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 위에 올라온 꽃잎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접시 위에 올라온 꽃잎

0 개 1,940 조병철
‘진달래꽃이 피는 봄이 오면 나는 언니하고 화전(花煎)놀이 간다.’ 옛 동요에 나오는 구절이다. 화전이란 말 그대로 꽃잎을 넣어 부친 전을 가리킨다. 봄철 산에 올라 꽃놀이를 하면서 진달래 꽃잎을 넣은 화전을 만들어 먹는다면 말이다. 한국에서는 진달래 꽃잎이나 국화 꽃잎으로 음식과 술에 만들어 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꽃잎을 음식에 이용해 온 역사는 아주 오래 되었다. 중국에서는 국화 꽃잎을 이용했다는 사례가 전해지고, 로마시대 기록에는 호박 꽃잎을, 인도 음식에서는 장미 꽃잎을 이용한 기록이 있다. 꽃잎을 음식에 이용하는 것은 영양적 가치보다는 멋을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주변에도 식탁에 꽃을 이용해서 분위기를 돋우는 사례는 많으리라 생각하는 데 이제는 혁신적인 요리 전문가 덕분에 꽃잎이 아주 접시 위에 까지 올라온다. 생선회 요리에 꽃잎으로 장식을 하는 경우는 오래 되었고, 또한 서양요리를 접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허브류 사용이 잦아 졌으며, 우리의 샐러드나 비빔밥 요리에 여러 허브류가 곁들여 지면서 꽃잎도 자연스럽게 따라 올라온다. 그런데 이 꽃잎은 우리의 눈과 코를 자극해서 정취를 살리는 데는 그만이지만 모든 꽃잎을 그대로 먹어도 되는지? 
 
우리 음식과 아주 친숙한 부추는 여러 형태로 꽃잎도 함께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채소로 분류한다. 리크나 차이브, 마늘 같은 알리엄(Allium) 속(屬)의 채소도 이에 속한다. 그밖에도 바실, 밤, 처빌, 치커리, 딜 같은 허브의 꽃잎도 먹을 수 있다. 또한 모든 장미의 꽃잎도 먹어 왔다. 향이 짙은 장미는 향수의 원료로 사용되지만 이런 종류는 꽃잎은 음료에 띄우면 역사속의 인물인 클레오파트라만큼이나 멋을 부릴 수 있단다. 또한 디저트나 쨈을 만들 때도 사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클로버, 라일락, 시트러스 꽃잎까지도 먹을 수 있다니 그 범위는 상당히 넓어 보인다(True Food, 2010, National Geographic). 그런데 사람에 따라 혹간은 알레르기 현상이 일어 날 수도 있다니,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또한 먹을 수 있는지가 확실치 않은 꽃잎은 야생 버섯을 먹을 때처럼 확인 절차를 반드시 걸쳐야 한다.   
 
그런데 꽃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대로 관상용으로 이용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꽃을 생산하는 농업인도 꽃잎을 먹는 데는 주안을 두지를 않는다. 그러니 자연히 농약 사용에 식용을 전재로 하는 채소를 재배 할 때 보다는 자유롭다. 다시 말해서 더 자주 농약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토양 환경이 오염된 곳에서도 꽃은 재배한다. 그래서 상업적으로 생산 판매되는 꽃잎을 접시에 올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우리가 직접 재배한  꽃이나, 유기 재배 수준의 꽃이어야만 마음 놓고 식탁에 올릴 수 있다. 자신의 집 주변에서 자란 꽃이라 할지라도 깨끗하지 않은 곳의 꽃잎과 도로변 같이 매연의 오염이 심한 곳에서 채취한 꽃잎은 이용할 수 없다. 산이나 들에서 채취한 야생화라 할지라도 오염이 염려되는 곳의 것들은 이용해서는 아니 된다.  
 
진달래 꽃잎을 가지고 담근 술을 두견주라 부르는 데, 이 술을 담글 때 이용하는 진달래 꽃은 암술과 수술 모두 떼어 내고 꽃잎만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른 꽃들도 음식에 넣으려면 암술과 수술은 모두 떼어 내고 꽃잎만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요리 전문가도 이점은 꼭 지켜야.  
 
