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 Art Of Korea를 꿈꾸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61] Art Of Korea를 꿈꾸며

1 2,032 KoreaTimes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삼성이 지난 3일 아오테아 컨벤션 센터에서 쇼케이스 행사를 가졌다. 이 날 슬로건은 장인(匠人) 정신을 강조한 'Art of Sam Sung'이었다. 제품 하나 하나마다 장인의 정성과 혼을 불어 넣었다는 것. 그래서인지 뉴질랜드 전자상에 진열된 대한민국 브랜드는 확실히 빛나고 탐이 난다. 요모조모 따져 보아도 디자인이나 기능, 가격 면에서 일본제보다 점수가 높게 나온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일까?

  파이낸셜 타임즈는 4월, 기업의 브랜드 가치에 대한 순위를 발표하였다. 1위는 구글이 차지했고, 전년도 1위였던 마이크로 소프트는 3위, 삼성은 44위, 소니는 55위, 모토롤라가 60위에 올랐다. 우리 기업의 대단한 약진이다. 내 개인의 소비행태만 보아도 한국의 3대 기업인 삼성, LG,현대 등의 제품을 구입했거나 구입할 계획에 있다.

  실제로 나는 지난 해 삼성 냉장고를 구입했다. 광고 전단지를 면밀히 살피면서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애국심은 5%쯤 작용했다. 그리고 사용하면서 두고두고 잘 샀다는 생각을 했다.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만들었고, 냉장고가 가져야 할 덕목을 모두 갖추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다른 나라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한국 제품들은 세계 시장에서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의 발표(5월14일)에 따르면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는 높으나 선호도는 낮았다(미, 중, 유럽, 일본 등 대도시 성인남녀 2809명 대상). 한국을 기준치 100으로 했을 때, 독일은 155, 일본148.7, 미국148.6, 중국71.2라는 것.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50포인트나 앞선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 브랜드는 모국을 등에 업고 커나가야 한다. 그런데 모국의 이미지가 합리성도 도덕성도 결여된 정쟁(政爭)과 모순과 권모술수만 난무하는 곳이라면, 우리 기업의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 경우 제품에는 브랜드 이름만 있을 뿐, 'Made In 000'는 슬쩍 감추게 된다. 나라 이름을 내세워 오히려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아무리 둘러봐도 어느 나라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품들이 (대한민국 제품을 비롯해) 뉴질랜드에 지천으로 깔려 있다.

  국가의 이미지가 소비자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사실은 21세기 들어오면서 점점 자명해지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국방부 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현 하버드대 석좌 교수인 정치학자 조셉 나이(Joseph S. Nye)는 국가의 힘을 두 가지로 분류했다. 군사력, 경제력과 같은 Hard Power와 국가의 매력적인 이미지를 통해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키우는 Soft Power가 그것이다.

  Soft Power가 커지려면 합리적 사고가 바탕이 된 정치적 도덕적 가치에서 나오는 힘이 커야 한다. 문화, 정치, 외교 정책 등에 따른 국가 이미지가 상품 구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 특히 21세기 소비자는 브랜드 네임에서 느껴지는 감성적인 힘에 의해 상품 구매 욕구가 생긴다는 것이다. 일례로 한류의 주역이었던 '겨울연가'는 2조 3천억원이 넘는 경제 효과를 가져왔다. '대장금'의 히트로 동남아 일대에서 한국 음식은 물론, 한국 상품 구매 욕구가 상승된 것은 우리의 Soft Power가 커진 좋은 사례다. 그러나 한류에 매료된 동남아의 국민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한때 일본의 식민지였고, 전쟁을 했던 나라고, 남과 북이 나뉘어져 있고, 핵의 위험이 코 앞에 닥친 나라 정도? 뉴질랜드에 사는 인도 사람이 자기네 나라는 영국 식민지였다고 자부심을 느끼며, 일본 식민지였던 우리네 앞에서 으쓱했다는 일화는 또 얼마나 쓴 웃음이 나오는지. 남 탓할 일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정부나 외교 담당 부서, 언론, 해외 공관, 우리 이민자들이 모두 함께 반성해야 한다. 좋은 이미지의 한국 알리기에 얼마만큼 힘썼는지. 반대로 충격적인 사건은 세계 만방에 적나라하게(외교적 노력 없이) 알려져 나쁜 기억으로 남고 그것이 고스란히 대한민국 상품에 대한 비호감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기업의 제품은 물질 이상의 것이다. 국민의 땀과 노력, 에너지가 응축된 시대 정신의 산물이다. 거기에 조국의 좋은 이미지가 후광처럼 드리워져 소비자를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나의 사랑하는 조국의 정치인들은 무얼하고 있는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야말로 진흙 밭에 뒹구는 개들처럼 사나운 몰골로 서로를 흠집내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X파일이 등장해 폭로하고 반박하면서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지 않은가.

