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 꽃구름과 한국환상곡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44] 꽃구름과 한국환상곡

0 개 2,797 KoreaTimes
해금 선율은 압권이었다.

11월인데도 여전히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하고 밤이면 의례껏 전기 장판을 켜 놓아야만 한다.  하지만 이제부터 5개월 정도는 따뜻하고, 쾌적한 그야말로 환상의 날씨가 될 것이다.  꽃이나 골프, 낚시 동호인, 관광업계나 유학업체등 모두가 기대에 부푸는 시즌이다.

한국 교민이 210만을 넘는다는 미국은 말 그대로 ‘기회의 땅’이지만 요즈음은 총기를 포함한 계속되는 대형사건들로 교민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임스 쿠퍼’의 ‘모히컨족의 최후(The Last of the Mohicans)’를 보면 지금은 초강대국인 미국에서 있었던 유럽인들의 파란만장한 초기이민사를 리얼하게 엿볼 수 있다. 현재의 뉴욕지역에 처음 이주해 왔던 유럽인들은 기름진 땅을 찾아 서부로 향하게 되고 그곳의 터줏대감인 모히컨족 인디언들과 만나게 된다. 그때까지 미국의 광활한 자연속에서 평화스럽게 살아가던 인디언들은 유럽이민자들의 등장으로 피튀기는 쟁탈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서부개척사, 영국인들의 아일랜드개척사, 네덜랜드 상인들의 인디언점령사, 독일인들의 유태인 박해, 브라질의 커피이민 등 민족생존과 확산을 둘러싼 인류사들을 들여다 보면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들과 키위들과의 정착시대는 차라리 만화처럼 순수한 면이 있다. 또한 그로부터 불과 150년 후에 찾아 온 우리들은 무임승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당히 쉽게 정착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영어문제, 직업문제, 자녀들의 진로문제 와 결혼문제등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이민법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면서 답답해 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고 자생력을 길러야 하며, 강한 인내심과 개척정신으로 상황을 극복하고 현지인들 속에서 틈새를 찾아내야만 한다. 주위의 교민, 현지인들과 더불어 살아가야하고, 제발 조용히 사는 이들을 비방하고 싸움을 거는 일만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한인회등 교민 단체나 기관들이 보호막이 되고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7천여명 정도로 알려진 오클랜드 일본인들은 ‘코히마라마’를 밀집 지역으로 늘 튀지 않고 조용하게 살고 있다. 한데 해마다 ‘ASB Function Centre’에서 열리는 ‘Japanese Day’에 몇번 초대 받아 가 보고는 깜짝 놀랐다. 프로그램이 조촐하면서도 실용적이고 각각의 이벤트에 상당수의 현지인들이 함께 한다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현지화’를 부르짖고 있을 때 말 없이 현지화를 이룩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어 잘못하기는 일본인들이나 우리나 비슷한데도 말이다. 여기서 ‘깔끔하고 조용하며 예의 바른 그들의 민족성 때문에 키위들이 좋아한다’는 사실과 ‘매사를 현실과 비즈니스에 이용할 줄 아는 그들의 영악함’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제3회 ‘KOREAN NIGHT’행사는 상당히 성공한 셈이다. 한뉴 사회의 교류와 ‘안익태 탄생 1백주년 기념음악회’의 컨셉이 적절이 조화된 즐거운 잔치였다. 어려운 교민경제속에서 대형이벤트를 만들어 낸 노력과 화합의 의지가 엿보였고, 교민 1세대와 2세대 그리고 키위들과의 멋진 하모니를 일궈낸 점은 의미가 깊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자존심을 마음껏 발산하고 자녀들에게도 자랑스런 한국인의 긍지를 심어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한인회장과 한인회 임직원들의 숨은 노력과 헌신을 엿볼 수 있고 이에 대해 우리는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김애라’의 해금 연주는 우레와 같은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지만 앙콜 요청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아쉬움조차도 절제되고 깔끔한 진행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현지인 소프라노 ‘Morag Atchison’의 ‘꽃구름 속에’ 또한 오랜만의 청량제였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국내 가요를 부를 때 발음의 부정확 때문에 감동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데 Morag의 발음은 너무나 정확했고, 그의 풍부한 성량과 다양한 경험은 활기차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안익태선생의 ‘한국환상곡’은 한마디로 한국인의 긍지이고 감동 그 자체였다. 오랜만의 장쾌한 감흥이었고 교민 사회를 한층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찬란한 소재였다. 굳이 아쉬움이 있다면 ‘이렇게 잘 준비된 행사에 현지사회 각계각층의 CEO들이나 국회의원들, 언론계 종사자들, IRD, 이민성 담당관들, 그리고 경제, 문화계 인사들을 좀 더 많이 초청했더라면’ 하는 점이다. 이번 행사는 우리 교민사회의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고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는 좋은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한국환상곡이 끝났을 때 관중들의 기립박수가 이를 말해 주고 있었다.