봄이 오면 산과 들에 꽃이 피고 꽃놀이를 가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데. 옛 선인들은 꽃구경을 하면서 화전놀이로 마음껏 풍류를 즐겼는데, 오늘을 사는 우리는 그저 바라만 봐야 할 판이고. 어렵게 마련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지만 고향에서 달래와 냉이를 즐기던 옛 향수를 그리는 사람들에게만 한정되고. 혁신적인 요리 전문가는 접시 위에 꽃잎을 올리지만, 젓가락을 든 주빈은 꽃잎을 집었다 놓고 집었다 놓고. 지금 우리의 식탁이 너무 풍성해서 꽃잎에는 관심이 없는 건지, 세상살이가 너무 각박해서 옛사람처럼 풍류를 즐길 수 없는 건지. 접시위에 올라온 꽃잎을 바라보며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본다.
 

다음 세대를 위한 식량대책

댓글 0 | 조회 2,185 | 2014.07.09
세계는 지금 넘치는 먹거리 속에서 풍요롭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직도 일부 배고픔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인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왜곡된 현상으로 … 더보기

딸기와 berry 이야기

댓글 0 | 조회 2,180 | 2019.02.18
누구나 어릴적 산딸기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산속을 거닐다 보면 산딸기 가시가 옷자락을 잡아 당기거나 손등을 사정없이 할퀴던가, 아니면 빨간 열… 더보기

어느 대도시의 신선농산물 마일리지

댓글 0 | 조회 2,129 | 2014.09.10
뉴욕의 과일가게에 진열된 딸기는 미국의 서쪽 캘리포니아에서 실어온다. 거리로는 2,940마일, 4일을 걸려 트럭으로 운반된다. 농가에서 딸기를 길러내는데 드는 비… 더보기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세상

댓글 0 | 조회 2,121 | 2020.05.12
바이러스. 너무나 작고 하찮아서 무시해 버리고 싶은 데 갑자기 우리곁에 나타나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지구 상에는 모든 바이러스를 다 합치면 인간의 무게보다도 세… 더보기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댓글 0 | 조회 2,116 | 2020.07.14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 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 철철철 다 넘친다.’ 구전 동요로 알려지는 도라지 타령의 앞부분 이다. 어릴적 동… 더보기

안경을 벗어던진 존스 할머니

댓글 0 | 조회 2,116 | 2013.02.13
안경은 한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써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안경을 쓰던 도중에 홀연히 벗어던지고, 현재 90세에 달했지만 안경을 다시 찾지 않는 존스… 더보기

어느 도심의 Eco-village

댓글 0 | 조회 2,087 | 2013.10.08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기를 좋아 한다. 그러다보니 주위 환경에 어울려 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주 작은 손바닥 정원에 과일나무를 심고, 상추를 가꾸며,… 더보기

와이헤케 와인 투어

댓글 0 | 조회 2,064 | 2019.05.15
Waiheke island wine tours오클랜드 동쪽 앞바다에는 와이헤케 섬이 있다. 페리로 사십분 정도면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다. 이른 아침부터 늦… 더보기

주림을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

댓글 0 | 조회 2,063 | 2013.11.13
「세상에서 몸에 좋다는 복령 인삼 구기자(拘杞) 같은 세 가지 약을 먹고 나서 다시 음식을 먹지 못한지 백 일만에 숨결이 가빠 곧 죽게 되었을 때. 이웃집 할멈이… 더보기

가을 포도 향기, Campbell-Early

댓글 0 | 조회 2,060 | 2020.03.30
고향 뒷동산에는 포도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새로 이사 온 집이라 정확히 누가 심었지도 몰랐다. 초가을 어쩌다 보면 작은 송이에 포도가 몇 알씩 달리는 데 좀처럼 … 더보기

기후는 변하고 있는 데

댓글 0 | 조회 2,050 | 2012.12.11
지난 10월 오클랜드에서는 거센 바람으로 큰 나무가(오톤 정도) 쓰러지면서 집 두채를 덮쳤다. 이 사고로 두집은 지붕이 크게 무너졌다. 그 중 한 집에서는 식구들… 더보기

달콤한 유혹 설탕

댓글 0 | 조회 2,020 | 2013.01.16
여름철 땀나는 운동 후에는 갈증과 함께 달콤한 게 그립다. 그리고 겨울철 추위를 이겨내는 데도 단음식이 인기를 모은다. 현대인은 이러한 달콤한 에너지원의 욕구를 … 더보기

