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마일 비치(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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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마일 비치(Ⅰ)

0 개 1,291 KoreaTimes
  뉴질랜드의 북섬 최북단 케이프 레인가 (Cape Reinga)-. 외딴 이 곳 뉴질랜드에서 다른 세계와 가장 가까운 지점이자 마오리의 전설이 살아 숨쉬는 곳이며, 90마일 해안의 끝이다. 막다른 곳의 성격은 대개 독선적이고 배타적이며, 폐쇄적이고 고집스럽다. 이 땅의 성격도 그렇다. 주변에 유난히 많이 퍼져 있는 포후투카와 (Pohutukawa) 나무의 이끼가 늘어진 가지와 뿌리에는 이 지역의 거칠고 억센 땅의 기운과 함께 마오리의 전설이 스며들어서인가, 심하게 구부러져 있다.

  모든 마오리족은 죽으면 이 곳 케이프 레인가로 모인다. 그들은 이 곳에 있는 포후투카와 나무로 영혼이 들어가 그 뿌리를 통해 지하세계(Reinga)로 들어간다고 믿고 있다. 대양에 대한 경외심과 힘, 그리고 미래를 느끼며, 이 곳에 서 있는 멋진 마오리족의 용사가 눈에 보인다.

  우리는 4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새벽 2시에 출발했다. 케이프 레인가는 뉴질랜드 북섬, 그 중에서도 북부의 도시 왕가레이에서 약 250km 북쪽으로 떨어진 곳으로, 자동차로는 4시간30분 이상 소요된다. 길이 좋지 않아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 곳에 대한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특별하다'다. 그 외에는 딱히 맞는 말이 없다. 이 곳은 거친 뉴질랜드 서해안의 타스만 해와 동해안의 파도가 맞부딪치는 곳이어서, 때에 따라 10~15m의 커다란 파도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솟아오르기도 한다.

  90마일 비치의 실제 길이는 90마일이 되지 않는다. 약 60마일 정도이므로 우리나라가 쓰는 단위로 환산하면 약 95km 정도 된다. 이 곳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외로운 트랙 중 하나인데, 주로 모래산이 시작되는 테 파키 스트림 (Te Paki Stream)에서 시작해서 아히파라(Ahipara)에서 끝난다. 우리 일행은 테 파키 스트림에서 시작해 후카테레가 가까운 해변 일박한 후 아히파라 바로 전인 와이파파카우리(Waipapakauri)에서 일정을 마치기로 했다. 또한 시간을 절약하고 더욱 다이나믹하게 취재하기 위해서 차량 이동과 트래킹을 병행하기로 했다.

  새벽녘에 도착한 케이프 레인가에는 언제나처럼 심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위도가 가장 높은 곳이지만, 뉴질랜드는 지금 겨울인 데다 매서운 바닷바람까지 겹쳐 매우 차가운 기운이 옷을 뚫고 몸을 찌른다. 이 곳은 하나의 점 같은 곳이기 때문에 일출과 일몰을 바다 좌우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아침의 일출은 천천히 그러나 강렬한 모습으로 솟아오른다. 구름의 비좁은 틈을 비집고 나오는 일출 때의 태양의 기세는 알을 깨고 생명이 탄생하듯, 느리지만 강하고 진지하다. 오늘의 첫 번째 코스인 카포와이루아(Kapowairua)로 가는 길에 날씨가 서서히 개기 시작한다.

  유료캠프장 카포와이루아(Kapowairua)

  카포와이루아로 가는 길은 여느 비포장도로와는 또 다른 느낌이 있다. 좌우로 농장을 탈출한 양들이 때가 꾀죄죄한 털에 흙 덩어리를 주렁주렁 매단 채로 도망친다. 좌우의 식물군도 다른 곳과는 판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마오리족의 가방이나 낚시줄, 끈 등으로 쓰였던 플렉스라는 식물이 길 좌우로 빼곡이 박혀 있고, 한 무더기의 갈대가 습지에 가득 차 있다. 그 외에도 죽어가는 선인장 같이 생긴 캐비지트리가 듬성듬성 자라고 있다.

  약 30분간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거친 바다와 그림 같은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모래사장 오른쪽으로는 예쁜 강물이 흐르고 있다. 이렇게 바닷가 주위에 강이 있으면 해수욕을 한 후 샤워를 할 수 있어 좋다. 이 곳의 가장 독특한 점은 일 년 내내 극소수의 사람만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4년 전부터 3회에 걸쳐 찾아갔던 카포와이우아에서 나는 다른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와이티키 랜딩에서 우측으로 향한 비포장도로를 따라 약 20km 정도 들어가면 길이 끝나는데, 이 곳이 바로 카포와이루아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유료캠프이기 때문에 야영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현금을 봉투에 담아 통에 넣어야 한다. 바로 앞에 있는 파나네헤 섬은 썰물 때 들어갈 수 있는데, 커다란 오버행 절벽과 화산암이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보여 준다. 완전한 썰물 때에 홍합이나 소리를 채취할 수 있다. 하지만, 파도가 워낙 세고 거칠어 조심해야 한다. 이 곳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기로 한다. 오던 길을 다시 돌아 나가 테 파키 스트림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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