  조국의 정치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혼과 정성을 쏟아 붓는 날은 언제일까? 예술처럼 멋있고 감동적이고 삶의 가치를 높여 주는 정치판은 그 언제일까? 그런 정치 풍토 속에서 명품처럼 빛나는 대통령이 나와서, 복지 국가를 이루고, 주변국가를 잘 아우르면서 성공적인 통일을 이루고, 우리 기업 제품은 세계 각국에서 최고의 선호도를 자랑하며 팔려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참으로 아득한 꿈을 꾸어 본다.
쌔엠
361번에서 갑지 정지합니다.

뭐야 이런 생각으로..

침묵의 봄

댓글 0 | 조회 1,908 | 2012.10.09
봄날 밤, 벚꽃놀이를 했었다. 동행자는 기억나지 않지만, 눈웃음치며 내게 왈칵 달려들던 정숙한 듯 요부 같던 벚꽃의 뜨거운 기운은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바람이라도… 더보기

[360] Pumpkin Time

댓글 1 | 조회 1,955 | 2007.07.09
내집 게라지에는 가을에 사놓은 호박이 여러 덩이 있다. 생쥐 일가족은 호박을 갉작갉작 파먹으면서 행복하게 지낸다. 집 주변에서는 고양이들이 짝을 찾느라 앙칼진 소… 더보기

[338] 밤 나들이

댓글 1 | 조회 2,008 | 2006.08.22
<필자 김영나씨는 성균관 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사 기자와 방송작가 생활을 했다. 뉴질랜드 이민 7년차이며,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 한국어를 가르… 더보기

[367] 천국의 가장자리

댓글 0 | 조회 2,010 | 2007.10.24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혹은 살고 싶은 나라는? 이런 질문에 뉴질랜드는 단연 수위를 차지한다. 나도 '지상 최후의 낙원'이라는 문구에 마음이 혹했었다.… 더보기

[364] 작은 연못

댓글 0 | 조회 2,021 | 2007.09.11
'깊은 산 오솔길 옆'으로 시작되는 양희은의 '작은 연못'. 이 노래처럼 슬프고 절망적인 가사를 나는 알지 못한다. 운동권에서 많이 불렀지만 작사,작곡가인 김민기… 더보기

현재 [361] Art Of Korea를 꿈꾸며

댓글 1 | 조회 2,033 | 2007.07.23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삼성이 지난 3일 아오테아 컨벤션 센터에서 쇼케이스 행사를 가졌다. 이 날 슬로건은 장인(匠人) 정신을 강조한 'Art of Sam Sung… 더보기

[365] 봄날은 간다

댓글 1 | 조회 2,033 | 2007.09.25
욕심이 과하셨어요. 봄이 온다고 뭔들 달라지나요? 왜 설레이죠? 풍선처럼 빵빵하게 차 오르는 가슴에서 바람일랑 모두 빼내세요. 당신의 심장을 쭈그려 트리세요. 봄… 더보기

[345] 황혼이 아름다운 이유(Ⅱ

댓글 1 | 조회 2,062 | 2006.11.27
내 나이 네 살 때였어. 할머니가 머리카락을 잘라서 파셨어. 아마 검은 머리가 값이 더 나갔었나봐. 비녀 속에 숨어 있는 검은 머리를 찾아내서 무쇠 가위로 싹둑 … 더보기

[370] 영혼의 지팡이(Ⅱ)-Secret Sunshine을 보다

댓글 0 | 조회 2,073 | 2007.12.11
며칠 전 도마질을 하다가 손가락을 베었다. 나는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둘둘 감았다. 다정한 이들은 내 손가락을 보고 틀림없이 위로의 말을 건넨다. “어머! 다치셨… 더보기

[362] 강 건너 백만장자

댓글 1 | 조회 2,080 | 2007.08.14
한국에서 부동산으로 재벌이 된 사람의 경험담 중에 '청개구리 전략'이 있다. 정책과 반대로 하니까 어느덧 부호의 길에 올랐다는 것이다. '엇박자 노래가 더 흥겹다… 더보기

[344] 황혼이 아름다운 이유(1)

댓글 1 | 조회 2,084 | 2006.11.13
“그게 어디 있더라?” 남편이 마치 현 진건의 ‘빈처’처럼 중얼거린다. 나는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져 온다. 또 시작되었구나. “분명히 여기 둔 것 같은데---.”… 더보기

