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 하버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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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368] 하버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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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 하버브리지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2006 베카 엔지니어링의 보고서는 클립온(바깥 상하행 2개 차선)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Transit NZ은 안전하다고 반박한다. 하버브리지를 건너는 차량은 하루 16만 5천대. 쉰 살이 가까운 중년의 하버브리지가 감당해내기에는 무리다. 더구나 원래 다리에 덧대어 늘린 차선이 하버브리지 양 어깨를 항상 짓누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자전거와 보행자 도로를 또 덧대어 만들 예정이라니, 하버브리지는 폭삭 주저앉고 싶은 심정일지도 모르겠다. 과적재 차량의 통행을 제한 한데 이어, 강풍이 부는 날 하버브리지를 건너는 차량은 조심 운전을 하란다. 어떻게 하는 것이 '조심 운전'인지. 하중에도, 강풍에도 취약한 다리가 흔들흔들 무너질 듯 하면 007영화처럼 차를 붕 띄워 날아 오르기라도 하라는 말인가. 점입가경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은 되도록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한다. 뉴스 멘트가 어찌 그리 무책임하고 안일한지. 직장도 학교도 가지 말라고?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는 출퇴근 시간의 하버브리지를 한 두 시간에 걸려 겨우 통과해서 밥벌이를 해야 하는 시민들의 형편을 아무도 헤아려 주지 않는다. 궁여지책으로 노스쇼어의 비치 헤븐 페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시내로 출근하는 이들도 수십 명이고 버켄헤드와 브라운 베이, 타카푸나 등지에도 시내로 들어오기 위한 페리 선착장을 만들 예정이라고. 물론 결코 싸지 않은 페리 교통비는 순전히 이용자 부담이다.

  오클랜드 남과 북을 연결하는 다리는 오직 하나 '하버브리지' 뿐이다. 얼마 전 노스쇼어 시장으로 당선된 Andrew William은 해저 터널공사를 조속히 착수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런 말은 벌써 몇 년째 듣고 있다. 시내 Wynyard Wharf에서 시작해 북쪽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해저터널은 공사 기간만 15년 걸리는 데, 10년으로 단축하겠다고. 삽질이 언제 시작될 지, 하버브리지가 10년을 버텨줄 지 의문이다. 뉴질랜드는 지난 해 8.6빌리언 달러의 재정흑자를 남겼다. 해저 터널 공사에 2,3빌리언 달러를 편성하겠다고 정부는 말하고 있는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고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자본이 있으면 기술을 끌어 들여 실행에 옮기면 될 것을, 망설이는 시간이 너무 길지 않은가.

  혹자는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경관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오직 하버브리지 하나로 버틴다고 말한다. 참고로 프랑스 세느강은 주류에만도 35개가 넘는 다리가 있고 지류까지 합치면 천여개가 넘는다. 물론 강과 바다는 다르다. 하지만 길이 끝나는 곳에 놓여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삶의 지평을 넓혀 준다는 '다리'의 본질은 한결같다. 다리 아래로 흘러가는 물은 인생이요 사랑이다.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인 세느강변의 다리들. 주변으로는 박물관 미술관 등 각종 문화시설과 카페 등이 어우러져 인간과 다리가 함께 농익은 삶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에 등장했던 '퐁네프 다리'는 연인에게 버림 받고 장님이 되어가는 절망적인 화가 줄리엣 비노쉬가 찾아 든 위안과 은둔의 자리였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비라캥 다리' 위로는 마론 브란도와 여자가 그저 스쳐 지나갔지만, 존재의 쓸쓸함과 외로움이 너무도 몸서리치게 느껴졌었다. 그 '다리' 때문에.

  한강에는 3개의 철교(당산, 한강, 잠실)를 포함한 25개의 다리가 있다. 고수부지와 유람선 등을 잘 활용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얼마 전에는 수상택시가 한강의 명물로 등장해 바야흐로 '한강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한강 다리에 체조선수처럼 매달려 있었다. 미군 부대에서 버린 화학약품이 한강으로 흘러 들어 돌연변이가 된 녀석의 시위 혹은 고발이라고나 할까.

  예술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다리는 단지 철근과 시멘트를 적당히 비벼 만든 구조물이 아니다. 인간의 삶이 녹아 있는 문화 관광 아이콘이며, 길이며 인생이며, 희망 위안이다. 다리는 고달프게 허공에 매달려 쉬지 못하나 땅과 땅의 인연을 맺는 귀한 일을 하고 있다. 다리는 동과 서, 남과 북 뿐 아니라 방위도 정해져 있지 않은 하찮은 길도 유기적 공동체로 연결시켜 수많은 사연과 상징을 담아 내는 것이다.

  물을 잘 이용하는 민족은 발전한다고 한다. 인천 국제 공항으로 가는 영종대교는 얼마나 시원하게 뚫렸는가. 부산의 광안대교는 7420미터로 한국에서 가장 긴 교량이다. 멋진 위용을 자랑하는 늠름하고 가슴 벅차고 믿음직한 녀석이며 중요한 사회 인프라다. 낡은 옷걸이처럼 걸려 있는 하버브리지가 그리 되길 기대하진 않는다. 내 친구는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부부 싸움을 할 때 하버브리지 아래로 간다. 내 남편은 하버브리지에 펄럭이는 국기의 방향을 보고 낚시가 잘 될 것인지 아닌지를 점친다. 나는 시골집 시냇물의 징검다리, 나를 마중 나오는 할머니처럼 정겨운 다리, 희망과 위안, 인생의 쓸쓸함을 함께 얘기하는 그런 다리이기를 바란다. 지나친 욕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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