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 볼쉘터 산장 트랙(Ⅱ) - 대빙하의 살벌함과 역동성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50] 볼쉘터 산장 트랙(Ⅱ) - 대빙하의 살벌함과 역동성

0 개 940 KoreaTimes
볼쉘터 산장 루트는 완만한 경사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트랙이다. 중간까지는 길 상태가 좋고, 이후부터는 루트(route)로 되어 있어 약간 주의해서 찾아가야 한다. 볼쉘터헛은 마운트 쿡과 마운트 타스만, 그리고 볼 빙하와 타스만 빙하를 모두 볼 수 있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그 풍광의 스케일이 대단히 크고 아름답다.

언덕 끝에 위치한 이 산장은 10명 정도 수용하는 작은 곳이지만 안전을 위한 무선장비와 식수, 화장실 등을 갖추었다. 다소 불편해도 경관이 뛰어나 며칠을 머물고 싶은 잊을 수 없는 곳이다.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가지고 가서 이삼일 지내면 좋을 곳이라 생각한다.

출발 전에 화장실에 들러 몸을 가볍게(?) 하는 등 트래킹을 준비한다. 캠퍼밴에서 미리 챙겨놓은 라면과 랩으로 싼 찬밥과 진공포장 된 고추지, 라면에 넣을 계란을 배낭에 싼다. 그 외에 행동식으로 육포, 껌, 초콜릿과 생수 4병을 가져간다. 일행은 모두 4명. 집사람과 큰 아들, 작은 아들까지 우리 식구 4명이다.

출발 전 모두 물을 잔뜩 마셔 땀을 흘릴 준비를 하고는 각자의 준비물을 챙기고 신발끈을 점검한다. 준비물이 거의 없어 먼저 점검을 끝내고 테이블에 앉아 있던 막내는 근처에 있는 조그만 새를 어르고 있다. 빵가루를 조금 던져 줬더니 테이블 위로 올라와 빵가루를 얻어먹는다.

빙하를 타고 내려온 차고 센 바람이 있을 법도 한데 예상 외로 차분하고도 맑은 날이다. 조그마한 차량이 지나갈 정도로 잘 정비된 자갈길이 시작된다. 길 좌측에는 작은 시내가 흐르는데 물이 아주 차다. 우측으로는 타스만 빙하에 깎여 내린 퇴적물로 막혀 별다른 조망이 거의 없다.

타스만 빙하는 뉴질랜드 최대의 빙하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규모이며, 푸카키 호수의 수원이 되고 있다. 빙하 표면에 흙과 돌이 덮여 있어 처음 보는 사람은 빙하를 눈앞에 두고도 알지 못한다.

트랙은 시골길 넓이지만, 바닥은 흙이 거의없이 돌로만 다져져 있어 발목에 무리가 많이 오므로 복숭아뼈 위까지 오는 등산화를 착용해야 한다. 길은 완만한 경사라서 큰 힘이 들지 않는다.
30여 분이 지나 길이 넓어지는데 경고문이 서 있다. ‘낙석 구간이므로 중간에 서지 말 것'이라 적혀 있다. 엄포가 아님을 증명이나 하듯 밥솥만한 돌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좌측의 마벨 산(Mt. Marbel)이나 로사 산(Mt. Rosa)이 워낙 경사가 심한 데다 지반에 흙이 거의 없어 나무가 자란 곳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지난 겨울 내린 폭설로 인해 산의 경사부에 눈이 많이 쌓여 더욱 더 불안정한 상태가 된 것이다.

전방 길의 좌우에 낙석이 떨어지는지를 살피며 부지런히 걸어간다. 막내가 배낭끈을 풀었다 당겼다, 이리저리 만지는 폼이 힘들어 하는 눈치다. 볕은 따가운데 바람은 차가워서 옷을 입을 수도 벗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뉴질랜드의 이러한 날씨에는 더위가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햇빛이 강해서 자외선을 조심해야 한다. 올해에는 남극의 오존 구멍이 작아져 자외선 수치가 줄어들었다는 기쁜 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강렬한 햇빛은 순식간에 화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고도가 조금씩 올라가니 눈이 희끗희끗 보이기 시작한다. 수십 톤은 될 듯한 눈 사태의 흔적이 자주 나타난다. 눈사태가 난 지 꽤 시간이 지난 듯, 눈 위에는 먼지가 많이 쌓여 있다. 낙석 구간을 겨우 지나자 막내가 뭔가를 먹자며 잠시 휴식할 것을 제안한다. 풀 한 포기없는 황량한 곳이지만, 커다란 낙석들이 나무 역할을 대신해 준다. 마침 집채만한 바위가 있기에 그 그늘 밑에 앉아 가져온 육포를 먹고 물을 마신다.

