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ety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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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ty Line

1 3,747 코리아포스트
오클랜드 공항에서 짐을 찾기 위해 luggage claim area에 서 있을 때였다. 반입 금지 품목이나 마약 등을 탐지하도록 훈련 시킨 비글 종 개가 나타났다. 그 개는 한 남자의 배낭 주위를 맴돌다가 그 앞에 얌전히 앉아 버렸다. 검색 요원은 남자의 배낭을 열었다. 혐의 있는 물건은 발견되지 않았다.남자는 '얼마 전 이 백에 과일을 담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고, 검색 요원은 '협조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떠났다.

입국시마다 개가 나타나서 냄새를 맡고 다닌다. 지은 죄가 없는데도 분위기가 사뭇 공포스럽다. 내 가방에 뭐가 있더라? 만약 그 개가 내 가방 앞에 와 앉으면? 지금까지 담아 왔던 것들 중에 금지 품목이 있었고 개는 그 냄새를 찾아낼지도---. 어쩜 누군가가 마약을 내 소지품에 숨겨서 밀반입을 시도했고 나는 체포될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 동안 머리 속에서 별별 드라마가 다 엮어진다.

몇 년 전 친정 어머니가 오클랜드 공항에 입국하시다가 파김치와 오이 소박이를 압수 당하고 벌금도 200불 내셨다. 일흔이 넘은 노인네는 하얗게 질려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김치라고 설명했는데, 오이나 파가 너무 '후레시'하다고 그랬단다. 겉절이, 생김치, 익은김치, 묵은김치, 김치 찌개 등 김치도 나이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나?

게다가, 당뇨가 있으신 어머니는 비상식으로 계란을 몇 개 삶아 핸드백에 넣으셨는데, 기내에서 먹고 남은 계란이 두 개 정도 발견되었다. Oh, My God! 계란은 테러리스트의 폭탄에 버금가는 것이 아니던가. 어머니는 중범죄자가 되었다.

"내 물건들을 쫙 펼쳐 놓고 비디오로 촬영을 하고 난리도 아니었어. 네가 파 김치 좋아해서 몇 시간이나 다듬어서 만들었는데---아까운 건 둘째치고 내가 무슨 큰 죄를 졌길래 그렇게 죄인 취급이냐? 폭폭 삶은 계란에 무슨 균이 있다고---아유 내가 지금도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어머니는 몸서리를 쳤다. 어머니의 정서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듯 했다. 나는 잊어버리시라고 말했다.

이제는 연로하셔서 어머니가 오클랜드로 오는 대신 내가 가끔 한국으로 나가는데, 돌아올 때마다 어머니는 내 짐가방을 보면서 걱정하신다.

“옷 안쪽으로 쑥 집어 넣어라.”

“어차피 엑스 레이로 다 찍혀 나오는 데 뭐. 김이랑 멸치는 괜찮아.”

오클랜드 입국시, 식품이 있다고 신고 했다면 세 단계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먼저 의자에 앉아 있는 한 남자와 만난다.

무슨 식품이 있니? /씨위드---/미역?/맞아!김이랑/ 다른 것은?/엔초비/멸치?/맞아!/솔티드---/젓갈?

나는 영어로 검역남은 한국말로 대답한다. 첫 관문을 지나 두 번째로 가면 가방을 다 열어서 수술용 장갑을 낀 이들이 이잡 듯 헤집는다. 이건 뭐니, 저건 뭐니 질문하고 대답하다가 마침내 모과차를 보고 뭐냐고 묻는다(어느 해 나는 기관지가 안 좋아져서 모과를 설탕에 재어온 적이 있었다).

“차 만들어 먹는 거다.”

“무슨 과일이니?”

“모과라고---뉴질랜드에는 없는 거다.”

“이거 차 아니고 피클이다.”

끓는 물에 넣어서 이래저래 해서 먹는 차 종류라고 해도 ‘피클’이라고 우기다가 과일이 너무 신선하다며 압수했다.

두 번째 관문을 끝내면 내 짐은 바닥까지 까발려져서 미친년 보따리처럼 난감해진다. 서울에서 동생이 차곡차곡 규모있게 꾸려 준 짐들은 풀어 헤쳤다가 다시 급하게 추려 넣으니 원래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공간은 모자라다. 난감하다. 검역 요원은 가방 위에 물건을 대강 올리라고 하고 거미줄로 방귀 엮듯 테이프로 얼기설기 엮는다.

세 번째 관문은 두 번째 관문을 거친 가방을 X-ray 존으로 통과 시키는 거다. 통과 하고 나온 가방을 또 궁금해 한다. 당신들 직원이 다 본 것들이라고 해도 미심쩍어 한다.

테이프들이 돌팔이 의사의 드레싱처럼 흉하고 불안하게 발라진, 응급처치 당한 처절한 여행 가방을 트로일러에 싣고 나는 재빨리 Bio Security 존을 빠져 나온다. 승무원이었던 여동생과 세계 각국을 여행하셨던 어머니의 얘기로도 그렇고 내 경험상, 어느 공항에서도 그런 일을 당한 적은 없다.

오랜 비행은 힘들지만, 즐거웠는데 짐 검사 때문에 넋 다운을 당한다. 상처 투성이의 패잔병 모습으로 공항을 나선다. 좋지 않은 기억이다. 꽃다발을 들고, 나를 환영하기 위해 서 있는 가족과 그 꼴로 재회하다니---.

Safety Line이 강박관념으로 변한다면 결벽증에 가깝다. 생태계 스스로의 자정 능력과 방어 체계, 적응력을 얕잡아 보는 무지한 처사이기도 하다. 무균 상태를 고집한다면, 어쩜 외부 세계에 대한 면역성이 지나치게 떨어져서 Safety Line 안에서 점점 도태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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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엠
부끄럽지만 씀니다.

첫 출장을 일본에 갔다 왔습니다.

신주쿠에 그리 좋은것들이 있는걸 모르는 아내는

나 몰래 콘돔을 여행가방 한 구석에 넣어놨나봅니다.

검색대를 통과할때 일본 여경의 야릇한 미소가

내내 맘에 걸렸지만 그땐 몰랐습니다.

그져 한국남들에 대한 일본 여성의 그런거려니 했습니다.

바쁜 출장길이라 그냥 돌아왔습니다.

아내가 짐을 조사하더군요.

전 죽을뻔 했습니다.

숫자를 세는 마누라옆에서..

자기가 싸준 그걸 세어 보고는 금방 해해거렸습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전 이글을 못썼을겁니다.

40분을 그걸 구하러 아끼아바라까지 갔었거들랑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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