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7] 루트번 트랙(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57] 루트번 트랙(Ⅴ)

0 개 1,062 KoreaTimes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제3일 루트번플랫 산장~루트번 대피소 <6.5 km-2~3시간>

  침대가 있는 방이 비교적 어두워 늦잠을 잤다. 칫솔을 입에 물고 화장실로 가는 중에 라이플맨이라는 새가 나무에서 벌레를 찾는다. 이 새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작은 새로 최대 8cm 정도이며, 꽁지깃이 없어 모습이 특이하다. '삑삑' 하는 매우 높은 소리를 내며, 루트번 트랙 주위에 개체수가 많아 쉽게 찾을 수 있다. 매켄지 산장과 루트번플랫 산장에는 캠프 사이트가 있어 산장 예약을 못한 사람들도 자신의 텐트를 가지고 오면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트랙의 마지막 끝과 가까운 도시인 퀸스타운에 사는 친구가 우리를 마중 나오기로 했고, 오늘 갈 길이 그리 길지 않아서 아침을 가볍게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든 것을 보니 오늘은 비가 올 것 같아 발길을 서두른다. 루트번 플랫 (계곡의 물에 의해 퇴적돼서 만들어진 평평한 지대) 을 지나 계곡이 시작되는데, 계곡이 워낙 깊고 물살이 빨라 캐즘(chasm-깊게 갈라진 폭 넓은 틈)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산비탈의 몇몇 장소는 예전에 있었던 산사태로 인해 산의 경사면이 통째로 쏟아져 내리며 표토가 뒤집어져 지반 내부의 바위가 나와 있다. 하지만 자연적인 문제는 그대로 두는 것이 뉴질랜드 방식이라서 쓰러진 나무들과 뿌리, 암석들이 한 데 뒤엉킨 애초의 모습 그대로다.

  루트번 강 위에 걸쳐진 첫 번째 구름다리를 지났다. 루트번 강은 규모는 작지만 차고 깨끗한 옥색의 물과 하얀 바위, 바위 위에 있는 진한 녹색의 이끼가 어우러져 그 시원한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작품을 만든다. 강 건너로 간간이 들리는 자동차 소리가 트랙이 다 끝났음을 알려 준다. 뒤를 돌아보니 산 정상에서 쏟아지는 커다란 폭포와 바위로 만들어진 산 정상과 장엄한 나무들이 화려한 모습을 보인다.

  루트번 트랙은 트래커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당일, 1박2일, 2박3일, 3박4일로 선택할 수 있다. 당일 트랙 완주는 체력이 매우 좋은 트래커의 경우에 낮이 길고 날씨가 상대적으로 순한 여름에나 가능 하고, 1박2일 코스는 트래킹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지만, 아기자기한 사이드 트랙을 경험하기는 시간이 부족하다. 평범한 체력으로는 2박3일 스케줄이 무난하다.

  당일 완주는 짐이 가볍고 예약이 필요없으며, 좋은 날씨를 골라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유럽에서 온 체력 좋은 트래커들에게 인기 있다. 하지만, 호숫가에서의 편안한 휴식, 아기자기한 사이드 트랙들, 화롯가에서의 모임과 산장에서의 만찬은 포기해야 한다. 산 정상에 있는 3개의 커다란 호수와 한여름에도 눈 덮인 산정, 트랙 가득히 핀 야생화들, 트랙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크리스탈 같은 시원한 물,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들과 아기자기하게 변모하는 길, 주변의 절경에 비해 비교적 쉬운 난이도, 트랙의 길이에 비해 충분히 갖추어진 숙소 등 루트번 트랙이 가진 장점은 너무나 많다. 루트번 트랙에서 받은 커다란 감동과 망막에 각인된 아름다움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현재 [357] 루트번 트랙(Ⅴ)

댓글 0 | 조회 1,063 | 2007.05.23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제3일 루트번플랫 산장~루트번 대피소 <6.5 km-2~3시간> 침대가 있는 방이 비교적 어두워 늦잠을 잤다. 칫솔을… 더보기

[356] 루트번 트랙(Ⅳ)

댓글 0 | 조회 966 | 2007.05.09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계속된 오르막을 올라오느라 생긴 갈증을 깨끗한 시냇물로 씻는다. 길옆에 있는 야생화들이 편안한 휴식에 즐거움을 더해준다. 오늘 … 더보기

