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갖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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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갖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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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미있게 보고 있는 '공부의 신'이란 드라마에서 주인공 강 변호사가 학교 성적이 형편 없는 봉구라는 학생의 부모를 찾아가 봉구가 최고의 대학인 천하대 준비반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하면서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손님 많은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봉구의 부모가 “꼭 대학에 가야만 합니까? 본인이 행복하면 그만이지요.”라고 말하자 강변호사는 “봉구가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열정이 가슴 속에서 꿈틀대는 아이를 왜 자꾸 주눅들게 하십니까?”라고 묻는다. 또 성적이 안 좋아도 단 한 번도 혼낸 적이 없다는 부모의 말에, “성적이 안 좋으면 혼나야 합니다. 혼도 나고 속상하기도 하면서 공부해야 할 시기에 이렇게 방치해 두는 것은 일종의 폭력입니다.”라고 말한다. 강 변호사의 그 말에, 봉구가 천하대에 입학하는 것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던 부모들은, 봉구가 천하대 준비반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게 된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화 같을 수 밖에 없는 이 드라마지만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 라고 거침 없이 의견을 말하고 또 말한 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강변호사의 모습은, 실생활에서는 소신대로만 다 하지 못하고 미지근하게 살아온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그 뿐이 아니다. 이미 늙은 할아버지가 된 과거의 유명한 수학 선생님의 학생들을 다루는 태도는 '민주 사회 학교 규범'과는 거리가 멀어도 아주 멀다. 탁구를 칠 때 탁구공이 '핑' 하고 건너가서 '퐁'하고 다시 넘어오듯이 어떤 수리적 문제가 '핑'하고 넘어오면 수학의 모든 공식 중 그 문제에 맞는 수학 공식이 머리 속에서 자동으로 '퐁'하고 응답하도록 '훈련(training)'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암기식 교육'에 고개를 흔드는 우리 교육 풍토에서는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다. 더구나 하루에 수도 없는 수학 문제를 던져 주고 집에 가기 전까지 모두 풀라는 '명령'은 더 이상 참아 줄 수가 없다.

그러나 필자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수학 시험 때문에 고생 했던 중3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선생님이 마음에 안 든다고 수학 공부를 하지 않은 결과, 중 3때에도 수학 성적이 형편 없었다. 입학 시험 두달을 앞두고 급해지자 이미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언니가 고등학교 입시 준비를 하며 풀었던 수학 문제집들과 꼼꼼하게 모아 두었던 모의고사 시험지 뭉치들을 다락방 먼지 더미 속에서 찾아내어 학교 가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그 속에 있는 문제들을 모두 풀어 보았다. 많은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풀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떤 일관된 법칙에 의해 각각의 문제들이 풀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문제지들 속에 있는 모든 문제를 나름대로의 법칙으로 다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필자로서는 미친 듯이 문제를 풀게 하는 늙은 선생님의 방식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부르짖는 창의적 교육 방식과 다르다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 아니 나는 그 할아버지 선생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근간의 한국 교육을 보면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너무나도 다양한 실험을 교육현장에서 너무도 거침없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은 백 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 나가야 한다.'라는 흔한 말을 빌리지 않아도 교육이 한 개인, 한 가정, 그리고 한 나라, 나아가서는 전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는 모든 교육자들이 알고 있을 터이다. 정부가 한 가지 교육 정책을 정하고 발표하기까지 많은 토론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그러나 한 정책이 결정되기 전에, 이 정책에 따른 교육과 정을 통과한 우리 아이들이 10년 뒤, 20년 뒤에 이 교육과정의 결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으며 어떻게 살 수 있을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무식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 할아버지 선생님처럼 우리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열정을 갖고 정책을 결정하기를 바란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얻은 또 다른 깨달음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라는 점이다. 강변호사는 '모든 학생들은 꿈을 꾸고 키워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자유를 준답시고 아이의 꿈을 무시하는 것이 폭력이 아니면 무엇입니까?'라고 말한다. 학교에서 학습 지진아로, 또는 문제아로 취급 받던 학생들이 '좋은 만남'을 계기로 '꿈'을 갖게 되고 부모나 선생님들이 기대하지 못했던 훌륭한 학생으로 변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우리는 '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칠 것을 포기했던 에디슨이 발명왕이 되었다.' 라는 이야기를 먼 나라의 이야기쯤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는, '꿈'이 없어서 또는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달란트(talent)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해서 잠재되어 있는 무한한 능력을 그대로 사장시키고 문제아로, 또는 지진아로 취급을 받던 아이들 중 좋은 선생님이나 선배를 만나 놀라운 능력의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우리 아이는 공부 안 해도 돼요. 그저 자신의 능력에 맞게 행복하게 살면 돼요.'라고 말하는 부모의 말이 자칫, 게으르고 싶은 자녀들의 자조적인 자기 합리화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부모님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것 만이 반드시 최고의 선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가 부여 받은 재능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 보지도 않고, 그 재능이 꽃 필수 있게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해 보지도 않고, 또는 꿈을 꾸어 보도록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자녀들을 패배자의 자리에 앉히 겠다고 포기하는 부모 옆에는, 자신을 패배자로 평생 동안 여기고 살아가야 할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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