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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한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자는 뜻을 담은 날이다. 올해는 2월 14일(토)부터 18일(수)까지 5일간 긴 설 연휴가 이어진다. 올 설 연휴 날씨는 대체로 봄처럼 포근할 것으로 예보됐다.
설날은 추석(秋夕)과 더불어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통 명절이다. 설날에는 조상에게 차례(茶禮)를 지내고, 친척과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歲拜)를 하는 것이 고유의 풍습이다. 세배는 웃어른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배를 받은 웃어른들은 아랫사람에게 답례로 세뱃돈이나 덕담(德談)을 해준다.
지난 2024년 설을 앞두고 성균관(成均館)의례정립위원회 최영갑 위원장이 실제로 차릴 차례상(茶禮床)을 제시했다. 즉, 떡국 한 그릇에 나물•고기구이•김치 한 접시씩, 과일은 사과•배•감에 샤인머스캣을 차례상에 올렸다. 술과 과일을 제외하면 직접 만든 음식은 네 가지뿐이고 심지어 김치가 올라간다. 차례를 제사(祭祀)처럼 무겁게 만들지 말고, 가족이 편하게 모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설날에는 새 옷인 ‘설빔’으로 갈아입는다. 설빔은 섣달그믐 이전에 색깔이 있는 화려한 옷으로 마련하여 대체로 정월 대보름까지 입는다. 설날에 차리는 음식을 세찬(歲饌), 술은 세주(歲酒)라고 한다. 설날에는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고, 세배하러 온 손님에게도 대접하는 데 이때 반드시 ‘떡국’을 차린다. 떡국에는 새해 첫날이 밝아오므로 밝음의 뜻으로 흰떡을 사용한다. 설날에는 떡국 외에도 쇠고기 산적, 떡갈비, 식혜, 수정과 등을 먹는다.
명절 음식은 대체로 칼로리가 높다. 예를 들면, 떡국 한 그릇(800g)은 711kcal, 소갈비찜 1인분(250g)은 495kcal, 깻잎전 1인분(150g)은 361kcal 등이다. 우리 조상들은 고칼로리 음식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넉넉함의 증표였으나, 요즘은 설이 다가오면 열량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탄수화물 폭탄’은 피하려고 노력한다.
질병청이 2019-2024년 설 연휴 기간 병원 23곳의 응급실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도(氣道)가 막히는 ‘기도 폐쇄’ 발생이 하루 0.9건으로 평상시(0.5건)의 1.8배였다. 기도를 막히게 한 가장 큰 원인은 떡과 같은 음식물(87.5%) 때문이며, 누워서 백설기를 먹다가 목에 걸린 경우 등이다. 연령대별로는 80대(37.5%), 70대(18.8%), 9세 이하(18.8%) 등이 많았다.
설 연휴에 병원에 갈 급한 일이 생기면 정부의 응급의료포털 홈페이지(e-gen.or.kr)나 앱을 통해 문을 연 병•의원과 약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는 전화로 129(보건복지상담센터)나 지역번호+120(시•도 콜센터)에 문의해도 된다.
우리는 장수(長壽)를 기원하며 긴 ‘가래떡’을 먹는다. 요즘 우리는 떡국에 쓰는 떡국 떡을 마트에서 구입하여 사용한다. 상온에서 이틀 정도 굳힌 가래떡을 기계에 넣으면 동그랗고 비스듬한 떡국떡이 나온다. 그러나 가래떡을 뽑는 방앗간이 동네에 없었던 시대에는 설날을 몇 칠 앞두고 집집마다 가래떡을 만들었다. 주부는 아주 되게 지어져 고들고들한 멥쌀 고두밥을 두껍고 넓은 떡판위에 쏟아 붓는다. 그러면 남자 어른이 떡메로 고두밥을 수없이 쳐서 쫀득하게 만든 후 가래떡 모양으로 빚는다. 이 가래떡 덩어리를 얇게 썰면 떡국 떡이 된다.
설날이면 으레 떡국 한 그릇을 먹는다. 흰떡과 맑은 국물에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 풍속에 떡국 그릇으로 나이를 계산하므로 설날에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인은 한 살 더 먹기 위해 설날 떡국을 기다리지 않는다. 하얀 가래떡에서 나온 ‘떡볶이’가 K-Food(한국음식)로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므로 떡국도 진화시킬 때라고 본다.
새해를 맞아 금연(禁煙), 절주(節酒) 또는 금주(禁酒) 등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올해는 2월 14일(토)부터 5일간 긴 설 연휴가 이어진다. 설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이 많다. 그러나 국내에도 방문할 만한 곳이 많다. 서울에 있는 경복궁, 덕수궁 등 4대 궁궐은 연휴 내내 무료 개방한다.
설을 앞두고 새해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따져보려는 마음이 생긴다. 이때 문득 ‘사주(四柱)나 한번 볼까“하는 생각이 스친다. 요즘은 사주 점집을 찾는 대신 챗지피티(Chat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미래를 점쳐보는 사람도 늘고 있다. 사주는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기준으로 기질과 인생의 흐름을 해석하는 체계다. 현재 사용하는 사주 체계는 중국 오나라 말기에서 송나라(960-1279) 초기에 살았던 녹명가(祿命家) 서자평(徐子平)이 정립했다.
음력(陰曆)설의 유래는 488년 신라 소지왕 시절 설날을 쇠었다는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기록이 있으며, 이후 고려와 조선까지 이어졌다. 을미개혁(乙未改革)으로 양력이 도입되면서 1896년부터 공식적인 새해 첫날의 기능은 양력(陽曆) 1월 1일 양력설에 내주었다. 광복 이후에도 40여 년간 음력설은 명절로서 대접받지 못하였다. 1985년부터 88년까지 음력설을 공휴일로 지정하였고, 1989년부터 ‘설날’을 3일 연휴로 지정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