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49재 법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 법문!

0 개 3,348 코리아포스트
노무현 영가!

불교에서는 돌아가신 고인을 영가(靈駕)라고 합니다.

그 뜻은 신령한 영혼의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49재 모시는 곳이 없어 오늘 7월10일 글로 대신 합니다.

오늘 49일을 맞이하여 49일 전에는 우리와 같이 살아 있었는데 육신을 떠난 영혼은 오늘 어떤 모습으로 어느 곳에 머물고 계십니까?

이제 화장을 하여 한줌 재가 되어 노무현이라고 호칭하던 그 모습이 없어 졌으니 어떤 이름이 당신의 참다운 이름이며 참다운 실상입니까?

마음에 맞으면 웃고 즐거워하고 마음에 맞지 않으면 화내고 괴로워하던 그 마음의 존재는 어떤 모습입니까?

육신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형상이고, 살아 있는 동안의 한시적인 모습입니다.

육신은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거쳐 죽음에 이르지만, 육신 속에 머물던 그 영혼은 육신을 따라 죽지 않고, 그대로 존재 한다 하였으니 이 영혼의 실체를 알아차리신다면, 오늘의 죽음은 육신의 죽음일 뿐이고, 그 영혼은 죽지 않음을 아실 것입니다.

육신을 떠난 당신의 영원한 모습은 무엇입니까?

“일락서산 월출동(日落西山 月出東)! 해가 서쪽으로 지니, 달이 동쪽에서 뜬다”.

아시겠습니까? 모르신다면 다음의 글에서 다시 깨우치시기 바랍니다.

금강경(金剛經)에 이르시기를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 만약 이 얼굴이나 모양으로 나를 보려 하거나, 자신의 음성으로 나를 찾으려 하면, 이는 바른 진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과 같아서, 능히 자신의 영원한 모습을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의 외형으로는 참 나를 알 수 없다는 것이지요!

육신은 영혼이 사는 집과 같다고 했지요. 살아 있을 때에는 자신의 모습이 무엇인지 사유해도 잘 드러나지 않고 관념적으로 알 수 있지만, 육신을 떠난 영혼은 물리적인 형상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의 실상이 잘 드러난다고 하였습니다. 영혼이라는 말도 명사를 부여 한 것이지 영혼이라는 단어를 붙이기 전에는 무엇이라고 해야 올바른 답입니까?

당신의 영원한 존재는 이제 어떤 모습으로 어느 곳으로 가십니까?

“생존하처래(生存何處來), 사향하처거(死向何處去), 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부운자체본무실(浮雲自體本無實), 생사거래역여연(生死去來亦如然), 독유일물상독로(獨有一物常獨露), 담연불수어생사(湛然不隨於生死)

이 세상에 오실 때에는 어디로 부터 오셨으며, 이 세상을 떠나실 때 에는 어디로 가시나이까? 태어난다는 것은 허공중에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 과 같음이요, 죽는다는 것은 허공중에 한조각 구름이 사라짐과 같음이요, 그러나 구름자체는 참다운 실체가 없는 것이라, 구름이 비가 되기도 하고, 물이 되기도 하고, 얼음이 되기도 하고, 수증기가 되기도 하듯이, 나고 죽고 오고 가는 것도 이와 같아서, 그 가운데 변하지 않는 실체가 항상 뚜렷이 밝아 있으니, 이 실체는 나고 죽는 생사에 구속되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인생의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이와 같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유언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라는 구절이 여기서 연유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평소 돈독한 불자였고 스님들의 법문과 불경을 많이 듣고 읽어서 그런 초연한 선사의 단면을 보이신 것으로 생각 됩니다.

그래서 삶과 죽음이 하나라고 생각하고 느낀 것이 아닙니까? 사람마다 죽음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당신은 당신의 비리로 인해 당신이 꿈꾸던 참여정부의 가치관이 부정되고 무너지고 집밟힐 때 단호한 죽음으로 항거한 그 용기는 대단 했습니다.

파란만장 했던 당신의 재임기간 동안 당신은 상식과 합리성이 통하는 “사람 사는 세상”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을 실현 하고자 희망과 씨앗을 뿌렸습니다.

당신의 진솔함과 소박함이 많이 그리워 질 것입니다.

어느 누구는 민주국가의 상징 무형문화재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당시의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노무현 영가님이여!

사람은 죽어서 다음 생(生)을 받을 때까지 사십구일 동안 생과 사의 중간 상태인 중음신(中陰身) 이 되어 떠돌면서 다음 생의 인연처를 정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 때 사십구일 동안 유가족이 영가를 위해 재를 올리며 공덕을 짓고, 못 다한 애착과 집착을 풀어주고, 사회적 나눔과 배품의 선행을 쌓으면. 나쁜 업은 소멸되고, 해탈을 이루어 행복의 나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제 누구도 탓하지 않는 지혜로운 영가가 되시어 인간세상으로 다시 오시든지,천당이나, 극락이나 마음 것 왕생하셔서 못 다한 꿈을 이루소서!
노오란 장미꽃 한 다발을 당신의 49재 영전에 올리나이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