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두번째 짐싸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4] 두번째 짐싸기

0 개 4,827 코리아타임즈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어느 일요일 저녁 아이비와 사이먼은 당시 오클랜드 시내에서 선물가게 하시던 할아버지 집으로 다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당시 그 분 집은 한국 유학생들이 홈스테이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차고를 개조한 공간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사이에 조그만 간이 부엌이 있었고, 차고에 카펫을 깐 거실 그리고 달린 방 하나, 임시로 만든 샤워실이 있는 공간이었다.

급하게 이사하느라 카펫트는 아직 채 마르지도 않아 눅눅한 냄새가 풍겼고 윗층에서 학생들이 뛰어 다니는 소리들로 혼란한 분위기였다.

당시 165불을 주고 (전기세는 별도로) 식사는 우리가 해서 먹는 조건이었다.
싸지는 않다 생각했지만 그나마 그 전 집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재미있게 지냈다. 처음에 심하게 고생하면 그 다음 어려운일은 좀 덜 힘들게 느껴지기 마련이니까.

일요일이면 아이비와 사이먼은 친구 SB씨랑 그의 남동생 (당시 영어 연수하러 왔었다)을 집에 불러 신문지를 깔고 아이비가 손수 빚은 주먹만한 만두로 만찬을 벌였다.  

그당시 이민자들은 신문지를 깔고 음식을 먹어 보지 않고는 이민 생활의 참 맛을 모른다고 우스게 소리를 하곤 했다. 메뉴는 만두 한가지였지만 구워 먹고 쪄 먹고 만두국도 해먹고, 그저 만두를 먹을수 있음에 행복해 했다.

그집으로 이사하고 얼마 안되어 한국에서 온 손님, 이실장님도 들렀었고…

참 많은 추억들이 필름 지나가듯 아이비의 눈앞에 지나간다.

그 집에 몇 달 살면서 느꼈던 많은 것들 중에 잊혀지지 않는 건, 어린 나이에 뉴질랜드에 와 있는 몇몇 유학생들의 문제였다. 밤늦게 귀가 하는 학생들이 새벽마다 대문으로 못 들어오고 밤고양이처럼 차고에 붙은 우리방 창문을 두들겨대며 문을 열어 달라는 바람에 사이먼과 아이비는 잠을 설치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사람의 인정상 야밤에 문을 열어 주지 않을 수는 없었고..

아무튼 그런 경험들 때문인지 한국에 계신 기러기 아빠들 한테는 미안하지만 어린 아이들만 유학을 보내는 것 보다 엄마가 따라오는 게 조금은 더 나은 결정들이 아닌가 하는 것이 아이비의 소견이다.

(온몸이 파래져가요)

어느 날, 아침, 일어나니 남편의 귀와 입술과 손톱 발톱들이 파래졌다.  나 또한 파랗게 변하고 있었다.

우리는 타국에 이민와서 드디어 우리가 병까지 앓고 있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슬펐다.  그래서 서로 부둥켜 안고 한참을 애통해 하며 푸념과 한탄으로 그날 밤을 지샜다.

이민 온지 얼마 되지않아 벌써 이렇게 아프면 어떻게 앞으로 살아가나, 한국으로 돌아 가야하는건가 자신감도 잃어가고..

다음날 남편이 학교에 가고 난후 집안 청소를 하던 나는 얼마전에 구입한 파란색의 이불 커버를 빨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데 밖으로 퍼런물이 줄줄줄 흘러내리는 게 아닌가.  

그때서야 나는 아!!! 하고 큰 안도의 한숨을 돌렸고 그 전날에 둘이서 서로 부둥켜 안고 슬퍼하던 모습이 떠올라 혼자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날 오후 아이비는 우리가 병든 것이 아니라 이불 커버에서 색이 빠져 나온 것 였다는 사실을, 학교 다녀온 사이먼에게 아주 대단한 것을 발견한 듯 반갑게 알려주었다.

한국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이런 불량품을 팔다니 갑자기 화가 났다.  하기야 그다지 비싼 제품이 아니니 그렇겠지만, 그 당시만 해도 중국 제품의 질이 좋지가 않았다.

그날 밤 사이먼과 아이비는외국에서 살려면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절실히 느끼며, 파란 물감이 많이 빠져나간 그래서 물이 더 빠지지 않는 색이 바랜 이불이라도 덮고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가 있었다.  

마음이 편안하니 조금의 불편함이나 부족함은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었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507 | 1일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7 | 1일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75 | 1일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96 | 1일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8 | 1일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36 | 1일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3 | 2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2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8 | 2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90 | 3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9 | 3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5 | 3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9 | 3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3 | 3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5 | 3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2 | 3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33 | 3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810 | 6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77 | 8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1,005 | 2026.03.16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40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6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20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82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3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