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베이→오클랜드(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웨일베이→오클랜드(Ⅰ)

0 개 1,714 코리아포스트
박영석 대장에게는 독특하고 훌륭한 성품이 하나 있다. 힘들어하는 대원을 보면 협박과 구박을 번갈아 하다가도 막상 도저히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이 오면 모성 본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모성 본능은 때때로 융숭한 밥상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장모님' '이모' '친정집'이 연상될 정도로 정성이 듬뿍 담긴 밥상이다. 에베레스트에 함께 갔을 때 5000미터가 넘는 산 중에서 고소증에 시달려 맥없이 앉아 있던 나에게 박영석 대장이 정성스레 말아줬던 김치국수를 생각하면, 지금도 혀 밑에 침이 자르르 고이며 고마운 생각이 든다.(높은 산에서는 낮은 기압으로 인해 맛있게 국수 삶기가 매우 힘들다. 여기에는 박대장만의 노하우가 있는데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특히 함께 간 대원들이 힘들어하면 영락없이 솜씨를 발휘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다. 어제의 빡빡한 일정과 장거리 이동에 지친 우리 모습에 모성 본능이 자극되었는지, 박영석 대장은 피곤한 줄도 모르고 두 팔을 걷어붙인다. 박영석 대장의 넘치는 에너지의 가장 큰 수혜자는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이다.

바다가재를 직접 잡을 수 있는 웨일 베이

박영석 대장이 보신이 필요한 우리를 위해 아침 일찍이 간 곳은 얕은 바다 속에 바위가 잔뜩 박힌 웨일 베이(Whale Bay 고래만)라는 곳이다. 아직은 쌀쌀한 아침 바다에 뛰어드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그는 몸에 꽉 끼는 잠수복을 입고 오리발을 신는다. 침을 뱉어 잠수경에 김이 서리지 않게 하는 손길이 능숙하다. 해변에서 뒤로 걸어 들어가다가 허리춤이 물에 잠기자 수영을 하더니 이내 물속으로 들어가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봉주 형님이 "이런 평범해 보이는 바다 속에 정말 바다가재가 있을까?"라고 묻자, 박대장의 근성을 잘 아는 허영만 화백이 정답을 내 놓는다. "여기가 목욕탕만 아니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 올걸?"

잔잔한 수평선을 보며 깜박 잠에 빠지려던 순간 박영석 대장의 실루엣이 물 밖으로 나왔다. 박영석 대장의 오른손에는 붉은색의 커다란 바다가재 한 마리가 들려 있다. 그 후로도 산소통에 산소가 없어질 때까지 박영석 대장은 몇 번이고 물속을 들락거렸다. 나올 때마다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바구니에 소담스럽게 누워 있다. 바다가재의 머리통을 칼등으로 때려 기절 시킨 후에 배를 가르고 살을 발라 껍데기 속에 올리자 훌륭한 회가 몇 접시 만들어졌다. 소라, 성게, 전복과 바다가재의 깔끔한 맛 속에도 도는 새우처럼 세련된 단맛에 대여섯 마리의 바다가재 회가 순식간에 없어졌다. 우리가 잡은 바다가재의 몸통 부분과 남은 전복들은 등산용 버너 위에서 매운탕으로 바뀌었다.

뉴질랜드에서 바다가재를 잡은 것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벼운 잠수 장비와 함께 바위가 많은 바다 속에 들어가서 바위틈을 뒤지다 보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바위틈에 있는 바다가재를 작살이나 총 등으로 잡으면 불법이다. 바다가재가 상처를 입은 채로 돌 틈에서 죽어버리기 때문에 반드시 손이나 끈을 이용해서 산 채로 잡아야 한다. 만약 법규를 어기면 꽤 많은 액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뉴질랜드 수산업체들이 최근 바다가재의 고통을 최소화하여 죽이는 법을 홍보할 만큼 뉴질랜드에서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만, 결코 동물의 권리가 사람보다 앞서는 추한 경우는 없다. 뉴질랜드의 바다가재는 캐나다 등의 북미산과는 달리 앞발에 집게가 없고 몸통에 살이 많은 데다가 쫄깃해서 전 세계의 고급 바다가재 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청정한 뉴질랜드 바다에서 잡힌 대부분의 바다가재는 미국이나 유럽으로 공수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요리로 변신하게 된다.


바다가재 친절하게 죽이는 법?

