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이 으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측은지심이 으뜸

0 개 2,738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나의 친정 엄마는 '불쌍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교통 사고로 아들을 앞세워 보낸 외삼촌도 불쌍해 죽겠고, 천식으로 꼼짝 못하고 누워 있는데 개미새끼 한 마리 얼씬하지 않는 옆집 할머니도 너무 불쌍하단다. 그 할머니 입맛 돌게 할만한 음식이 뭐가 있을까, 이것저것 챙겨서 할머니 집에 드나든다.

어렸을 때, 동냥아치들이 동전푼이나 얻어 가려고 내 집에 오면 그들을 불러들여 마루에 앉혀 놓고 밥에 국에 반찬을 소반에 내와 배불리 먹였다. 나는 더러운 거지들이 먹던 밥 숟가락에 세균이 드글드글 할 것 같아서 웩 구토증이 일었다. 보따리 장사들이 물건을 팔러 오면 또 앉혀 놓고 밥을 먹였다. 고추장, 된장, 김치도 다 퍼 줬다. 심지어 해산 후에 먹이려고 할머니가 농사지은 햅쌀을 찧어 항아리에 숨겨 놨었는데 몽땅 퍼서 조카들 도시락 싸 주었단다. 할머니는 두고두고 속상해 하셨다.

어느 날, FOODTOWN 입구에서 기타를 치며 동냥하는 아저씨가 내가 좋아하는 BROTHERS FOUR의 곡을 연주하길래 반가운 마음에 모자 안에 2달러를 넣어 주었다. 그 다음에도 자주 그런 사람들을 만났는데, 나는 동전을 만지작거리며 아까워했다.

'지난 번에도 줬는데---'

10월 5일, 버락 오바마가 시카고 그랜드 파크에서 당선 수락 연설을 할 때 수십 만 군중들은 눈물을 흘렸다. 차별받고 소외되었던 이들의 한풀이 눈물이었다. 전 세계인의 90% 이상이 오바마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가 희망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변화'될 수 있다는 '희망' !!! 오바마는 500억 달러를 투입, 불쌍한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살리는 일에 주력하겠단다.

취임 후 16개월 안에 이라크에서 철군할 것이라는 공약도 눈물나게 한다. 그렇게 많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죽어 갔는데 부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나쁜ㅈㅅ오바마가 '전쟁광' '세계의 깡패'라는, 실추된 미국의 명예를 되찾고 인류의 비전을 살려 낼 수 있을까? 부시 행정부의 사상 최대의 재정 적자 4550억 달러를 등에 지고 허리도 펴지 못한 채 문을 연 오바마 정부는 시작부터 회의적. 하지만 오바마의 측은지심은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리라 의심치 않는다.

"진정한 미국의 정신은 부와 돈이 아니라 기회와 민주주의, 우리들의 땀"

기회의 평등과 형평성, 분열되지 않고 통합된 사회, 부의 분배를 통한 저소득층과 중산층 살리기를 선포한 당선 수락연설은 측은지심 정책의 꽃.

호주 케빈 러드 총리는 지난해 말 당선 된 이래 지지율이 70%선을 거의 유지하고 있어 '미스터 70%'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 그의 리더쉽과 지도력은 전 세계의 주목과 찬사를 받고 있다. 그가 총리에 당선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호주 원주민 애보리진에 대한 사과다. 호주 정부는 1900년부터 60년간 애보리진 자녀들을 부모로부터 분리시켰다. 현대식 교육과 예절을 가르친다는 명분하에 천륜을 잘라낸 백인들은 수만 명의 애보리진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 애보리진의 Stolen Generation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는 그가 인간으로서 못할 짓을 한 점에 대해 부끄러워하며 가슴 아파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12년 동안 장기 집권했던 존 하워드 총리가 기업들에 불리하다며 서명을 거부한 '교토 환경 의정서'에 케빈 러드는 주저없이 서명 해 버렸다. 이라크 파병 호주군 철수 결정, 기업 위주의 노사 관계법폐지, 중산층 서민 위주로 세제를 개편한 일도 측은지심에서 비롯된 정책. 10월에는 미국발 금융 위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가구, 퇴직 연금 생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104억 호주 달러를 풀면서 지지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11월 8일 선거에서 뉴질랜드 총리로 당선된 국민당의 존 키가 내세운 공약은 스케일과 깊이 면에서 아주 소박하다.소득세 감면, 광역 인터넷, 교통 등 기반 시설 확충, 폭력 전과자 가석방 폐지, 교육제도 개선, 보건 의료인력 부족 해결과 각종 보조금 수당 문제들을 거론하고 있다. 선거 전 헬렌 클락이 프라이머리 학생에게서 받았던 질문이 떠오른다.

"뉴질랜드는 언제 현대화가 되나요?"

'현대화'라는 단어를 그 학생이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생각해 보자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고 있다는 답답함을 토로한 것 아닐까. 국민당이나 노동당의 공약이 뉴질랜드 내에서 맴맴 돌고 있다. 뉴질랜드는 그야말로 세계 정세와 아무 관련 없는 '섬'일 뿐인가? 물설고 낯선 이국만리 땅에 와서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이민자들에 대한 '측은지심'은 조금도 없는가, 정책에 언급조차 없다.

공자는 인간이 가진 양심 중에 '측은지심'이 으뜸이라고 했다. 맹자는 '남에게 모질지 않게 정치 한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손 안에 작은 물건을 움직이는 것처럼 쉽다'고 했다.

만약, 측은지심이 손톱 만큼도 없고 위대한 지도력과 강한 통치력만 가진 이가 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차라리 우리 엄마가 정치하는 게 낫겠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78 | 13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3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0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9 | 10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0 | 10일전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39 | 10일전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0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4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3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68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2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7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26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8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4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6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3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