[355] 루트번 트랙(Ⅲ)

댓글 0 | 조회 894 | 2007.04.24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농장(The Orchard)'이라는 흥미로운 장소가 나오는데, 마치 과수원처럼 작은 풀들 사이에 복숭아나무 같은 작은 나무들이 서 있다… 더보기

[354] 루트번 트랙(Ⅱ)

댓글 0 | 조회 938 | 2007.04.12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제1일 디바이드~매켄지 산장 <12 km/5시간> 아침 7시30분 숙소에서 출발한 승합차가 트랙의 시작점인 94번 도로의… 더보기

[353] 루트번 트랙(Ⅰ)

댓글 0 | 조회 1,391 | 2007.03.28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반지의 제왕'의 가장 화려한 부분을 장식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과 함께 있는 와카티푸 호수의 끝에 … 더보기

[352] 볼쉘터 산장 트랙(Ⅳ)

댓글 0 | 조회 1,068 | 2007.03.12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모두 눈 표면의 더러운 것을 긁어내고 눈을 파 담기 시작했다. 고된 산행으로 배고픔을 느낀 뒤 먹는 음식만큼 소중한 경험은 없다. 아이들은 … 더보기

[351] 볼쉘터 산장 트랙(Ⅲ)

댓글 0 | 조회 977 | 2007.02.26
제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주위의 모습은 갈수록 더 황량하다. 아주 오랜 기간동안 끊임없이 떨어진 낙석이 쌓이고 또 쌓여 수만 평은 될 듯한 넓이에 퍼져 … 더보기

[350] 볼쉘터 산장 트랙(Ⅱ) - 대빙하의 살벌함과 역동성

댓글 0 | 조회 941 | 2007.02.13
볼쉘터 산장 루트는 완만한 경사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트랙이다. 중간까지는 길 상태가 좋고, 이후부터는 루트(route)로 되어 있어 약간 주의해서 찾아가야 한다.… 더보기

[349] 볼쉘터 산장 트랙(Ⅰ)- 대빙하의 살벌함과 역동성

댓글 0 | 조회 1,021 | 2007.01.30
**** 산사태로 길 막혀 산장 직전에서 되돌아서 **** 마운트 쿡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만나는 교통체증은 기분좋은 체증이다. 한 떼의 양이 지저분한 털을 잔뜩 … 더보기

[348] 엔더비 아일랜드(Ⅳ)-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댓글 0 | 조회 1,161 | 2007.01.15
시야가 넓어지며 바다가 나오는데 내가 나온 라타 숲은 센 바람을 이기기 위해 키가 2m가 넘지 않으며, 작은 가지와 잎이 서로 엉키고 뒤틀려 있다. 이 숲이 작은… 더보기

[347] 엔더비 아일랜드(Ⅲ) -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댓글 0 | 조회 1,200 | 2006.12.22
작은 관목숲이라도 있어야 살아가기 때문에 영하의 극한온도에서 사는 다른 펭귄과는 아주 다른 생활을 한다. 크기는 76cm 정도로 황제펭귄과 킹펭귄을 제외한 세 번… 더보기

[346] 엔더비 아일랜드(Ⅱ) -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댓글 0 | 조회 1,064 | 2006.12.11
숲 오른쪽에서 작은 소리가 나서 보니 뭔가 작은 생물체가 눈에 띈다. 몸에 비해 부리가 비정상적으로 긴 작은 새인데 나를 보더니 뛰기 시작한다. 뛰는 모습을 보니… 더보기

[345] 엔더비 아일랜드(I)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댓글 0 | 조회 1,186 | 2006.11.27
오늘은 엔더비섬(Enderby Island)을 일주하는 날이다. 엔더비섬은 뉴질랜드에서 자연생태의 보고인 곳이다. 하나의 커다란 생태 박물관을 방불케하는 이 커다… 더보기

[344] 헉슬리 포크 헛 트랙(V) 모뉴먼트 산장 - 구름다리

댓글 0 | 조회 968 | 2006.11.13
슬슬 숲길이 시작되서 물길을 건너려고 했다. 물 깊이는 약 허벅지까지이고 물살이 제법 빠르고 물은 없는 것처럼 맑다. 창선 형님은 신발과 양말 바지를 벗고 건너려… 더보기