현재 [344] 꽃구름과 한국환상곡

댓글 0 | 조회 2,798 | 2006.11.13
해금 선율은 압권이었다. 11월인데도 여전히 밤낮의 기온 차가 심하고 밤이면 의례껏 전기 장판을 켜 놓아야만 한다.하지만 이제부터 5개월 정도는 따뜻하고, 쾌적한… 더보기

[343] 공포불감증(恐怖不感症)

댓글 0 | 조회 2,845 | 2006.10.24
10월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동시에 가져다 주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의 ‘유엔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피선과 북한의 ‘핵실험… 더보기

[342] 꿈과 욕심

댓글 0 | 조회 2,954 | 2006.10.09
골프에서 “버디 하려다 보기한다”는 말이 있다.그린에서 퍼팅 할 때 ‘파’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리인데 ‘버디’ 하려고 욕심 내다 파도 못하고 ‘보기’를 하게 … 더보기

[341] 천국도 지옥도 내 마음 속에

댓글 0 | 조회 2,665 | 2006.09.25
뉴질랜드의 봄은 목련과 함께 피어난다. < LA에 자식들 따라 이민 온 경상도와 전라도 출신 할머니가 있었다. 늘 붙어 다니던 어느 날 경상도 할머니가 화장… 더보기

[340] 바다이야기

댓글 0 | 조회 2,527 | 2006.09.11
‘바다이야기’는 쓰나미이다. 수년전 아메리칸컵 대회에서 2연패한 ‘팀뉴질랜드’가 퀸스트리트를 시가행진 할 때 수십만 인파가 몰려 최고의 축제분위기를 연출했었다. … 더보기

[339] 지도자

댓글 0 | 조회 2,662 | 2006.08.21
국가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안정과 성장, 국민의 행복을 이끌어 내는 리더쉽이다.세종대왕은 안정과 성장과 행복이라는 3박자를 이끌어 낸 성군이었다. 그는 총… 더보기

[338] 버릴 줄 아는 삶

댓글 0 | 조회 2,352 | 2006.08.07
사람들은 어느 한 가지도 가져가지 못하면서 모든 것을 가져갈 것처럼 욕심부리며 산다. 몇일 전까지 한국에 폭우가 쏟아졌다. ‘물폭탄’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만큼 줄… 더보기

[337] 정말 가난한 사람

댓글 0 | 조회 2,530 | 2006.07.24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박사를 만난 것은 1990년 7월 루브르 박물관에서였다. 우연히 마주쳤다는 게 바른 표현이겠는데 호킹박사는 그해 한국… 더보기

[336] 오클랜드의 겨울나기

댓글 0 | 조회 2,639 | 2006.07.11
오클랜드의 겨울은 삭막하다.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라는 김종서 시조가 떠오른다. 인간이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도시라는 오클랜드-여름엔 사실 그말이… 더보기

[335] 행복한 날들이었는데

댓글 0 | 조회 2,477 | 2006.06.26
월드컵이 있어 그나마 행복했었는데, 알프스 산맥은 역시 험준했다. 뉴질랜드 전국이 올 겨울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12일 강풍으로 오클랜드… 더보기

[334] 싸이먼 효과와 코리언 열풍

댓글 0 | 조회 2,625 | 2006.06.12
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던 때 우리는 뉴질랜드의 겨울 속에 울고 있었다. 엘림교회의 체육관에 특설된 대형화면을 통해서도 200여명의 교민들이 모여 목이 … 더보기

[333] 더불어 사는 지혜

댓글 0 | 조회 2,651 | 2006.05.22
조조에 쫓기던 초라한 유비가 융중 초당으로 제갈공명을 삼고초려(三顧草廬))했을 때이다. 공명은 이른바 ‘천하삼분(天下三分)책’을 역설하면서 “천하를 경영하기 위해… 더보기

