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 씁쓸한 교민간담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47] 씁쓸한 교민간담회

0 개 2,964 KoreaTimes
노무현 대통령과의 교민간담회는 뒷맛이 씁쓸했다.

특별한 이슈나 현안문제가 없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국가 원수의 국빈 방문이었기에 관심들이 많았다. 그런데 엄격했던 신원조회와 복잡한 참석 절차에 비해 허술하기만한 잔치였다. 의전이란 고위층에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니라 참석자들에 걸맞는 형식과 예의 또한 중요한 법인데 한쪽만을 향한 의전처럼 보였다. 기본적으로 포럼인지, 강연회인지, 만찬회인지가 분명치 않았고 간담회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초,중등학교의 조회시간을 연상시킨 식장은 한시간의 대통령 연설이 마치 교장선생님의 훈화를 방불케 했고 연설이 진행 되는 동안 또 무슨 말 실수가 있을까봐 불안하기만 했다.

노대통령은 “지금 한국은 잘 되고 있고 또 잘 되어 갈 것입니다. 아무염려 없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런데 임진왜란 직전의 선조는 어떠했는가? 이율곡의 십만양병설과 이순신의 항시대비론을 무시한 채 자만에 차 있었고 심지어 일본을 우리보다 한 수 아래의 약소국으로만 얕잡아 보고 있다가 심하게 당했던 것이다. 지금을 그때 상황과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실력과 준비를 갖춘 자신감과 무조건적인 자만심과는 구별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교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이민법 개정이나 유학 환경의 개선, 한국과의 보다 활발한 상호교역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한 교민경제의 활성화 내지는 확대 발전일 것이다. 이민법 개정을 뉴질랜드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고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상호 이해증진을 위한 당사국의 의견 피력이나 분위기 조성은 당연하고도 필요하며 교민들은 적어도 정상회담전에 대통령이 그런 현황을 제대로 알고 임하기를 바랬던 것이다. 하지만 교민 간담회는 정상회담을 비롯한 모든 일정이 끝나고 ‘체류 마지막날 그저 교민들이 제일 많이 산다는 오클랜드에서 한마디 하고 가겠다’는 극히 의례적 수순이었으리라는 인상이 짙다.

뉴질랜드 교민사회는 본격 이민 역사가 겨우 15년 밖에 안 되는 초기정착단계이고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이민법이 악화일로로 변해오는 등 모두가 힘들어 하고 암울하기 그지 없는 현실인 것이다. 적어도 대통령으로서는 방문 전 또는 방문 직후 현지 공관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했어야 한다. 만일 공관에서 그런 분위기를 상세히 보고하였음에도  현실을 무시한 채 “너희는 해외 동포중 잘 사는 편에 속하니 잔말 말고 있어라”는 식이었다면 애당초 대통령과의 교민간담회는 의미가 없는 것이며 원초적 모순 위에 진행된 셈이다.

대통령은 또 “뉴질랜드 동포사회보다 더 가난한 곳에 우선 지원하겠다. 정부도 잔머리를 좀 굴리겠다.”고 말했다. 물론 중국이나 사할린등 우리보다 가난하고 어려운 해외 교민들이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교민 사회의 어려움이나 현안 문제는 각기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결코 상대평가할 명제는 아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잔머리를 굴린다’는 표현은 “술수를 써서 자신에게 이득이 돌아 오게 하거나 상대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그 표현 자체가 공식 석상에서는 매우 부적절하고 자연스럽지도 못한 것이다. 하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 해외 동포를 상대로 잔머리를 굴리겠다’는 것은 교민들을 상대로 꼼수를 써서 손해보지 않겠다는 뉘앙스이니 그야말로 어불성설인 것이다.

뉴질랜드는 영연방국가로서 풍요로운 자원과 전통 깊은 서구문화유산을 그대로 간직한 선진국이며 국제화의 요건인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이다. 또한 교민들도 세계 어느 동포사회에서 찾아 보기 힘들만큼 교육수준, 지식수준, 문화수준등이 상향 평준화된 집단임을 자타가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해외 교민들 중 ‘항공편 사용빈도’, ‘국제전화 사용량’, ‘부모들의 평균 학력’등 현재 드러나 있는 객관적 자료들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여유 있는 선진국인 뉴질랜드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해외 동포중 가장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는 뉴질랜드 교민사회를 우선 지원해 주는 것도 현명한 방법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입장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교민들의 현실이나 정서를 십분 감안해서 “조국이나 대통령으로서도 최선을 다해 여러분을 돕도록 노력하겠으니 여러분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정도의 덕담을 전달하는 게 교민들을 상대로 “잔머리를 굴리겠다”는 표현보다는 백번 낫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것이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존재 가치일 것이다.

