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봄날은 간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65] 봄날은 간다

1 2,030 KoreaTimes
                                          욕심이 과하셨어요.
                                   봄이 온다고 뭔들 달라지나요?
                                              왜 설레이죠?
                풍선처럼 빵빵하게 차 오르는 가슴에서 바람일랑 모두 빼내세요.
                                   당신의 심장을 쭈그려 트리세요.
                                          봄날엔 덜어 내세요.
                                      아무 것도 채워 넣지 마세요.
                                         봄날엔 무덤덤해지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돌아 버릴지도 몰라요.

  온천지에 꽃 잔치가 열렸다. 빨강, 노랑, 분홍, 하양, 보라, 자주---. 거대한 고목도 수천 송이의 피빛 청춘을 피워 낸다. 꽃샘추위가 꽃들을 시샘한다. 나도 꽃들을 하염없이 질투한다. '박제가 되어버린 청춘'이 가엾고 그리워서 고목의 꽃 같은 붉은 눈물이 쏟아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들던 성황당 길에---."

  엄마는 밥을 하다 말고 부엌 문설주에 기대어 노래를 불렀다. 토끼 새끼 같은 4남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가 일손을 놓고 아련한 눈빛으로 허공 어딘가를 헤집으며 노래 부르는 모습은 너무나도 생소했다. 나는 은근히 불안 해지기도 했다.
  '엄마가 저러다가 집을 나갈지도 몰라.'
  엄마가 둥둥 떠서 대문으로든 창문으로든 나갈 것만 같았다. 참으로 이상한 엄마 모습이었다.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남편, 아이들 뒤치닥 거리에 동동거리던 엄마는 어디로 간 것일까? "배고파, 밥줘잉!" 엄마는 화들짝 정신이 들었다. 다시 연탄 냄새나는 아궁이 앞에 앉은 엄마. 노래 한 곡도 다 못 부르고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돌아온 엄마. 바보 같은 엄마, 그래도 봄날인데. 엄마가 다시 돌아와 안심은 되었지만,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고 꽤 폼 나게 살 거라도 입을 앙다물었다. 그 생각이 가슴 속에 뺑뺑하게 찬 헛 바람이었다는 것을 마흔이 넘어서 깨달았다. 아이구, 웬걸! 나이가 먹을수록, 살면 살수록 엄마와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세월이 무엇이 다른지, 도무지 찾아낼 길이 없다. 빛 바랜 창호지 같은 삶, 남편과 자식과 가사 노동에 동동거리며 사는 삶, 자신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삶, 봄날의 한바탕 꿈처럼 모든 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삶!

  인생의 봄날은 며칠 되지 않는다. '박제가 된 청춘'에 뽀얗게 먼지가 내려 쌓이고, 겨울이 갔는지 봄이 오는지 상관없이 밀려 가는 게 인생이었다. 어느 날 뒷 뜰에 수선화가 노랗게 피어나면 '아, 봄이 왔구나,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지?' 자다가 깨어난 사람처럼 놀라서 꽃들을 바라본다. 내가 봄꽃을 보고 놀라지 않은 적이 있던가? 그리고 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에는 'Singing In The Rain'의 진케리처럼 비를 맞으며 춤이라도 추고 싶다. 하지만 나는 오싹하다. 봄이 갈까 봐, 잡고 늘어져도 매몰차게 가 버리는 봄이 아쉬워서. 겨우내내 땅 밑에서 수선스럽게 키워 내 수십 송이의 꽃을 피운 수선화, 봄의 전령사로 겨울의 뒷 끝을 밀어내며 용기있게 피어난 수선화, 그 공로로 수선화 잎에는 황금 가루가 뿌려져 있다. 솔직히 고백한다. 꽃이 피듯 봄날에는 피어나고 싶은 거다, 황금 옷을 입고 아름답게.

  그 날도 봄비가 간지럽게 내렸다. 나는 설거지를 하며 간간히 뒤 뜰 수선화와 눈을 맞추면서 '봄비'라는 노래를 구성지게(나름대로는) 불러대고 있었다.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나를 우울려 주우는 보오옴 비이이---"    

  "커피 한 잔!" 춘몽을 깨우는 남편. 내 노래, 내 감정은 맥이 끊겨 갈 곳을 잃는다.
  맞다. 내 엄마도 '봄날이 간다' 노래를 끝까지 부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도 앞부분 두어 구절쯤 밖에 알지 못한다.

  "봄이 되면 티티랑기, 커피 맛있는 카페 가서 커피 마시고 수다떨자."
  "그래요, 그래." 지인과 약속하고 또 했는데---

  볕이 너무 좋은 오늘, 야외 카페라도 가서 노닥거릴 용기가 없었다. 푸른 잔디밭이 깔린 공원의 벤치에서 책을 보는 것도 사치스러웠다. 겨우내 눅눅했던 이불을 모조리 걷어다가 빨았다. 이불을 회전 빨래 대에 널고 돌아서는데, 데크 군데군데 곰팡이가 눈에 거슬렸다. 지난 겨울 사 두었던 오일을 데크에 발랐다. 반나절, 붓질을 했더니 장갑을 끼었는데도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소동파는 춘소일각치천금(春宵一刻値千金 ; 봄밤의 한때는 천금의 가치가 있다)이라고 읊었다. 억만금을 주고라도 늘려 보고 싶은 봄밤, 나는 동그랗게 구멍 뚫린 손가락에 반창고를 감았다, 세상에!

  봄꽃이 진다, 봄꽃이 떨어진다. 좋은 봄날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먼데서 산비둘기 구구 울어 대는 봄날, 가는 봄날이 아쉬워서 울어예는 비둘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봄날은 너무 빨리 흘러간다. 그러나 나는 아직 기다린다, 나의 봄을. 문설주에 기대서서---
쌔엠
자수정을 꽃밭에 뭍어두면 자란다는 말을 믿은적이 있습니다.

곱돌과 함께 묻어 두면 짱 커진다는 애들 말을 믿었던 적이 있습니다.

내가 아이였던 까닭에...

표시해 놓았던 호박꽃밭을 해쳐 꺼내본 그놈은

그대로 였습니다. 아니 오히려 묻어둘때의 바램땜에 쪼그라진 모습이였습니다.

엄마에게 물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꽃밭에 심었는데 왜 안커지는질..ㅎ

오줌을 거기에다 누거라 그러면 엄청 커진단다.

그날 이후 마렵지 않더라도 습관처럼 정성(?)을 다했습니다.

동내 아이들의 협찬도 있었습니다.  가을쯤 그놈을 캐기로 했는데,

결국 못 찾았습니다. 호박 덩굴 땜에요..

그래서 사랑은 봄에 해야합니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790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72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407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62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75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00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83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94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19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7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33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9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06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6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72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3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22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92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5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30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5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게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현장에서 경험했거나 목격했다면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을 느끼고 우…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10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부각되면서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용이나 오용의 위험이 상대적…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8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 많은 생명체들, 사람의 유전자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제2의 뇌라 불리우는 곳에 사는 제2의 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