한 여름밤의 Redwood 숲

댓글 0 | 조회 2,012 | 2020.01.15
여름철 이른 아침 로토루아 Whakarewarewa 레드우드 산림지는 장엄함 그 자체다. 아침이 밝아 오지만 햇살은 아직 멀리에 있어 재잘대는 산새 소리만 이곳이… 더보기

현재 접시 위에 올라온 꽃잎

댓글 0 | 조회 1,941 | 2012.09.12
‘진달래꽃이 피는 봄이 오면 나는 언니하고 화전(花煎)놀이 간다.’ 옛 동요에 나오는 구절이다. 화전이란 말 그대로 꽃잎을 넣어 부친 전을 … 더보기

점심시간

댓글 0 | 조회 1,915 | 2019.10.09
오클랜드에 있는 대학의 국제 영어교실에는 여러나라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찾아 온 학생들로 법석인다. 중국 한국 일본에서 온 동양인이 주를 이루지만 스웨덴 루마… 더보기

천하태평 농법

댓글 0 | 조회 1,910 | 2013.05.14
오클랜드는 이제 가을이 깊어 가고 김장철이 다가온다. 이번 김장을 담그는 데 갓이 한단 정도 있다면 어떨까. 김치맛이 한결 상큼해 지리라 생각된다. 손바닥 텃밭에… 더보기

우리는 왜 매운 맛에 열광하는가?

댓글 0 | 조회 1,847 | 2012.10.09
고추는 아메리카 대륙을 찾은 컬럼버스 일행에 의해 유럽으로 처음 전파되었고, 그 후 동·서양의 무역경로를 통해서 한국에 들어왔다. 외국에서 들어 온 … 더보기

텔레비전의 요리 프로그램

댓글 1 | 조회 1,830 | 2012.07.10
텔레비전에는 요리 프로그램이 아주 다양하다. 그런대로 재미도 있을 뿐 아니라 서양 요리는 어찌하나 하는 관심으로 자주 보게 된다. 전국의 지방을 돌아가면서 그 곳… 더보기

봄철마다 찾아오는 아스파라거스

댓글 0 | 조회 1,781 | 2019.03.14
과일나무는 한번 심어 놓으면 아주 여러해 동안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 그렇지만 채소는 일반적으로 한번 심어서 수확하고 나면 매년 다시 심어야 한다. 어떤이는 계… 더보기

일백 개의 촛불을 바라보는 사람들

댓글 0 | 조회 1,765 | 2013.07.10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보통 사람의 기대수명은 80세 정도이다. 이와 달리 장수족으로 분류되는 백세족(百歲族, Centenarian)은 이 보다 이십년 정도… 더보기

하이그로브 로얄 가든

댓글 0 | 조회 1,727 | 2019.08.14
Highgrove Royal Gardens영국 남서쪽에 있는 텟버리 지방에 하이그로브 로얄 가든이 있다. 봄철 노란색 메도우 꽃이 만개하는 초지로 오래된 전원 풍… 더보기

안식처 앞의 꽃다발

댓글 0 | 조회 1,686 | 2020.12.22
지에 그룹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날은 여기서 공원묘지 가이드 투어가 있는 날이다. 지역신문에 광고가 났으며 참가비를 지불해야 하는 이색 묘지 투어다. Waik… 더보기

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치다

댓글 0 | 조회 1,672 | 2020.06.09
여러분은 일년 몇 개의 칫솔이 필요한지요? 열 개 정도 아니면 몇십개를 소모할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숙박업소나 목욕탕에서도 일회용 칫솔을 제공한 적… 더보기

오클랜드 식물원의 Biosecurity trail

댓글 0 | 조회 1,592 | 2019.09.11
오클랜드 공항 입국장에서 신고를 마쳤다. 통관에 있어 검역에 관련 신고할 사항이 없다는 녹색선언이다. 이제 출구를 거쳐 공항을 빠져 나올 수 있다. 그런데 통로 … 더보기

테마를 따라 찾아가는 해밀턴 가든

댓글 0 | 조회 1,527 | 2020.02.11
해밀턴 가든을 처음으로 찾은 것은 2002년 여름이었다. 남쪽 Palmerston에 있는 Massey 대학을 찾아 가던 중 잠시 들렸다. 먼거리 여행으로 시간에 … 더보기