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칼럼 | 지난칼럼 |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는 뉴질랜드 북섬의 마나와투(Manawatu) 평야에 위치한 도시로,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을 중심으로 한 마오리 부족들의 전설과 신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특히 이 지역은 강을 따라 내려온 사랑과 희생의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으며, 마오리 부족 중 하나인 Rangitane(랑이타네)의 문화적 중심지이다.
Te Aroha o te Awa – 강의 사랑 이야기
* 마나와투의 숨결
아득한 옛날, 마오리 세계는 하늘의 아버지 랑기(Rangi)와 땅의 어머니 파파(Papa)의 자녀들이 각각 땅, 바다, 강, 바람의 정령으로 태어나 자연의 질서를 만들고 있던 시기였다.
그들 중 하나, 마나와(Manawa)라는 여신은 하늘과 땅 사이를 흐르는 ‘숨결’이자 ‘강의 정령’으로 태어났다.
그녀는 바람의 신 툴루아누이(Turuanui)와 사랑에 빠졌지만, 그들은 서로 만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왜냐하면 하늘의 바람은 위에서 아래로, 강물은 땅을 따라 아래에서 위로 흐를 수 없기 때문이었다.
* 바람을 거슬러 가는 강
마나와는 밤마다 툴루아누이를 그리워하며 하늘로 손을 뻗었고, 그녀의 눈물이 강이 되어 지금의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이 되었다. 그러나 이 강은 다른 강들과는 달랐다.
전설에 따르면, 마나와투 강은 바람을 거슬러 흐르기 시작했다. 즉, 강의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는 대신 반대로, 거센 서풍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람과 맞서며 강이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뉴질랜드의 주요 강 중 동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몇 안 되는 강이 바로 마나와투 강이다.
* 여정 속의 상처
강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 흐름은 구불구불하고 험난했으며, 때로는 협곡을 만나고, 때로는 바위에 부딪혀 산의 품을 파내기도 했다.
그 결과 생긴 곳이 바로 마나와투 협곡(Manawatu Gorge)이다. 마오리 전설에선 이 협곡을 마나와가 바람을 향해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생긴 상처라 전한다.
* 사람들의 마을과 기도
세월이 흐르면서 랑이타네 부족의 사람들이 강을 따라 정착하고 마을을 이루었다. 그들은 마나와의 사랑을 기억하며 항상 강에 기도를 올렸다. 아침이면 강가에 나와 이렇게 속삭였다.
“마나와여, 오늘도 당신의 길을 걷게 해주소서. 우리도 사랑을 위해 거센 바람을 마주하리이다.”
* 강이 가르쳐 준 것
마나와투 강은 항상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존재로 여겨졌다.
그것은 단지 물이 흐르는 통로가 아닌,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상징이었다. 랑이타네의 지도자들은 아이들에게 항상 이렇게 가르쳤다.
“너희도 언젠가 사랑이나 진실을 위해 바람을 거슬러 걸어야 할 때가 오리라. 그때 마나와투 강을 기억하라.”
* 오늘의 파머스턴 노스
오늘날 파머스턴 노스는 교육과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도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시를 가로지르는 마나와투 강의 전설은 지금도 사람들의 마음에 살아 있다.
현지 학교에서는 매년 봄이 되면 학생들이 강가에서 “Te Aroha o te Awa(강의 사랑)”라는 전통 춤과 노래를 배우며, 이 이야기를 되새긴다.
* 전설이 남긴 것
마나와와 툴루아누이의 전설은 단지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선택한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의지, 그리고 사랑이 방향을 바꾸게 하는 힘에 대한 이야기이다.
파머스턴 노스를 가로지르는 그 강물은 오늘도 서쪽을 향해 흐르고 있다. 마치 누군가를 향해 끝없이 손을 뻗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