[343] 헉슬리 포크 헛 트랙(IV) 모뉴먼트 산장 - 구름다리

댓글 0 | 조회 1,061 | 2006.10.24
우리는 세 번째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지형적으로 강 옆에 있는 트랙을 산의 높은 곳에 만들어 놓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신… 더보기

[342] 헉슬리 포크 헛 트랙(III) 모뉴먼트 산장 - 구름다리

댓글 0 | 조회 1,189 | 2006.10.09
*****모뉴먼트 산장 - 구름다리***** 모뉴먼트 산장에서는 가까운 레드 산장(45분)으로 가는 길과 헉슬리 포크 산장으로 가는 두 갈래 길로 나뉜다. 레드 … 더보기

[341] 헉슬리 포크 헛 트랙(II) - ‘바람의 터’ 오하우 호수

댓글 0 | 조회 939 | 2006.10.09
*****트와이절-레이크 오하우-램힐(Ram hill)***** 트와이절에서 퀸스타운으로 가는 국도를 타자 곧 우측으로 ‘LAKE OHAU'라고 써 있는 간판이 … 더보기

[340] 헉슬리 포크 헛 트랙(Ⅰ) - ‘바람의 터’ 오하우 호수

댓글 0 | 조회 1,280 | 2006.09.11
뉴질랜드는 여행자의 천국이다. 특히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더 그럴 수 밖에 없다. 오스트레일리아 판과 태평양 판이 맞부딪혀 남섬의 서부를 가로 지르는 서… 더보기

[339] 험프리지 트랙(Ⅳ) - 자연과 생명과 산과 바다를 엮은 신비의 길

댓글 0 | 조회 1,187 | 2006.08.21
험프리지 트랙의 산 정상에서 보는 일출은 '환상'이다. ■제3일 포트 크레그 빌리지 산장 ~ 불루 클리프 해변 주차장 <18kmㆍ8시간> 어제의 좋은 … 더보기

[338] 험프리지 트랙(Ⅲ) - 자연과 생명과 산과 바다를 엮은 신비의 길

댓글 0 | 조회 1,089 | 2006.08.09
■ 제2일 오카카 산장~포트 크레그 빌리지 산장 <18kmㆍ7~8시간> 새벽 4시경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화장실을 가다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제에 비… 더보기

[337] 험프리지 트랙(Ⅱ) - 자연과 생명과 산과 바다를 엮은 신비의 길

댓글 0 | 조회 1,020 | 2006.07.24
■ 제1일 블루클리프 해안 주차장 ~ 오카카 산장 <18kmㆍ7~9시간> 약 30분 후 트랙 시작점에 도착했는데, 함께 도착한 할머니 6명은 험프리지 … 더보기

[336] 험프리지 트랙(Ⅰ) - 자연과 생명과 산과 바다를 엮은 신비의 길

댓글 0 | 조회 1,196 | 2006.07.10
험프리지 트랙(Humpridge Track)은 투아타페레라는 남섬 최남단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는데, 내가 사는 왕가레이에서 투아타페레까지는 만만찮은 긴 여정이다… 더보기

[335] 히피 트랙(최종회) - 태고 시대로의 초대

댓글 0 | 조회 1,131 | 2006.06.26
날씨가 무척이나 맑다. 이 지역은 일반적으로 한 달에 13~15일은 비가 오는 것이 일반적인 일인데, 지난 4일 동안 첫날 산장 도착 전에 비가 쏟아진 것을 제외… 더보기

[334] 히피 트랙(Ⅲ) - 태고 시대로의 초대

댓글 0 | 조회 1,138 | 2006.06.12
색슨 산장은 굴랜드 다운즈를 가로지르는 독특한 지형을 지난 후 나오게 된다. 몇 개의 구름다리가 ‘큰 강(Big River)'이라고 불리는‘아주 작은 강' 위로 … 더보기

[333] 히피 트랙(Ⅱ) - 태고 시대로의 초대

댓글 0 | 조회 1,204 | 2006.05.22
트랙을 시작하며 잘 정비된 오르막이 남섬의 아름다운숲 사이로 나 있다. 숲이 깊고 계속된 오르막인데 날씨가 워낙 좋아 무거운 등짐에도 휘파람을 불며 걷는다. 약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