[357] 루트번 트랙(Ⅴ)

댓글 0 | 조회 1,062 | 2007.05.23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제3일 루트번플랫 산장~루트번 대피소 <6.5 km-2~3시간> 침대가 있는 방이 비교적 어두워 늦잠을 잤다. 칫솔을… 더보기

[356] 루트번 트랙(Ⅳ)

댓글 0 | 조회 966 | 2007.05.09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계속된 오르막을 올라오느라 생긴 갈증을 깨끗한 시냇물로 씻는다. 길옆에 있는 야생화들이 편안한 휴식에 즐거움을 더해준다. 오늘 … 더보기

[355] 루트번 트랙(Ⅲ)

댓글 0 | 조회 894 | 2007.04.24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농장(The Orchard)'이라는 흥미로운 장소가 나오는데, 마치 과수원처럼 작은 풀들 사이에 복숭아나무 같은 작은 나무들이 서 있다… 더보기

[354] 루트번 트랙(Ⅱ)

댓글 0 | 조회 938 | 2007.04.12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제1일 디바이드~매켄지 산장 <12 km/5시간> 아침 7시30분 숙소에서 출발한 승합차가 트랙의 시작점인 94번 도로의… 더보기

[353] 루트번 트랙(Ⅰ)

댓글 0 | 조회 1,390 | 2007.03.28
- 호수와 폭포와 눈의 서사시 - '반지의 제왕'의 가장 화려한 부분을 장식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과 함께 있는 와카티푸 호수의 끝에 … 더보기

[352] 볼쉘터 산장 트랙(Ⅳ)

댓글 0 | 조회 1,068 | 2007.03.12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모두 눈 표면의 더러운 것을 긁어내고 눈을 파 담기 시작했다. 고된 산행으로 배고픔을 느낀 뒤 먹는 음식만큼 소중한 경험은 없다. 아이들은 … 더보기

[351] 볼쉘터 산장 트랙(Ⅲ)

댓글 0 | 조회 977 | 2007.02.26
제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주위의 모습은 갈수록 더 황량하다. 아주 오랜 기간동안 끊임없이 떨어진 낙석이 쌓이고 또 쌓여 수만 평은 될 듯한 넓이에 퍼져 … 더보기

현재 [350] 볼쉘터 산장 트랙(Ⅱ) - 대빙하의 살벌함과 역동성

댓글 0 | 조회 941 | 2007.02.13
볼쉘터 산장 루트는 완만한 경사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트랙이다. 중간까지는 길 상태가 좋고, 이후부터는 루트(route)로 되어 있어 약간 주의해서 찾아가야 한다.… 더보기

[349] 볼쉘터 산장 트랙(Ⅰ)- 대빙하의 살벌함과 역동성

댓글 0 | 조회 1,020 | 2007.01.30
**** 산사태로 길 막혀 산장 직전에서 되돌아서 **** 마운트 쿡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만나는 교통체증은 기분좋은 체증이다. 한 떼의 양이 지저분한 털을 잔뜩 … 더보기

[348] 엔더비 아일랜드(Ⅳ)-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댓글 0 | 조회 1,161 | 2007.01.15
시야가 넓어지며 바다가 나오는데 내가 나온 라타 숲은 센 바람을 이기기 위해 키가 2m가 넘지 않으며, 작은 가지와 잎이 서로 엉키고 뒤틀려 있다. 이 숲이 작은… 더보기

[347] 엔더비 아일랜드(Ⅲ) -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댓글 0 | 조회 1,200 | 2006.12.22
작은 관목숲이라도 있어야 살아가기 때문에 영하의 극한온도에서 사는 다른 펭귄과는 아주 다른 생활을 한다. 크기는 76cm 정도로 황제펭귄과 킹펭귄을 제외한 세 번… 더보기

[346] 엔더비 아일랜드(Ⅱ) -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댓글 0 | 조회 1,063 | 2006.12.11
숲 오른쪽에서 작은 소리가 나서 보니 뭔가 작은 생물체가 눈에 띈다. 몸에 비해 부리가 비정상적으로 긴 작은 새인데 나를 보더니 뛰기 시작한다. 뛰는 모습을 보니… 더보기

[345] 엔더비 아일랜드(I) 바다사자, 펭귄, 도둑갈매기 그리고…

댓글 0 | 조회 1,186 | 2006.11.27
오늘은 엔더비섬(Enderby Island)을 일주하는 날이다. 엔더비섬은 뉴질랜드에서 자연생태의 보고인 곳이다. 하나의 커다란 생태 박물관을 방불케하는 이 커다… 더보기

