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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봉평 장터에서
젊은 처자가 부쳐내는
얇은 메밀전에는
이야기도 버무려져 있다
허 생원의 고된 짐을 져온
작은 나귀는
장터 구석 어느 곳에서
숨을 고르고 있을까
장터 건너
물레방앗간 틈새 들여다보면
옷고름 고르는
성 서방 내 처녀와
눈 마주칠까
지레 얼굴이 붉어진다
흐드러지게 피었다던
소금 같은 메밀꽃은
오늘도 여전한데
진부로 넘어가던 길에
동이가 질러 놓은 오줌 자국은
어디쯤일지 달빛으로 찾아본다
내일 열릴 대화장까지
밤새워 팔 십리 길
이제 세상일 덜어 낸
홀가분해진 등짐 되었으니
허 생원 말동무로 걷다가
한점 이야기로만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