 다시 잡혀가지 않기 위해 숨어 지내야 했다. 몰리역의 실제 인물은 결혼하여 세 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모두 빼앗기고 말았다고 한다. 그 당시 부모로부터 격리된 애보리진은 10만명에 이른다. 그들을 '잃어버린 세대(Stolen Generation)'라고 부르지만, 부모 자식을 갈라 놓는 천륜을 거스르는 차별의 후유증은 그 세대에서만 끝날 수는 없다. 애보리진들은 부모와 헤어져 고아처럼 성장해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마약 중독에 시달리는 등 불행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케빈 러드 총리는 2007년 취임하자 마자 'Sorry Day'를 잡아 애보리진에게 사과했다. 그나마 감동적이었지만, 고작 립 서비스로 애보리진의 가슴에 서린 천추의 한이 풀릴지는 의문이다.

지난 8일, 호주는 2만명이나 되는 독립기술이민 신청자들의 비자 심사를 갑자기 취소 했다. 수년 동안 공부하고 경력을 쌓는 등 돈과 시간을 퍼부었던 이들에겐 아닌 밤중에 홍두깨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비숙련 단순 기술자들이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 이민법을 손봤다는 데는 참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2007년 9월 이전 신청자가 이번의 비자 취소 대상이라니, 호주에는 '소급 입법 금지의 법칙'이 없는지, 이민법은 예외인지? 1월 말에는 시드니에 '이민 반대' 유인물이 유포 되었다. 4년 동안 60만명의 이민자가 유입된 일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호주 인구는 겨우 2200만을 돌파했다. 환경론자들은 사람들이 유입되어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지만, 앵글로색슨만의 대륙, 백호주의의 망령이 아직도 구천을 떠도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호주 당국이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가 있다. 건조한 대륙 호주는 점차 사막화 열대화 되어 가고 있다.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 65세 인구가 13%, 40년 후에는 22%로, 85세 인구도 현재 5%에서 17%로 증가한다. 생산력은 떨어지고 경제성장은 둔화될 것이 뻔하다.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선 이민자들을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인구를 유입시켜 버려진 땅에 생명을 불어넣고, 젊은 피를 수혈하는 것이다. 인구가 많아지면 환경이 오염되고 자연이 파괴될 것이라는 논리의 오류도 이제는 벗어 던져야 할 때이다. 예를 들자면, 인구 1천만의 도시 서울의 공기는 말도 못하게 오염되어 있었다. 2년 전 서울에 갔을 때 공기가 제법 신선했다. 알고보니 서울시가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시내버스를 CNG(압축천연가스)차량으로 전환하고, 경유차 공해 줄이기 등의 노력을 했단다.그 성과가 바로 숨 쉬면서 느껴졌다. 서울시는 올 2020년까지 버스, 택시를 모두 전기,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한다. 교통은 더욱 안락하고 편리해지면서도 숨 쉬는 공기도 깨끗해진다니 무엇보다 반가운 뉴스였다. 환경론자들에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냐'는 말을 해주고 싶다.

뉴질랜드는 '유엔 인종차별 철폐위원회'로부터 쓴 소리를 들어왔다. 인종차별에 대한 동기나 범죄 건수, 처벌 내용 등을 기록한 자료가 없다는 것. 그러고보니 한가한 듯 느린 듯 보이는 뉴질랜드도 재빠르게 움직이는 일들이 있다. 관광, 유학 산업에 타격을 주고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킬 문제들은 모래판에 쓴 글씨처럼 재빨리 지워 없앤다는 것이다. 그래서 뉴질랜드는 청정이미지, 지상 낙원, 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 등 '지킬박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뉴질랜드 당국은 이민자들에게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과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미래사회를 예견하는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미래에는 국가 개념이 없어진다고 한다. 뉴질랜드와 호주 북부의 아시아 대륙에는 20억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다. 이제는 '하이드'의 악마성을 버리고 '지킬박사'의 품성으로 잘 어우러져서 살아갈 일만 생각할 때다. 미래라고 해 봐야 고작 3,40년 후를 말하는 것이니 말이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쌔엠
전 개인적으로 싸돌아 다니는게 취미입니다.

