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코로푸푸 스프링스
이곳 골든 베이에는 아이코로푸푸 스프링스(Waikoropupu Springs)라는 신비한 샘이 있는데, 안내문에는 세계에서 제일 맑은 물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 물은 16km 길이의 지하 수로를 거치면서 정화되어 솟아오르고 물의 투명도는 63미터다. 쉽게 말하면 물소 63미터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물은 투명하다 못해 파란색이 돌고 아주 차갑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샘물' 속에서 커다란 송어들이 두세 마리씩 유유히 노닌다. 초당 1만 4000리터의 물이 샘에서 솟아 오르는데, 흰 규소 성분의 모래가 물빛을 받아 반짝이며 함께 뿜어 올라오는 모양을 보고 '춤추는 모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맑은 물이 초당 1만 4000리터, 분당 84만 리터, 시간당 5040만 리터, 하루에 12억 960만 리터.... 아마 이런 곳을 보면 나를 포함한 몇몇 독자들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왜 이런 좋은 돈벌이를 하지 않을까?'
뉴질랜드에서 '좋은 사업'은 '벌이가 좋은 사업'이 아니다. 자연에 도움이 되거나 최소한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는 것'이 좋은 사업의 기본 전제다. 고지식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자연 보호를 통해 평등과 공존, 나눔이 생겨난다. 이렇게 독특한 명소에 누구나 올 수 있고, 입장료도 없고, 마시기 위해 물을 퍼 가는 것을 제어하지도 않는다.
부지런히 올라와서 어둑할 무렵 콜링우드(Collingwood) 홀리데이파크에 도착했다. 주인은 영락없는 뉴질랜드 농부 스타일이다. 하루 종일 햇볕을 쬐어서인지 얼굴이 붉고, 방금 샤워를 마치고 손에는 차가운 캔 맥주를 들고 있다. 여유 있는 웃음을 띤 채 어디든지 마음에 드는 자리에 캠퍼밴을 대라고 한다.
콜링우드 홀리데이파크는 바다와 만나는 강 하구에 자리 잡고 있어 우리 캠퍼밴에서 낚싯대를 던지면 바다에 닿을 듯하다. 하구에 비치는 저녁놀을 보며 모두 가족이 보고 싶다고 한마디씩 했다. 쌀을 씻으러 부엌에 나가니 주인이 벽에 써놓은 말이 아주 인상적이다.
"홀리데이파크에 대한 불만이나 개선될 점은 친구들 말고 우리에게 말씀해 주세요. 홀리데이파크에 대한 칭찬이나 즐거웠던 점은 우리가 아닌 친구들에게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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