[344] 헉슬리 포크 헛 트랙(V) 모뉴먼트 산장 - 구름다리

댓글 0 | 조회 967 | 2006.11.13
슬슬 숲길이 시작되서 물길을 건너려고 했다. 물 깊이는 약 허벅지까지이고 물살이 제법 빠르고 물은 없는 것처럼 맑다. 창선 형님은 신발과 양말 바지를 벗고 건너려… 더보기

[343] 헉슬리 포크 헛 트랙(IV) 모뉴먼트 산장 - 구름다리

댓글 0 | 조회 1,061 | 2006.10.24
우리는 세 번째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지형적으로 강 옆에 있는 트랙을 산의 높은 곳에 만들어 놓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신… 더보기

[342] 헉슬리 포크 헛 트랙(III) 모뉴먼트 산장 - 구름다리

댓글 0 | 조회 1,188 | 2006.10.09
*****모뉴먼트 산장 - 구름다리***** 모뉴먼트 산장에서는 가까운 레드 산장(45분)으로 가는 길과 헉슬리 포크 산장으로 가는 두 갈래 길로 나뉜다. 레드 … 더보기

[341] 헉슬리 포크 헛 트랙(II) - ‘바람의 터’ 오하우 호수

댓글 0 | 조회 939 | 2006.10.09
*****트와이절-레이크 오하우-램힐(Ram hill)***** 트와이절에서 퀸스타운으로 가는 국도를 타자 곧 우측으로 ‘LAKE OHAU'라고 써 있는 간판이 … 더보기

[340] 헉슬리 포크 헛 트랙(Ⅰ) - ‘바람의 터’ 오하우 호수

댓글 0 | 조회 1,279 | 2006.09.11
뉴질랜드는 여행자의 천국이다. 특히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더 그럴 수 밖에 없다. 오스트레일리아 판과 태평양 판이 맞부딪혀 남섬의 서부를 가로 지르는 서… 더보기

[339] 험프리지 트랙(Ⅳ) - 자연과 생명과 산과 바다를 엮은 신비의 길

댓글 0 | 조회 1,186 | 2006.08.21
험프리지 트랙의 산 정상에서 보는 일출은 '환상'이다. ■제3일 포트 크레그 빌리지 산장 ~ 불루 클리프 해변 주차장 <18kmㆍ8시간> 어제의 좋은 … 더보기

[338] 험프리지 트랙(Ⅲ) - 자연과 생명과 산과 바다를 엮은 신비의 길

댓글 0 | 조회 1,089 | 2006.08.09
■ 제2일 오카카 산장~포트 크레그 빌리지 산장 <18kmㆍ7~8시간> 새벽 4시경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화장실을 가다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제에 비… 더보기

[337] 험프리지 트랙(Ⅱ) - 자연과 생명과 산과 바다를 엮은 신비의 길

댓글 0 | 조회 1,019 | 2006.07.24
■ 제1일 블루클리프 해안 주차장 ~ 오카카 산장 <18kmㆍ7~9시간> 약 30분 후 트랙 시작점에 도착했는데, 함께 도착한 할머니 6명은 험프리지 … 더보기

[336] 험프리지 트랙(Ⅰ) - 자연과 생명과 산과 바다를 엮은 신비의 길

댓글 0 | 조회 1,195 | 2006.07.10
험프리지 트랙(Humpridge Track)은 투아타페레라는 남섬 최남단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는데, 내가 사는 왕가레이에서 투아타페레까지는 만만찮은 긴 여정이다… 더보기

[335] 히피 트랙(최종회) - 태고 시대로의 초대

댓글 0 | 조회 1,131 | 2006.06.26
날씨가 무척이나 맑다. 이 지역은 일반적으로 한 달에 13~15일은 비가 오는 것이 일반적인 일인데, 지난 4일 동안 첫날 산장 도착 전에 비가 쏟아진 것을 제외… 더보기

[334] 히피 트랙(Ⅲ) - 태고 시대로의 초대

댓글 0 | 조회 1,138 | 2006.06.12
색슨 산장은 굴랜드 다운즈를 가로지르는 독특한 지형을 지난 후 나오게 된다. 몇 개의 구름다리가 ‘큰 강(Big River)'이라고 불리는‘아주 작은 강' 위로 … 더보기

[333] 히피 트랙(Ⅱ) - 태고 시대로의 초대

댓글 0 | 조회 1,204 | 2006.05.22
트랙을 시작하며 잘 정비된 오르막이 남섬의 아름다운숲 사이로 나 있다. 숲이 깊고 계속된 오르막인데 날씨가 워낙 좋아 무거운 등짐에도 휘파람을 불며 걷는다. 약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