[332] 사나이로 태어나서

댓글 0 | 조회 2,488 | 2006.05.08
내가 입대한 것은 북한 제124군부대 소속 김신조와 그의 친구들 30명이 ‘청와대 폭파와 박정희 암살’이라는 가공할 목표로 고랑포 서남쪽 휴전선을 뚫고 동두천, … 더보기

[331]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댓글 0 | 조회 2,601 | 2006.04.24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즈벨트’는 오늘을 사는 코리언뉴질랜더들에게 참으로 필요한 명언을 선물로 남겨 주었다. 엘리너는 “ Yesterday is hi… 더보기

[330] 튀는 한국인, 왕따 코리아

댓글 0 | 조회 2,644 | 2006.04.10
지난 해 TV3에서 밤11시에 방영하던 ‘Sports Tonight’라는 프로를 즐겨 보곤 했다. 지금은 우리 ‘현대’의 협찬으로‘Hyundai Sports To… 더보기

[329] 파리 목욕탕

댓글 0 | 조회 2,531 | 2006.03.27
‘스티브(Steve)'라는 평화봉사단원이 있었다. ‘평화봉사단(The Peace Corps)'은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창설되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저… 더보기

[328] 고구마 굽는 비결

댓글 0 | 조회 2,986 | 2006.03.14
주말에 후아파이에서 골프를 치는 모임은 꽤 흐뭇하고 넉넉한 분위기이다. 인코스가 시작되는 10번 홀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망루형그늘집(?)이 있 고 거기서… 더보기

[327] ‘RS-B형’

댓글 0 | 조회 2,278 | 2006.02.27
혈액형으로 ‘RH-B형’이 있다면 성격형으로는 ‘RS-B형’이 있는 것 같다. 요즈음 한국에는 ‘넷피플’이니, ‘웰빙족’이니, ‘아침형 인간’이니 하는등 그 사람… 더보기

[326] ‘Scarlett O’Hara’와 ‘Port-Wine-Magnolia’

댓글 0 | 조회 2,247 | 2006.02.13
장미가 ‘김태희’라면 ‘스칼렛 오하라’는 차라리 ‘이효리’나 ‘이태란’이다. 뉴질랜드는 가히 꽃과 나무의 천국이다. 풍부한 햇볕과 충분한 비 그리고 적당히 온화한… 더보기

[325] 그대 이름은 친구

댓글 0 | 조회 2,262 | 2006.01.31
개발연대 붐을 타고 급성장한 한국의 대표적 주류회사로 ‘진로소주’와 ‘동양맥주’가 있다. 또한 금복주나 하이트,크라운,에이스 외에도 최근에는 산사춘, 백세주, 복… 더보기

[324] 2006년, 희망의 새해를 기대하며

댓글 0 | 조회 2,205 | 2006.01.16
희랍 신화 중에 ‘판도라의 상자’가 있다.『우두머리신인 제우스는 거만해진 인간들을 벌하기 위해 흙으로 여신을 닮은 처녀를 하나 만들고 여러 신들에게 가장 고귀한 … 더보기

[323] 악어의 눈물과 앙팡테러블

댓글 0 | 조회 2,307 | 2005.12.23
일본 프로야구의 벽은 높았고 분명 한국보다는 한 수 위였다. 지난달 도꾜돔에서 벌어진 ‘코나미컵 2005결승전’. 삼성라이온즈와 일본롯데마린즈의 한판 승부에서 롯… 더보기

[322] 대한민국이라는 로고

댓글 0 | 조회 2,211 | 2005.12.13
『개조심』이라는 큰 팻말을 붙인 부잣집이 있었다.그런데 그 집을 방문하게 된 손님이 막상 들어가 보니 쬐끄만 푸들 한 마리가 주인을 따라 나왔다. “아니 이 개를… 더보기

[321]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Ⅱ-세번째 쾌감

댓글 0 | 조회 2,353 | 2005.11.22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 안톤 슈낙이 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명수필이 있었다. 서양 사람이 썼는데도 “맞아 그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 더보기

[320] 훌라버

댓글 0 | 조회 1,994 | 2005.11.22
60년대 말쯤 한국에서는 ‘훌라버’라는 코미디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다.‘훌라버(Flubber)’는 Fly 와 Rubber의 합성어로 ‘나르는 고무’ 라는 뜻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