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살인사건 – Case of David Bain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희대의 살인사건 – Case of David Bain

0 개 3,315 코리아포스트
지난주 David Bain의 재판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재판이라 생각되는데, 일가족의 살인사건이라는 점과, 범죄의 피의자가 가족이라는 점, 그리고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아 십여년을 복역한 피의자의 재심이라는 점 등, 여타 살인사건의 재판과 달리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는 모두 갖추고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뉴질랜드 대법원이 생기기 전, 영연방 최고 법원(Privy Council)이 법치권(jurisdiction)을 가진 마지막 사건이라는데도 적지 않은 의미를 주는 재판이다.

재판에 관련된 증인만 180여명에 다다랐던 이 재판은 약 3개월의 심리를 거쳐 지난 6월 5일 배심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뉴스를 통해 많은 분들이 결과를 아시겠지만, 결과는 데이비드의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검/경찰 측에서는 상당히 아쉽고 당황스러운 결과였을텐데, 이번호부터 약 3회에 걸쳐 이 희대의 재판에 대해 서술하려 한다. 법 조항 및 관련 법은 되도록 배제하고 사실 위주로 기술할 예정이니, 독자들이 부담없이 읽기 바란다.

사건은 1994년 6월 20일 오전 더니든에서 일어났다. 데이비드 베인을 제외한 일가족 5명이 총상을 입고 사망하였는데, 경찰은 데이비드 베인의 신고로 사건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데이비드 베인 본인만이 알겠지만 검/경찰측이 주장하는 사건의 재구성은 다음과 같다.

1994년 6월20일 데이비드는 오전 5시경에 일어나서, 옷장에 있는 22구경 윈체스터 반자동 소총과 총알을 꺼낸다. 총에는 잠금장치가 있었는데, 데이비드는 자신의 책상에 있던 열쇠를 이용해 잠금장치를 해제한다. 총알을 장전한 후 데이비드는 각자의 방에 잠들어 있던 어머니, 두명의 여동생, 그리고 남동생에게 총을 쏘아 죽인다. 그 과정에서 옷에 다량의 피가 묻게 되고, 데이비드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피가 묻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 가족 네 명을 살해한 후 데이비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신문 배달을 나가는데, 이때의 시각은 오전 5:45경으로 추정된다. 약 한 시간 안에 모든 배달을 마친 데이비드는 집으로 돌아와 6시 44분 경에 컴퓨터를 키고, 화면에 "미안, 너만이 살 자격이 있어"라고 메시지를 남긴다. 데이비드는 아버지인 로빈이 평상시 집 안에서 자지 않고, 집 밖에 있는 케러밴에서 자는 것과 아침 7시경에 거실로 돌아와 아침 기도를 한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를 죽일 준비를 한다. 로빈이 거실로 들어와 기도를 하기 위해 무릎을 꿇는 순간 데이비드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방아쇠를 당겨 아버지마저 살해한 후, 로빈이 자살한 것처럼 꾸민다. 그 후 111에 전화를 걸어, 사건을 알리게 된다.

반대로 데이비드측이 주장하는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평상시와 같이 신문 배달을 하기 위해 일찍 일어난 데이비드는 5시45분경 개와 함께 신문을 배달하러 나간다. 배달 후 집에 돌아온 데이비드는 어머니 방에 불이 켜진 것을 보게 되고 아무런 생각없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신문 배달 과정에서 손에 검정이 묻었기에 이를 씻었고, 갈아 입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 다시 방에 돌아온 데이비드는 그제서야 집에 총알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곤 가족들을 찾게 되고, 로빈을 포함한 모든 가족이 다 사망한 것을 발견한다. 데이비드는 쇼크상태에서 111에 전화를 한다.

사건이 일어난지 4일 후 경찰은 데이비드를 살인혐의로 체포하고, 데이비드는 1995년 5월 29일 약 3주간의 재판을 거쳐 배심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 동 재판의 판사는 데이비드를 무기징역에 처하고, 최소 16년 동안 가석방(parole)을 신청하지 못하게 한다.