중동과 동남아 몇나라를 제하면 가보지 않은곳이 없지만

영나님 말씀데로 세상 참 좁읍디다.

화양연화 (花樣年華)

댓글 3 | 조회 3,322 | 2009.12.08
나는 내 목적지가 어딘지 모른다. 나는 무시로 떠나고 싶었다. 그런 마음은 수년 전부터 더욱 심해졌다. 세상의 부대낌과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이 견디기 어… 더보기

개와 늑대의 시간

댓글 4 | 조회 3,247 | 2011.11.22
하루에 두 번, 하늘에는 더블 캐스팅 된 배우처럼 해와 달이 떠오른다. 달이 퇴장하는 새벽과 해가 퇴장하는 일몰의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위험하고 불길하다. 어슴푸… 더보기

내 친구 Kitty와 Cyril

댓글 4 | 조회 3,210 | 2011.10.26
나는 가끔, 120살쯤 되는 Kitty와 Cyril을 만나러 간다. 티티랑기를 거쳐 후이아로 15분 정도 달리면 Karamatura Valley가 나온다. 그 곳… 더보기

Ebony & Ivory 그리고 Yellow

댓글 1 | 조회 3,183 | 2010.07.27
공원을 반 바퀴쯤 돌아설 무렵, 가시처럼 눈을 찌르던 햇살이 짱짱함을 잃고 서쪽 하늘에는 석양이 드리워졌다. 매일 찾아오는 시간이지만, 브라운 색 필터로 한 번 … 더보기

강북스타일

댓글 3 | 조회 3,142 | 2012.09.11
이민 생활의 방향, 성패는 뉴질랜드에 도착해 누구를 만났는지, 최초 며칠에 따라 결정된다는 속설이 있다. 제법 신빙성이 크다. 내가 하버브리지 남쪽에서 13년째 … 더보기

Summer time

댓글 4 | 조회 3,137 | 2012.01.31
엊그제, 안개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날, 공원에서 누가 부르는 듯 했다. 손을 허공에 내밀어보았다. 내리는 둥 마는 둥 간질간질하다. 나는 목에 스카프를 둘렀다.… 더보기

[342] 식물의 사생활(1)---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댓글 1 | 조회 3,084 | 2006.10.09
텃밭이 있는 집으로 이사하고 나는 한동안 들떠 있었다. 상추, 깻잎, 고추는 기본이고 호박, 오이, 가지, 토마토, 완두콩에 배추, 무까지 다 키워보리라. 겨우내… 더보기

현재 지킬 박사와 하이드

댓글 1 | 조회 3,050 | 2010.02.23
인품 좋고 점잖은 신사의 나라 영국이 과거 아프리카 등 식민지에서 자행했던 일들은 악마의 짓이었다. '지킬 박사'가 약을 먹고 '하이드'로 변해 온갖 추악한 일을… 더보기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선물

댓글 2 | 조회 3,047 | 2010.07.13
우연히 들른 것인지 영역을 넓히려 온 것인지, 어느날 고양이가 우리 집에 왔다. 진한 갈색의 야성적인 무늬가 매력적인 ‘삵’처럼 생긴 녀석이었다. 첨 보는 녀석이… 더보기

항아리 속 女子

댓글 4 | 조회 3,030 | 2012.05.22
#1. 한국의 전통 장(醬)들은 오래 묵으면 약이 된다. 위장병엔 묵은 간장이, 외상이나 화상에는 된장이, 감기나 어혈 푸는 데는 고추장이 특효라고 한다. 어느 … 더보기

Open Home ; 첫 번째 이야기

댓글 0 | 조회 3,030 | 2009.09.22
9월이 오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기가 무섭게 집을 내놓기로 했다. 한국에 있을 때, 구조가 모두 똑같고 가격대도 고만고만한 아파트만 두 어 번 거래 해 … 더보기

별나라로 간 스님

댓글 2 | 조회 3,002 | 2010.03.23
법정 스님이 입적하고 난 후 두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죽게 되면 말없이 죽을 것이지 무슨 구구한 이유가 따를 것인가"로 시작되는 한 통의 메일은 스님이 마… 더보기

[358] 키위새의 운명(運命)

댓글 1 | 조회 2,987 | 2007.06.12
키위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제1회 You Tube Video Awards 에서 ‘가장 귀여운 영상’으로 뽑혔다. 키위새 한 마리가 날기 위해 천신만… 더보기

WETA를 아십니까?