이미 전설이 되어 버린 ‘박정희 대통령 독일 방문시의 눈물바다 장면’이 자꾸 오버랩 되는 것은 어인 까닭인가!

[356] ‘키다리 아저씨’의 긴 다리

댓글 0 | 조회 2,802 | 2007.05.08
긴다리는 저력이었다. '진 웹스터(Jean Webster)’ 의 ‘키다리 아저씨Daddy-Long-Legs)’ 는 1912년 작품이다. 그녀가 30대 중반에 쓴 … 더보기

[355] 이런 분 어디 계세요?

댓글 0 | 조회 2,457 | 2007.04.24
한인회장을 처음 맡은 것은 2002년 9월이었다. 당시 한인회는 혼미를 거듭했고 한인회장 또한 개인사정으로 일선에서 떠난 ‘보궐상태’ 였다. 어려운 시절 아무도 … 더보기

[354] '오클랜드에 살으리랏다'

댓글 0 | 조회 2,674 | 2007.04.11
배위에서 보는 오클랜드의 야경은 진정 아름다웠다. 지난 3월 모 법률회사가 주관하는 선상 파티에 초대 받아 간 적이 있다. 서울에서는 잠실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 더보기

[353] 지와 사랑

댓글 0 | 조회 2,796 | 2007.03.27
요즈음은 ‘지와 사랑’이 아쉽다. ‘헤르만 헤세(Herman Hesse)의 대표작이라할 ‘지와 사랑’을 한글로 만 써 놓으면 인터넷 세대들은 ‘G씨와의 사랑’으로… 더보기

[352] 신 뢰

댓글 0 | 조회 2,925 | 2007.03.12
민주사회에서 신의와 신뢰는 중요하고 꼭 필요한 덕목이다. 이재철 목사는 “왜 많은 집에 KAL 담요가 있습니까? 이는 절도행위입니다.”하고 탄식했다. 언제부턴가 … 더보기

[351] 비교는 상처를 부른다

댓글 0 | 조회 2,828 | 2007.02.26
21세기는 희망의 시대가 될 것이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미개척 분야, 불확실성의 문제들이 새천년초에는 해결 되거나 업그레이드 되리라 예측하고 기대했… 더보기

[350]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다

댓글 0 | 조회 2,974 | 2007.02.13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이다. 선진국이라해서 행복만 가득찬 것도, 못 사는 나라라고 해서 불행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세계 최강이요, 선진국 중의 선두… 더보기

[349] 조개 줍는 아이들

댓글 0 | 조회 9,142 | 2007.01.30
‘조개 줍는 아이들’- 내가 가장 아끼는 책 중의 하나이다. 책은 때때로 친구이자 스승이자 독자의 분신이 되기도 한다. 사람마다 취미가 있고 독서라는 항목은 많은… 더보기

[348] 모란꽃 피는 언덕

댓글 0 | 조회 2,840 | 2007.01.15
모란은 소담스럽고 귀티가 나지만 안타깝게도 향기가 없다. 2007년 새해가 되었다. 교민지들이나 한국 메스컴에서 ‘황금돼지해’라고 떠들썩하다. 으례 연초가 되면 … 더보기

현재 [347] 씁쓸한 교민간담회

댓글 0 | 조회 2,965 | 2006.12.22
노무현 대통령과의 교민간담회는 뒷맛이 씁쓸했다. 특별한 이슈나 현안문제가 없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국가 원수의 국빈 방문이었기에 관심들이 많았다. 그… 더보기

[346]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 난다

댓글 0 | 조회 3,044 | 2006.12.11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속담이 있다. 소문 뒤에는 반드시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속담중에는 현실에 딱 들어 맞는 내용들이 많아 선인들의 기지나 풍부한 … 더보기