바다가재는 매우 원시적인 생명체여서 뇌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어느 한 곳(머리 쪽일지라도)을 칼로 푹~ 찌른다고 즉시 죽지 않는다. 일반적인 의견으로는 끓는 물에 넣기 전에 냉동실이나 얼음물에 넣어 기절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얼어서 아무 감각이 없고 움직이지 못할 때 끓는 물이 담긴 냄비에 15초간 넣을 것. 바다가재가 냄비에서 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라이스트처치 → 피어슨 호수(Ⅱ)

댓글 0 | 조회 1,946 | 2010.08.11
허정 PD, 드디어 도착하다 기다림이란 좋은 거다. 그것도 좋은 선물을 가득 들고 온다면 얼마나 좋은가. 오는 사람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만들고, … 더보기

크라이스트처치 → 피어슨 호수(Ⅰ)

댓글 0 | 조회 1,575 | 2010.07.28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는 영국을 제외하고 가장 영국적인 도시라고 불린다. 그런데 여러 가지 면에서 영국과는 다른 도시이기도 하다. 크라이스트처치의… 더보기

모투나우 해변 → 크라이스처치(Ⅱ)

댓글 0 | 조회 1,735 | 2010.07.14
우리의 또 다른 관심사였던 로빈씨 부부의 캐러밴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 입구에 들어서면 예닐곱 명은 앉을 수 있는 널찍한 소파가 있고 사방에는 원목 수납장이 가득… 더보기

모투나우 해변 → 크라이스처치(Ⅰ)

댓글 0 | 조회 1,666 | 2010.06.23
부스럭 소리에 잠에서 깨니 부실한 저녁 식사 때문에 배고픈 봉주 형님이 손수 쌀을 씻고 있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이웃 캐러밴의 노부부가 빨래하느라 바쁘다. 대부… 더보기

카이코우라 → 모투나우 해변(Ⅱ)

댓글 0 | 조회 1,709 | 2010.06.10
한적한 곳에서 밤을 보내기 위해 우린 모투나우 비치(Motunau beach)를 선택했다. 긴 시간 동안 건조한 비포장도로를 달려 차는 온통 먼지투성이였다. 덜컹… 더보기

카이코우라 → 모투나우 해변(Ⅰ)

댓글 0 | 조회 1,653 | 2010.05.26
전체 인구 3600여 명의 작은 도시이지만, 뉴질랜드에서 가장 멋진 겨울 풍경을 자랑하는 카이코우라는 늘 관광객들로 붐빈다. 해안에서는 물개를 볼 수 있고, 바다… 더보기

블레넘(Ⅱ)

댓글 0 | 조회 1,553 | 2010.05.11
뮬러 투르고(Muller Thurgau) NZ 10 ~ 20달러가장 편안한 맛의 포도주이다. 다른 화이트 와인에 비해 순하고 부드러운 맛과 자극이 적기 때문에 식… 더보기

블레넘(Ⅰ)

댓글 0 | 조회 1,761 | 2010.04.28
와인 구입하기 좋은 곳부지런한 허영만 화백, 봉주 형님은 아침 일찌기 일어나 산책을 나갔다. 허영만 화백이 잃어버린 신발이 너무 불쌍하다고, 다시 가보자고 한다.… 더보기

아벨 태즈먼 국립공원→케이블 베이(Ⅱ)

댓글 0 | 조회 1,899 | 2010.04.14
넬슨으로 돌아오다넬슨의 슈퍼마켓에서 간단하게 장을 보고 1시간 정도 걸리는 케이블 베이에 도착했다. 케이블 베이 홀리데이파크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오는데 허영만… 더보기

페어웰 스핏 → 타카카(Ⅱ)

댓글 0 | 조회 1,803 | 2010.03.09
피부 역시 자외선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반드시 물에 젖은 수건으로 덮어야만 한다. 그래서 이 지역에는 스트랜딩된 고래를 구조하기 위해 자원자들로 이루어진 구조대… 더보기

페어웰 스핏 → 타카카(Ⅰ)

댓글 0 | 조회 1,690 | 2010.02.24
상상 이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페어웰 스핏아직 정신도 들지 않았는데 바깥으로 끌려 나가보니 캠퍼밴 밖에 냄비가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어젯밤 허영만 화백이 잡… 더보기

넬슨→골든 베이(Ⅲ)

댓글 0 | 조회 1,671 | 2010.02.10
와이코로푸푸 스프링스이곳 골든 베이에는 아이코로푸푸 스프링스(Waikoropupu Springs)라는 신비한 샘이 있는데, 안내문에는 세계에서 제일 맑은 물이라고… 더보기