데이비드는 형을 살면서 꾸준히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고, 적지 않은 수의 지지자/후원자를 얻게 된다. (대표적인 후원자로는 All Black이었던 Joe Karam이 있다.) 여러번의 항소가 모두 기각 당한 후, 데이비드는 2007년 3월 마지막으로 추밀원(Privy Council)으로 불리는 영 연방국가 최고 사법기관에 항소를 하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

▶ 이 글의 저작권은 이동온 변호사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명시적 서면 동의 없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및 인용을 금지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 특정적인 법적 조언이 아니므로 각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 적용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필자와 상담 없이 임의로 내린 법률적 결정에 대해서 필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종 사기(Scam)

댓글 0 | 조회 3,237 | 2009.10.13
인터넷과 이메일이 대중화 된 후 이메일을 통한 신종 사기가 극성이다. 21세기 이전 대부분의 사기가 '사기범'이라는 인간을 통한 직접적인 사기였던 것에 비해, 신… 더보기

비지니스 매매계약서(Ⅴ)

댓글 0 | 조회 3,237 | 2010.12.22
경우에 따라서는 vendor finance라는 것이 유용히 사용될수 있다. 매도자나 구매자나 매매에 관한 의지는 뚜렸한데, 매매가가 근소한 차이로 절충이 안된다던… 더보기

부르카, 장옷 그리고 피우피우

댓글 0 | 조회 3,257 | 2011.12.13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2011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뉴질랜드 제일당의 당수 윈스턴 피터스는 또 한번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했다. … 더보기

현재 희대의 살인사건 – Case of David Bain

댓글 0 | 조회 3,316 | 2009.06.23
지난주 David Bain의 재판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재판이라 생각되는데, 일가족의 살인사건이라는 점과, 범죄의 피의자가 가족이… 더보기

기부의 대상이 사라졌다? (가급적 근사원칙)

댓글 0 | 조회 3,349 | 2014.05.13
필자에게는 ‘기부’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김밥할머니’를 기억하시는 독자가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필자에게는 ‘기부’하면 항상 김밥할머니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더보기

사색(V) - 국기에 대한 경례

댓글 0 | 조회 3,386 | 2014.12.24
얼마 전 오클랜드의 한 교민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배포된 책자에는 의례 그렇듯이 첫 페이지에 행사진행의 순서가 있었고, 식순을 눈여겨… 더보기

'Made in New Zealand' - 원산지 표기

댓글 0 | 조회 3,390 | 2010.05.10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들이 원산지 표기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이 있을 경우, 제품의 원산지에 대한 표기가 거짓이거나 원산지를 실제… 더보기

부동산 매매 계약에서의 숨겨진 조건

댓글 0 | 조회 3,396 | 2009.11.10
부동산 매매에서 unconditional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 구매자가 조건부 계약을 할 수도 있고, 조건이 없이 계약을 할 수도 있다… 더보기

불편한 진실 - 우울한 집에 얽힌 과거

댓글 0 | 조회 3,404 | 2014.11.26
이번 칼럼은 독자께 드리는 질문 하나로 시작해볼까 한다: “집을 사려고 하는데, 그 집에서 12개월 전에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래도 집을 살 것인… 더보기

학력 위조

댓글 0 | 조회 3,483 | 2010.02.10
몇년 전 한국을 강타한 학력 위조 논란을 기억 하실 것이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 의혹이 당시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큰 이슈화 되었는데, 그 이후 … 더보기

법인의 사망신고 - 연차보고의 고의적 누락

댓글 0 | 조회 3,486 | 2014.10.29
법인은 매년 정해진 달에 annual return이라는 연차보고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법인은 연차보고를 통하여 법인의 등록된 주소와 이사와 주주의 성명 및 주… 더보기

