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운 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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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러운 ABs

0 개 3,215 박신영
예상외로 뉴질랜드는 프랑스에게 졌다
그것도 18대 20
뜻밖의 결과여서 일요일아침 함께 TV를 보던 아들과 나는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아들녀석은 심판탓을 했다
영국심판이 확실히 몇가지 뉴질에 불리한 판정을 하기는 했다
Ali Williams가 try를 했을 때도 인정하지 않았고,
막판에 프랑스가 역전한 try때도 못보고 지나친 forepass실수가 있었다
럭비의 기본규칙은 뒤로 패스하기인데, 앞으로 패스한 것은
누구봐도 명백한 반칙감인데, 심판은 그냥 넘어갔다
아들은 심판이 못 본 것이 아니라 보고도 모른척했단다
하지만 아무리 심판이 부실해도
선수들이 잘하기만 했다면 무슨 상관이었을까
볼 점유율이 자그마치 78%나 되었는데
점수도 못 내고, 형편없는 경기를 펼쳤다
2002년 월드컵때 한국선수들이 죽기살기로
스페인과 포르투칼을 물리친 것처럼
프랑스선수들은 정말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어느 프랑스선수는 try를 하려는 뉴질선수 바지를 붙들고 늘어지더니
급기야 넘어지면서는 발목을 붙들어서 점수로 연결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superstar가 득실대는 All Blacks는
기를 쓰고 덤비지는 않았다
내가 보기에
유일하게 Luk McAlista만 열심히 하는 듯 했다

하여간 이렇게 어이없게 무너진 게임을 TV에서는 틀고, 또 틀고
지겹게 보여준다

ABs코치인 Grahame Henry는 올해가 가기전에 짤릴 것 같다
새 코치는 크리스마스전에 영입할 거라는 소식이다
사실 항상 이길수는 없지 않느냐 Henry의 항변도 일리가 있어는 보였다
하지만 질만한 경기를 져야지....
열번 잘해도 가장 중요한 한번을 못하면
결국 돌아오는 것은 비난밖에 없다

나는 운전중에 항상 라디오를 듣는데
정말 3일여를 이 게임에 대한 얘기만 했다
별의별 얘기가 다 나왔다
심지어는 뉴질랜드가 애국가가 너무 길다, 왜 영어랑 마오리말 섞어서 두가지냐, ABs유니폼은 왜 검은색이냐, 코치가 잘못했다, 다니엘 카터를 중간에 왜 뺐냐, NZ$60M을 그냥 날렸다, 통가/피지/사모아 출신들이 왜 ABs에 있느냐 등등
수요일아침이 되자 이제 더 이상 ABs얘기는 하지 말자는 첫 인사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수요일에도 역시 럭비 얘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었으니
선수들이 돌아오는 날이었다
왜 오클랜드로 안 오고 크라이스트처치로 왔는지 알수는 없지만
공항에는 환영인파로 넘쳤다
3천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환호하고 사진찍고 악수하고 싸인받았으니 마치 우승하고 돌아오는 것처럼 대단한 광경이었다
인구 4백만의 뉴질에서도 작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3천명이란 대단한 숫자이다
Crowd goes wild란 프로를 진행하는 caster가 이를 두고 한마디했다.
호주와 뉴질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호주의 럭비코치는 공항에 들어섰는데 사람들이 마중도 없고
들어오나보다 하는데 뉴질은 이 난리이니,
뉴질의 최고 스포츠는 단연 럭비이다
그런데 어이없게 지고 왔으니
We're crossed but we still love you.

호주의 럭비 역시 세계 최강인데
(호주의 인기스포츠는 단연 크리켓이 최고이고 그 다음은 수영이다
럭비는 4,5위쯤 된다고 한다)
뉴질처럼 준준결승에서 약체 영국에 지고 말았다 12:10
뉴질과 호주는 항상 대단한 경쟁관계에 있는데
호주도 지고 말자 이웃나라끼리의 유대감때문인지
같이 속상해 하고 이번에는 역시 이웃나라인
피지를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South Africa는 예외를 인정치않고
피지를 압도해 버렸다
결국 이번 월드컵 우승은 RSA차지가 될 것같다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사실은
뉴질에서의 럭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얘기했지만 마치 종교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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