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그대 이름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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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325] 그대 이름은 친구

0 개 2,260 코리아타임즈
  개발연대 붐을 타고 급성장한 한국의 대표적 주류회사로 ‘진로소주’와 ‘동양맥주’가 있다.

또한 금복주나 하이트,크라운,에이스 외에도 최근에는 산사춘, 백세주, 복분자등 많은 인기주들이 탄생했지만 아직도 두꺼비나 OB의 브랜드 파워는 대단하다. 한참 무섭게 커나가던 OB가 한때 강한 제동이 걸린 것은 1973년 마산의 삼기물산이 서독 이젠벡사와 합작으로 한독맥주를 설립, 기술제휴로 ‘이젠벡맥주’를 생산하면서 OB, 크라운과 함께 3파전을 이루었을 때였다. 선진국형과 신세대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철옹성 같던 OB시장을 파고든 이젠벡의 슬로건은 “이제부턴 이젠벡입니다”라는 카리스마 풍기는 한마디였다.

  참신한 브랜드에 야심찬 영업활동과 다각적 홍보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진 이젠벡앞에 백전노장 OB는 멈칫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연 OB홍보팀엔 초비상이 걸렸고 몇일 밤낮을 고민 끝에 만들어 낸 말이 저 유명한 “친구는 역시 옛 친구, 맥주는 역시 OB”라는 기발한 케치프레이즈였다. 나중 하이트맥주에 인수되어 ‘이젠벡’이라는 이름은 못다핀 꽃한송이로 사라져 갔지만 당시로서 “친구는 역시---”라는 한마디는 움츠러들었던 OB군단을 일거에 회생시켜 놓았고 이젠벡은 그 친구라는 말 한마디에 KO패를 당하고 만 셈이었다.

  한국 사람은 친구 때문에 살고 친구 때문에 망하기도 한다. 부부끼리보다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게 현실이고, 이렇게 ‘정과 의리’로 맺어진 찐한 친구관계는 교복세대와 군대생활과 조직화된 직장이 만들어낸 특이한 민족성중의 일부분일 수도 있겠는데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한국인의 특징이자 때로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어쨌거나 한국 사람은 세명 이상이 만나면 모임을 만들고 그 모임에서 제외되면 불안해 하고 서둘러 다른 모임을 찾는다고 한다. 대한민국 3대 동문회라는 고대동문회, 호남향우회, 해병전우회를 비롯해서 이민사회에도 고국 못지 않게 모임이 많다. xx학교동문회, gg골프회, oo낚시회, 볼링회, 바둑회, 심지어 이민동기회, 모텔동기회등까지 수없이 많다. 그렇다고 뉴질랜드한인사회가 정과 의리로 뭉친 정의롭고 행복한 사회라고 말하기는 솔직히 힘들다.  3만명도 채 안되는 교민들 중에도 서로를 아전인수격으로 적과 동지로 나눈 경우도 많고, 친구들조차 자주 만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하지만 이민역사 15년 사이에 자녀들이 자라서 이제는 은행, 공항, 까페, 학교등 도처에서 수없이 만나게 되고, 교민끼리 이리 저리 얽히면서 서로의 생활들을 쉽게 알게 되었다. 따라서 언제까지나 2분법적으로 적과 동지로 나누는 생활은 피곤하기 짝이 없다. 초기 이민생활에서 상처 받고 적으로 간주하여 가슴속 한켠의 원수부 명단에 기록해 둔 사람들이 있다면 이제는 서서이 하나씩 지워 나가는 것이 오히려 현명하고 승리하는 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친구들을 한 열명쯤 만들어 두는 것은 더욱 즐거운 일일 것이다.

* 직장에서 일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점심을 같이할 수 있는 그런 친구 한명

* 갑짜기 심하게 아플 때 한국가 있는 식구 대신 한밤중에라도 부를 수 있는 친구

* 고약한 키위 아줌마가 뒷차로 들이 받고 오히려 큰소리 치는데도 말이 안나와 가슴 쓰릴 때 영어보다 한국말을 더 많이 써가면서도 싸워줄 수 있는 배짱 두둑한 친구

*뒷뜰에 고추랑, 깻잎이랑 심어 놓고 심심하면 뜯어다 주는 자상하고 실속파인 친구

* 주말마다 골프장에서 만나 대한민국남성의 영원한 레퍼토리인 군대무용담(?)을 비롯해서 19홀 얘기까지 스스럼 없이 나눌 수 있는 그런 허물 없는 친구

* 애기 돌잔치에, 새로 문 연 비지니스 축하연에, 25주년 결혼기념일에, 자녀 결혼식때 나를 대신해 최소 100명에게 알려줄 수 있는 그런 친구

* 노래방에서 고래 고래 소리지르며 마이크를 전세 내다가도 갈 때되면 용케도 대리운전자를 부르거나 잘못된 술값 따지는 기막힌 취중 기억력을 가진 친구

* 아무때나 전화걸어 어제 한 얘기 또하고, 내일 할 얘기 예고편으로 들려주는가 하면 “오이 농장 갔다 자기 생각나서 한자루 더 샀다”며 덥썩 내려 놓고 가는 아줌마

* 영어가 영 아닌데도 가구쓰레기 버리는 곳, 싼 생선 사는 곳, 잘못된 벌금 되돌려 받는 법, 무료 영어 가르쳐주는 키위 할아버지등을 귀신 같이 알아 내는 친구

* 종교생활을 통해 깊숙한 인생과 신앙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눌 수 있는 친구

  그리고 ‘스칼렛 오하라’의 담장 밑에서 ‘포트 와인 마그놀리아’의 향에 듬뿍 취한 채 ‘쳐치 로드’ 한잔을 나누면서 이민 인생을 마음 껏 논할 수 있는 그런 친구를 말이다.

만일 이런 친구가 열명이 안 된 다면 지금부터라도 서서이 만들어 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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