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 나무 감옥에 갇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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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 나무 감옥에 갇히다

1 2,510 KoreaTimes
  내가 사는 동네는 사람보다 나무가 더 많다. 아름들이 나무들이 동네 입구부터 즐비하고, 집집마다 형형색색의 나무들이 문패처럼 세워져 있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안마당, 뒷마당, 옆 마당에도 나무가 무성하다. 창문마다 나무가 귀신처럼 머리를 풀어 헤치고 늘어서 방에는 해가 들지 않는다. 곰팡이는 기승을 부린다.

  사람들은 나무 감옥에 갇혀 있다. 오만한 나무가 저지르는 만행은 극에 달했다.

  3월14일, 스무 살 여학생(와이카토대)이 나무에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녀는 다음날 숨졌다. 우리는 슬프기 전에 분노해야 했다. 그녀가 ‘존엄하지 못하게 죽었기 때문'에. 파리 목숨처럼 죽어간 사람은 죽어서도 편치 못할 것이다. 살아서 그 죽음을 목격한 인간은 두렵고 창피해서 무슨 수단을 강구 했어야 했다. 적어도 이 곳이 민주주의 사회라면, 자유와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이 살아있어야 하거늘, 왜 그리도 덤덤했는지.
  오랜 시간 병마와 싸우던 이들이 안락사를 원하는 것은 '죽음 마저도 존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어간 유태인 중에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주어진 한 모금 의 생명수를 자신을 단장하는데 사용했다. 얼굴을 닦고 머리를 빗어 넘기고---, 아름답고 숭고하게 죽기 위해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내 집 근처 도서관엘 갔었다. 그곳은 수퍼마켓, 이민자 지원센터 등이 몰려 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중심지다. 화단가를 지나는데 나무에 노란색 띠가 둘러져 있었다. ‘Danger’ 하니 조심하라는 얘기다. 왜 위험한 나무를 보호하는가? 부러져서 사람을 다치게 하기 전에 손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내 이웃집도 포후투카와 나무가 부러져 내렸다. 마당에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누군가가 맞았다면 사망이었다. 그집 마당은 순식간에 쥐라기 공원이 되었다. 나무는 죽어 넘어진 티라노 사우루스처럼 거대하고 흉물스러웠다. 그집 사람들은 톱을들고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했다. 나무는 올려다 볼 때보다 훨씬 거대했다.

  얼마 전엔 내 집 수도관이 터졌다. 시멘트를 걷어 내고 물이 새는 곳을 찾아 한참 파내려 가니 가는 수도관이 보였다. 오크나무 뿌리가 수도관을 서리서리 감싸고, 누르고, 쥐어 짜고 있었다. 드라이브 웨이는 군데군데 화산 폭발처럼 솟아올라 깨져있다. 또아리를 틀고 땅 밑에서 기어 나오는 구렁이 같은 갈색 나무 뿌리가 섬뜩하다. 옆집 담장은 치고 올라오는 나무 뿌리 때문에 기우뚱, 피사의 사탑이 되었다. 나무가 인간이 사는 영역을 침범하면 얼마나 그악스러워지는지 모른다.인간을 이겨 먹으려고. 쓰러지면 제 몸에 뿌리를 박고 다시 살아나는 놈들이다.
  나는 내게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나무를 사랑한다. 마을 입구에 너른 품을 벌리고 고즈넉하게 서 있는 느티나무. 비가 오면 뛰어 들고, 해가 나면 해를 막아주고, 그리운 님을 만나 나뭇가지에 걸린 별을 헤아리는 그런 나무. 조각구름이 걸려있는 들판의 미루나무. 멀리 산을 물 들이는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벚꽃---. 어디였더라? 추녀 끝이 살포시 올라간 절간에 우아하고 수줍고 고결하게 서 있던 목련. 눈부신 나의 나무들, 꽃들---. 다람쥐, 산토끼, 새들이 둥지를 틀고 사랑을 나누고 새끼를 키우는 숲. 낮에는 낭만적이고 황혼에는 애틋하며, 밤에는 고혹적인 해변의 야자수. 착한 나무 들 - 그 나무들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돌멩이 하나도 자기에게 어울리는 자리가 있다.

  요즘, 퀸스트리트는 가로수를 교체한다고 그 좁은 길을 양쪽으로 막고 땅을 파헤치고 있다. 사랑도 지나치면 병이라 했거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그 시간과 경비로 카지노에 빠진 학생들을 학교로 돌려보내고, 수술받을 환자들 대기시간 줄이고, 이민자들을 위한 복지에 신경쓰는 것은 어떤가?
  환경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조화와 균형이 깨진 자연은 환경파괴를 가져온다. 과잉 보호된 아이들이 잘못되는 것이나 마찬가지 논리다.
  한때는 평화의 상징으로 인간의 손에서 모이를 쪼아 먹으며 호사를 누렸던 비둘기가 좋은 사례다. 어쩌다가 비둘기는 ‘하늘의 쥐’ 로 전락했는가. 날개에는 수많은 기생충이 버글거려 가까이 가기도 무섭다. 애물단지도 그런 애물단지가 없다. 배고픈 헤밍웨이는 유모차를 끌고 공원에 가 비둘기를 낚아채 아이 등 뒤에 숨겨 집에와서 요리해 먹었다. 진작에 비둘기를 닭 취급한 헤밍웨이의 혜안에 감탄이 나올 뿐이다.

  최근, 한국 드라마 '주몽' 과 미국 드라마 ‘Prison Break’ 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인공 주몽과 스코필드는 모두 ‘영광의 탈출’ 로 벅찬 감동을 안겨 준다. 우리는 지금, 나쁜 나무들의 감옥을 부수고 영광의 탈출을 꿈꾸어야 한다. 진실하고 존엄한 환경을 소망한다면.
쌔엠
강원도 산골에는 지금은 모르지만 화전민이란 사람들이 살았는데요

산에 불질러 농지를 개간하는 이른바 개척자들이였지만 그 시대

우리는 빨치산 대하듯 했습니다.

그애들이 나랑은 국민학교 동창이였고, 집에 놀러가면 강냉이로

대접하는데 맛있어서 맨날 놀러 가고파 안달했습니다.

한국속의 뉴질랜드를 일찌감치 경험한 터에 그들 사는냥은

요즘도 대비가되네요.

아이들이 많게는 10명이 넘습니다.

죽는애들이 많으니 자꾸 생산을을 했다고

이해가 됩니다. 뱀, 독버섯, 계곡등에서

해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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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있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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