넬슨→골든 베이(Ⅱ)

댓글 0 | 조회 1,846 | 2010.01.27
1. 중국 음식 주문하기저렴한 가격의 중국 음식을 주문하러 들어갔다가 한쪽 벽면에 빽빽하게 적혀 있는 100가지가 넘는 메뉴를 보면 정말이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 더보기

넬슨→골든 베이(Ⅰ)

댓글 0 | 조회 2,373 | 2010.01.12
"북섬이여, 안녕!" 남섬으로 내려가는 페리의 크기는 실로 놀라웠다. 운전석에 앉아 검표원에게서 보딩 패스를 받고 큰 주차 건물로 들어선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 더보기

파라파라우무→웰링턴(Ⅱ)

댓글 0 | 조회 1,972 | 2009.12.22
바람과 자진의 도시 웰링턴오후 3시 30분, 드디어 북섬의 최남단이자 뉴질랜드의 행정수도인 웰링턴(Wellington)에 도착했다. 웰링턴은 바람과 바다와 지진의… 더보기

파라파라우무→웰링턴(Ⅰ)

댓글 0 | 조회 1,825 | 2009.12.08
어제 잠들기 직전부터 슬그머니 가족들 생각이 나더니 새벽에 눈이 떠졌다. P.O.P. 주인 할아버지는 이미 어둑한 새벽부터 화단을 가꾸고 계신다. '좀더 누워 있… 더보기

통가리로 국립공원→와이오우루(Ⅱ)

댓글 0 | 조회 2,154 | 2009.11.25
통가리로 국립공원에서 와이오우루 군인박물관으로 가는 사막길은 북섬에서 가장 인상 깊은 길 중 하나다. 우리는 루아페후 산 북서쪽에 있는 화카파파 빌리지에서 출발해… 더보기

통가리로 국립공원→와이오우루(Ⅰ)

댓글 0 | 조회 1,720 | 2009.11.10
밤새도록 불던 강풍과 우박이 아침이 되면서 한층 더 심해졌다. 마치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산들이 흔들릴 정도로 사나운 바람이 불어온다. 이토록 거센 바람이면 루아페… 더보기

타우포(Ⅲ)

댓글 0 | 조회 1,695 | 2009.10.27
우리가 오늘 저녁 야영하는 곳은 통가리로 국립공원(Tongariro National Park) 내부에 있는 화카파파 빌리지인데 세계문화유산, 세계자연유산으로 동시… 더보기

타우포(Ⅱ)

댓글 0 | 조회 1,777 | 2009.10.14
허영만 화백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젖은 번지를 하게 되면 무료로 티셔츠를 준다는 직원의 단 한마디에 젖은 번지를 선택했다. 젖은 번지는 뛰어내리고 나서 몸이 물속으… 더보기

타우포(Ⅰ)

댓글 0 | 조회 1,649 | 2009.09.22
드디어 아침이 밝았다. 허영만 화백은 몸이 안 좋다느니, 감기 기운이 있다느니 하다가, 나중에는 이 사이가 답답해서 치실이 필요하다는 궁색한 변명까지 나오고 말았… 더보기

로토루아→타우포(Ⅱ)

댓글 0 | 조회 1,792 | 2009.09.09
하지만 이러한 단순 구조는 튼튼한 피라미드 형태로 개체수를 스스로 조절하는 다른 대륙의 먹이사슬에 비해 훨씬 더 부서지기 쉬운 예민한 구조여서, 한 번 시작되면 … 더보기

로토루아→타우포(Ⅰ)

댓글 0 | 조회 1,997 | 2009.08.26
우리가 묵은 블루레이크 Top 10 홀리데이파크는 깊은 산속의 맑은 호숫가에 있어서 더더욱 공기가 맑았다. 취사장, 식당, 샤워장, 화장실, 빨래방, 야외 바비큐… 더보기

해밀톤→로토루아(Ⅲ)

댓글 0 | 조회 1,669 | 2009.08.12
마오리 전통 공연을 보다저녁 시간에 우리가 선택한 곳은 마오리 전통 공연과 전통 음식 항이(Hangi)를 먹는 파크 헤리티지 호텔(Park Heritage Hot… 더보기

해밀톤→로토루아(Ⅱ)

댓글 0 | 조회 1,837 | 2009.07.29
로토루아는 도시 전체가 화산 활동이 가득한 곳이라 길옆의 하수도에서도 그 귀한 온천수가 흐른다.뉴질랜드 북섬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로서 많은 집이 온천수로 난방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