유언장 - Will

댓글 0 | 조회 3,504 | 2009.02.11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유언장은 언급하기 꺼려지는 주제이다. 변호사 일을 하다 보면 유언장을 작성, 수정 검토하는 일을 자주 하게 된다. 현지 사회에서 유언장은 일상… 더보기

부동산 에이전트는 누구의 에이전트인가 – Stevens & Ors v Premi…

댓글 0 | 조회 3,545 | 2009.03.24
최근 부동산 매매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판례가 나왔기에 이번호에서 소개할까 한다. 이번달 초 대법원에서는 Stevens & Ors v Premium Estate L… 더보기

가짜 프리레인지 계란

댓글 0 | 조회 3,617 | 2014.08.12
저녁식사 후 온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드라마를 시청하는 대한민국의 문화야 익히 알고 있지만, 연배가 지긋하신 한국 어르신들은 드라마 중에서도 특히 사극을 좋아하시… 더보기

Rent Review(렌트비의 조정)-Ⅴ

댓글 0 | 조회 3,671 | 2009.01.28
처음 Lease계약을 할 때 얼마간의 주기로 렌트비를 조정할지를 정한다. 2~3년에 한번씩 렌트비를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lease 계약서에 나와 있는 조항… 더보기

렌트 - The Residential Tenancies Act

댓글 1 | 조회 3,673 | 2011.07.12
모든 것이 빠르게 진화하고 정보가 범람하는 요즘, 법 역시 변화하는 세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매달 새로이 제정되는 법령과, 개정이 의논… 더보기

당신 변호사 맞어?

댓글 0 | 조회 3,675 | 2011.04.27
얼마전 ‘나는 변호사다’라는 거창하고도 민망한 제목으로 칼럼이 나간 이후, 여러 독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여태까지 혼자서만 막연히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 칼럼… 더보기

임대차 계약 협상

댓글 0 | 조회 3,679 | 2014.01.30
▶ Lease Inducement Payment, Lease Surrender Payment, Rent Holiday 임대차 유인 지불금. 임대차 포기 지불금. … 더보기

외모지상주의 (外貌至上主義) - 유미무죄(有美無罪)

댓글 0 | 조회 3,698 | 2015.01.13
외모지상주의.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단어다. 한 국어사전에 따르면 외모를 인생을 살아가거나 성공하는 데 주요한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이라 하는데, 영어로는 … 더보기

채권의 우선순위

댓글 0 | 조회 3,803 | 2014.10.15
지난달 칼럼에서 No Asset Procedure(NAP)를 언급한 적이 있다. 칼럼을 보고 전화 문의를 주신 분들이 의외로 많았는데, 대부분의 문의가 본인이 N… 더보기

건축허가가 면제되는 건축 공사

댓글 0 | 조회 3,917 | 2013.09.25
뉴질랜드에서 살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 Resource Management Act 1991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Resource Management Act 19… 더보기

한 사람의 집은 바로 그의 성(城)이다?

댓글 2 | 조회 3,925 | 2011.08.13
이웃집에 위치한 나무가 조망을 해칠 때가 있다. 바다나 시내 야경 등 전망이 좋은 집은 그만큼 가치 또한 높기 마련인데, 이웃집 나무가 자라서 시야를 가리게 되고… 더보기

공동 소유 계약서 ( Co-ownership Agreement )

댓글 0 | 조회 3,988 | 2012.11.13
집이란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세가지 중 한가지이고, 그 중 가장 물질적 가치가 높은 것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소유하게 되는 재산 중 가… 더보기

원주민 권리 선언

댓글 0 | 조회 4,014 | 2010.04.27
유엔은 2007년 9월 총회를 통해 원주민 권리 선언 (Declaration on the Rights of Indigenous Peoples)을 채택했다. 당시 … 더보기

법정 최고 이율

댓글 0 | 조회 4,018 | 2012.02.15
한국에는 법정 최고 이율이란 것이 존재 한다. 이자 제한법 상의 최고 이자율은 현재 연 30%로 알고 있고, 대부업법이라 불리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