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 장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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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 장날에

0 개 66 김성국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


봉평 장터에서 

젊은 처자가 부쳐내는

얇은 메밀전에는

이야기도 버무려져 있다


허 생원의 고된 짐을 져온

작은 나귀는

장터 구석 어느 곳에서

숨을 고르고 있을까


장터 건너 

물레방앗간 틈새 들여다보면

옷고름 고르는

성 서방 내 처녀와

눈 마주칠까 

지레 얼굴이 붉어진다


흐드러지게 피었다던 

소금 같은 메밀꽃은 

오늘도 여전한데

진부로 넘어가던 길에

동이가 질러 놓은 오줌 자국은

어디쯤일지 달빛으로 찾아본다


내일 열릴 대화장까지

밤새워 팔 십리 길


이제 세상일 덜어 낸

홀가분해진 등짐 되었으니

허 생원 말동무로 걷다가 

한점 이야기로만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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