[345] 부동산은 말이 없다

댓글 0 | 조회 2,862 | 2006.11.27
부동산은 언제나 말이 없다. 하지만 그 부동산을 둘러싸고 사람들은 관심이 많다. 뉴질랜드 부동산은 그야말로 예측 불허이다. 90년대 초중반과 지금의 지도를 비교해… 더보기

[344] 꽃구름과 한국환상곡

댓글 0 | 조회 2,798 | 2006.11.13
해금 선율은 압권이었다. 11월인데도 여전히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하고 밤이면 의례껏 전기 장판을 켜 놓아야만 한다.하지만 이제부터 5개월 정도는 따뜻하고, 쾌적한… 더보기

[343] 공포불감증(恐怖不感症)

댓글 0 | 조회 2,845 | 2006.10.24
10월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동시에 가져다 주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의 ‘유엔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피선과 북한의 ‘핵실험… 더보기

[342] 꿈과 욕심

댓글 0 | 조회 2,954 | 2006.10.09
골프에서 “버디 하려다 보기한다”는 말이 있다.그린에서 퍼팅 할 때 ‘파’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리인데 ‘버디’ 하려고 욕심 내다 파도 못하고 ‘보기’를 하게 … 더보기

[341] 천국도 지옥도 내 마음 속에

댓글 0 | 조회 2,665 | 2006.09.25
뉴질랜드의 봄은 목련과 함께 피어난다. < LA에 자식들 따라 이민 온 경상도와 전라도 출신 할머니가 있었다. 늘 붙어 다니던 어느 날 경상도 할머니가 화장… 더보기

[340] 바다이야기

댓글 0 | 조회 2,527 | 2006.09.11
‘바다이야기’는 쓰나미이다. 수년전 아메리칸컵 대회에서 2연패한 ‘팀뉴질랜드’가 퀸스트리트를 시가행진 할 때 수십만 인파가 몰려 최고의 축제분위기를 연출했었다. … 더보기

[339] 지도자

댓글 0 | 조회 2,663 | 2006.08.21
국가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안정과 성장, 국민의 행복을 이끌어 내는 리더쉽이다.세종대왕은 안정과 성장과 행복이라는 3박자를 이끌어 낸 성군이었다. 그는 총… 더보기

[338] 버릴 줄 아는 삶

댓글 0 | 조회 2,355 | 2006.08.07
사람들은 어느 한 가지도 가져가지 못하면서 모든 것을 가져갈 것처럼 욕심부리며 산다. 몇일 전까지 한국에 폭우가 쏟아졌다. ‘물폭탄’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만큼 줄… 더보기

[337] 정말 가난한 사람

댓글 0 | 조회 2,531 | 2006.07.24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박사를 만난 것은 1990년 7월 루브르 박물관에서였다. 우연히 마주쳤다는 게 바른 표현이겠는데 호킹박사는 그해 한국… 더보기

[336] 오클랜드의 겨울나기

댓글 0 | 조회 2,640 | 2006.07.11
오클랜드의 겨울은 삭막하다.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라는 김종서 시조가 떠오른다. 인간이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도시라는 오클랜드-여름엔 사실 그말이… 더보기

[335] 행복한 날들이었는데

댓글 0 | 조회 2,478 | 2006.06.26
월드컵이 있어 그나마 행복했었는데, 알프스 산맥은 역시 험준했다. 뉴질랜드 전국이 올 겨울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12일 강풍으로 오클랜드… 더보기

[334] 싸이먼 효과와 코리언 열풍

댓글 0 | 조회 2,626 | 2006.06.12
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던 때 우리는 뉴질랜드의 겨울 속에 울고 있었다. 엘림교회의 체육관에 특설된 대형화면을 통해서도 200여명의 교민들이 모여 목이 … 더보기

[333] 더불어 사는 지혜

댓글 0 | 조회 2,652 | 2006.05.22
조조에 쫓기던 초라한 유비가 융중 초당으로 제갈공명을 삼고초려(三顧草廬))했을 때이다. 공명은 이른바 ‘천하삼분(天下三分)책’을 역설하면서 “천하를 경영하기 위해… 더보기

[332] 사나이로 태어나서

댓글 0 | 조회 2,489 | 2006.05.08
내가 입대한 것은 북한 제124군부대 소속 김신조와 그의 친구들 30명이 ‘청와대 폭파와 박정희 암살’이라는 가공할 목표로 고랑포 서남쪽 휴전선을 뚫고 동두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