[357] 모든 이별의 법칙

댓글 1 | 조회 2,114 | 2007.05.23
Y가 그 녀석을 처음 만난 것은 7년 전이었다. 녀석을 처음 봤을 때 Y는 마음이 여간 설레지 않았다. 순백의 윤기 자르르 흐르는 피부하며 아담한 몸집이 너무 맘… 더보기

[380] 행복한 밥상을 위한 투쟁 (Ⅰ)

댓글 1 | 조회 2,115 | 2008.05.13
내 아들의 유아 시절, 입이 짧아 2Kg 정도 체중 미달이었다. 나는 아들과 무던히도 머리싸움을 했다. 사과, 귤 주스를 만들어 우유병에 넣고 빨게 하다가 슬쩍 … 더보기

[347] 나는 바다로 갔다

댓글 1 | 조회 2,139 | 2006.12.22
낯선 풍경들이다. 비릿한 내음도, 짭쪼름한 바람도 풍겨 오질 않는다. 파라솔을 펴 놓고 멍게나 해삼, 소라 등을 파는 아주머니도 없다. ‘어쩌란 말이냐, 어쩌란 … 더보기

[372] 꽃들에게 물어 봐

댓글 0 | 조회 2,162 | 2008.01.15
요즘 나는 어쩔 줄 모르겠다. 사방에서 나를 향해 프로포즈를 하는 바람에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는 말이다. 내 집 정원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고흐의 팔레트'다. … 더보기

[354] 나무 감옥에 갇히다

댓글 1 | 조회 2,195 | 2007.04.11
내가 사는 동네는 사람보다 나무가 더 많다. 아름들이 나무들이 동네 입구부터 즐비하고, 집집마다 형형색색의 나무들이 문패처럼 세워져 있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 더보기

[355] 해는 지고,해는 뜨고

댓글 1 | 조회 2,210 | 2007.04.24
〈DIASPORA를 위하여〉 가끔은 우리가 땅 위를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물 위를 떠돌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서 빨리 오라고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급히 서… 더보기

[371] 우연(偶然)의 선물

댓글 0 | 조회 2,215 | 2007.12.20
12월이 되면 나는 두렵습니다. 엊그제 1월이 시작됐는데 벌써 12월이라니---. 나는 어린 시절 심부름을 가다가 돈을 잃어버려 망연자실 할 때처럼 당황스럽습니다… 더보기

[385] 제로 톨레랑스(Zero Tolerance) - Ⅱ

댓글 0 | 조회 2,219 | 2008.07.22
어떤 여자가 먹을 것을 훔치다가 걸렸다. 경찰이 여자 차의 트렁크를 열었다. 바나나, 빵, 야채 등이 박스 가득 담겨 있었다. 돈으로 따지면 3, 40불어치나 될… 더보기

눈물 많은 남자

댓글 4 | 조회 2,235 | 2012.07.24
동시대에, 지구에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뿌듯한 이가 있다. 2년 전 퇴임한 브라질의 전 대통령‘룰라 다 실바’다. 그는 너무 … 더보기

[353] 낭만벼룩

댓글 1 | 조회 2,235 | 2007.03.27
스무살 때, 나는 영문학도를 소개받은 적이 있었다. 그가 첫 대면한 자리에서 불쑥 때밀이(일명 이태리)타올을 내밀었다. “영국 시인 존던의 시 중에 ‘벼룩’이라는… 더보기

[350] 내 친구들은 어디에?

댓글 1 | 조회 2,237 | 2007.02.13
바지를 걷어올리고 강물을 따라 걸어간 적이 있다. 강 바닥의 까칠한 모래가발바닥을 할퀴고,모난 돌은 송곳처럼 뒤꿈치를 쪼아댔다. 가끔은 깨진 유리 조각이 피부를 … 더보기

화살보다는 손수건을---

댓글 5 | 조회 2,242 | 2012.07.11
모름지기 좋은 정치란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모르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노자(老子)가 요(堯) 임금의 ‘무위(無爲)의 다스림&… 더보기

[356] 뜨겁게 포옹하라!

댓글 1 | 조회 2,246 | 2007.05.08
뉴질랜드에서 나의 행복은 두 단어로 시작되었다. "Hello!”혹은 “Hi!” 을씨년스러운 겨울날, 몸을 잔뜩 웅크리고 식빵을 사기 위해 총총 걸어가고 있을 때,… 더보기

[383] 행복한 밥상을 위한 투쟁 (Ⅳ)

댓글 1 | 조회 2,259 | 2008.06.23
2년 전, 오클랜드 사이먼 스트리트의 한 건물에 큰 입간판이 걸렸다. 벌거벗은 여자가 무릎과 팔을 이용 네 다리로 서 있고 유방에는 유착기가 부착되어 있었다. 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