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으로 돌아오다
넬슨의 슈퍼마켓에서 간단하게 장을 보고 1시간 정도 걸리는 케이블 베이에 도착했다. 케이블 베이 홀리데이파크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오는데 허영만 화백이 왼쪽 샌들을 넬슨의 슈퍼마켓 주차장에 떨어뜨린 것 같다고 했다. 뉴질랜드에 오기 전에 거금 9만 5000원 주고 산 새 샌들이라며 무척이나 아까워했다. 함께 저녁을 준비한 후에 어제 산 와인을 따기 위해 허영만 화백의 스위스제 주머니칼의 와인 따개를 와인에 박고 힘껏 잡아당기는데, 끝 부분의 스크루가 코르크에 박힌 채 부러져 버렸다. 코르크와 와인 사이에 빈 공간이 거의 없어 코르크를 밀어 넣을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마침 옆 캠프의 키위가족이 차에 있는 공구를 이용해 스쿠루를 뽑고 코르크 마개를 파서 겨우 열어 주었다.
피곤한 밤이지만 소화도 시킬 겸 해변을 산책했다. 한적한 바닷가에 쏟아지는 별들과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듣고 허영만 화백은 영감이 떠올랐는지 비박을 하기 위해 침낭을 가지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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