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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 벙커에 빠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페어웨이를 잘 따라가다가도 작은 실수 하나로 모래 속에 공이 파묻혀 버린다. 벙커는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다. 잘못 빠지면 몇 번을 시도해도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다. 하지만 벙커에서의 경험이 쌓이면 우리는 점점 그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마치 인생이 그러하듯이.

벙커에 빠졌을 때 가장 위험한 행동은 조급함이다. 많은 골퍼들이 벙커에서 탈출하려는 마음이 급해 힘껏 휘두르다가 오히려 공이 더 깊이 박히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버리는 실수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을 때 조급하게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벙커 샷의 기본 원칙은 차분하게 모래를 적절히 걷어내며 부드러운 스윙을 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도 감정을 다스리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벙커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적절한 클럽을 선택해야 한다. 어떤 골퍼는 벙커에서도 무조건 아이언을 사용하려 하고, 어떤 이는 드라이버로 무리한 샷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벙커에서는 샌드웨지가 정답이다. 벙커에서 샌드웨지를 사용하는 이유는 공을 띄우면서도 모래 저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선택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벙커에 빠진 공을 살릴 것인가, 안전하게 탈출할 것인가? 어떤 골퍼들은 벙커에서도 직접 홀을 노리려고 한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조차 벙커에서 홀을 직접 공략하기보다, 안전한 지점으로 공을 빼내어 다음 샷을 준비하는 전략을 택한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현명한 후퇴가 필요할 때가 있다. 완벽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는 무리하게 돌파하려 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벙커는 피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피할 수 없을 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벙커를 피하려고만 하지만, 프로 골퍼들은 벙커를 어떻게 다룰지 미리 연습한다. 인생에서도 위기는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위기에 빠졌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벙커에서의 경험이 많을수록 우리는 더욱 유연하게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골프는 인생을 닮았다. 벙커에서 허둥대다가 스코어를 망칠 수도 있고, 차분하게 탈출하여 흐름을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 인생도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다음번에 벙커에 빠졌을 때는 실망하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오히려 인생의 또 다른 교훈을 얻는 기회로 삼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