댓글 0 | 조회 2,984 | 2008.09.23
만약, 만약에 말이다. 60억이 넘는 지구인이 한 사람도 남지 않고 사라진다고 가정해 보자. 지구가 떠돌이 행성과 박치기를 해 한 순간에 공중분해 되거나, 지진이… 더보기

제로 섬 게임(Zero Sum Game)

댓글 2 | 조회 2,982 | 2009.04.16
예상대로 뉴질랜드 이민 문호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한다. 별 뾰족한 수가 없지 않은가.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실업률은 증가하고, 기댈 곳이라고는 돈 싸 짊어지고 들… 더보기

무서운 돼지

댓글 0 | 조회 2,921 | 2009.06.23
<TV One 캡쳐 화면>영국의 동화 작가 Roald Dahl의 'The Pig (from Dirty Beast)' 중에 등장하는 돼지는 무지무지 똑똑… 더보기

나의 지음(知音)은 어디에?

댓글 2 | 조회 2,919 | 2012.10.24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은 가만히 있어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 재주들이 있다. 몇 마디 나누지 않아도, 표정만 봐도 이심전심이 가능하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 더보기

여우난골에서 온 편지

댓글 9 | 조회 2,915 | 2011.08.16
옛날 옛적에, 여우가 캥캥 울어대는 골짜기(여우난골)에 사람들(여우난골 族)이 모여 살았습니다. <얼굴에 별자국(곰보)이 솜솜났지만 재주가 좋아 하루에 베 … 더보기

아파트

댓글 5 | 조회 2,904 | 2012.02.29
뉴질랜드는 서민들을 위한 주택이 부족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렌트비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집… 더보기

[340] MASSAGE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

댓글 1 | 조회 2,884 | 2006.09.11
동서남북도 제대로 분간 못하던 이민 초자 시절에 내 눈에 제일 많이 들어왔던 건 ‘massage’라는 간판이었다. `massage’라면 목욕탕에서 때미는 아줌마가… 더보기

얼어죽을 놈의 낭만!? - 1. 겨울비

댓글 0 | 조회 2,883 | 2008.08.13
하늘에 해가 있기나 한 것인가. 이번 겨울은 참으로 수상하다. 비가 두어 달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내린다. 주택가 곳곳이 침수되어 대피 소동을 벌이고 폭풍우에 쓰… 더보기

댁의 마음은 어디 계십니까?

댓글 2 | 조회 2,878 | 2012.01.17
내 영역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정되어 있어요. 동네 슈퍼마켓에서 먹거리를 사고, 집 앞 공원을 산책하고, 가끔 산을 찾고, 한글을 가르치러 이웃 동네로 넘어… 더보기

닥터 지바고의 발자국

댓글 1 | 조회 2,853 | 2009.04.28
나이를 먹어 가면서 입꼬리가 축 처져 내리는 것은 피부가 탄력을 잃어서일까, 뉴톤의 중력 법칙이 사뭇 입꼬리에만 작용해서일까? 어린 아이들은 '까꿍' 한 번에도 … 더보기

채식주의자는 행복해!

댓글 3 | 조회 2,852 | 2012.02.15
내 아들이 채식주의자가 된 것은 5년 전 일이다. 완전 채식은 아니고 치즈와 달걀은 섭취하는 Lacto-ovo-vegetarian인데 그나마 치즈와 달걀도 줄여가… 더보기

Open Home ; 두 번째 이야기

댓글 0 | 조회 2,839 | 2009.10.13
수선화에 이어 모란과 벚꽃이 피었다. 붉은 철쭉도 피었다. 뒤란의 수국은 새 잎이 푸른 구름 모양 둥실둥실 돋아났다. 꽃들이 앞다투어 피고 지는 동안 우리도 다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